화섬식품노조 세종충남지부, 삼양사 앞 기자회견 열어
“끼워팔기식 개인정보동의절차 철회하고 관련자는 전임직원들에게 사과하라”

▲참가자들이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참가자들이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위원장 신환섭) 세종충남지부·삼양사사무관리직지회는 지난 23일 삼양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끼워팔기식 개인정보동의절차 철회하고 관련자는 전임직원들에게 사과하라”라고 말했다.

삼양사는 노동자들에게 윤리, 정보보안, 성희롱예방, 장애인 인식 개선 및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 등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최종 시험을 보게 하는데 그 직전에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에 관한 동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시험성적 등에 대한 정보 처리 뿐만이 아니라 동의받는 내용은 매우 포괄적이고 민감정보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양사가 수집하는 민감정보로는 ▲가족과 친족, 등의 세대 구성에 관한 사항, ▲개인별 인터넷 접속기록, ▲사내 CCTV에 촬영된 영상정보, ▲스마트폰 등 정보처리기기(업무 목적으로 사용되는 임직원 소유의 정보처리기기 포함), ▲정보저장매체 및 개인 이메일 계정 등을 통해 임직원이 생성·발신·수신·접근·저장한 파일·문서·이메일, ▲본인 또는 타인에 의하여 이루어진 내부고발에 관한 정보(고발자, 고발일시, 피고발자, 관련자, 고발내용 등 내부고발에 포함된 개인정보 일체) 등이다.

지회는 “교육→동의→시험의 일련의 과정에서 시험을 치루지 않을 수 없는 노동자들은 이의 제기를 하지 못하고 동의 아닌 동의를 하고 있다. 개인정보의 수집 및 활용 동의를 교육에 끼워파는 격”이라고 지적하며 “동의여부를 물으며 필수적 수집 및 이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고용계약 체결 및 유지가 불가능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동의를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정보의 3자 제공도 삼양사 뿐 아니라 삼양홀딩스, 삼양패키징 등 계열사 전체에 제공 가능하도록 동의받고 있다. 사측은 계열사 상호 업무 연락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개인의 민감정보를 모두 제공하는 것에 동의를 받아 논란이다.

화섬식품노조 세종충남지부는 “개인정보보호법 제3조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규정하면서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을 명확하게 하여야 하고 그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최소한의 개인정보만을 적법하고 정당하게 수집하여야 한다」 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정보가 교육과 시험이라는 일체된 과정 사이에 끼워 넣음으로써 정보주체인 노동자가 자율적인 의사로 동의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며 “동의를 안할 시 불이익을 나열하면서 고용계약 체결 및 유지가 불가능하거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표현하는 것은 징계에 의하지 않고는 해고되지 않는 노동자 신분임에도 회사에서 퇴직시킬 수 있다는 암시를 주는 것으로 강압 또는 기망에 의한 동의로 무효”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개인정보보호법 제16조에 규정된 개인정보의 최소 수집 원칙 위반, 동의하지 않으면 사내 교육 서비스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개인정보보호법 제16조 제3항(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주체가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 외의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정보주체에게 재화 또는 서비스의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을 위반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행태는 삼양사의 인권의식을 보여준다. 개인정보는 개인의 인격을 형성하는 내용로 함부로 침해 받아서는 안되므로 개인의 자유로운 동의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필요 이상의 과도한 정보를 자유로운 절차가 아닌 상태에서 동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가서 법적 서류를 챙겨놓고 노동자들의 인격까지 자본에 예속시키려 하는 행태”라고 강한어조로 말했다.

끝으로 “인권으로 충분히 보호받아야 함에도 쉽게 생각하는 삼양사 자본을 규탄하며 즉각 동의절차를 중단하고 무효임을 인정하고 책임자는 사과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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