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천수요양병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 결의대회 개최
'임금 동결, 임금 삭감, 구조조정, 폐업' 협박에 맞선 조합원 4명 집단 삭발

금천수요양병원지부가 “임금 동결, 임금 삭감, 구조조정, 폐업”을 언급하며 노동조합을 겁박하는 병원에 맞서 집단 삭발을 감행하며 △만성적인 저임금 구조 해소 △환자들의 안전하게 치료받을 권리 보장을 강력히 촉구했다. 지부는 19일 낮 12시 30분 금천수요양병원 앞에서 열린 <금천수요양병원지부 임금정상화 쟁취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 집중 결의대회>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임미선 지부장과 우시은 사무장, 김지윤 선전부장, 심희선 조합원은 "끊임없이 무력감을 심으려는 사측에 굴복하지 않고 병원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삭발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금천수요양병원지부 김지윤 선전부장, 우시은 사무장, 임미선 지부장, 심미선 조합원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왼쪽부터) 금천수요양병원지부 김지윤 선전부장, 우시은 사무장, 임미선 지부장, 심미선 조합원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결의대회에는 백소영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안수경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장,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을 비롯해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산하 지부장 및 전임간부, 지역 연대단위들이 집결했다. 참가자들은 "만성적인 저임금 해소! 비정상적 임금체계 정상화! 병원장이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촉구하며 금천수요양병원지부의 투쟁에 끝까지 함께 할 것을 결의했다.

안수경 서울지역본부장은 "금천수요양병원은 18차 교섭까지 진행했지만 사측의 무성의한 태도로 교섭은 결국 해를 넘기고 말았다"고 운을 뗐다. "같은 부서 직원 간 임금 격차가 월 100만 원에서 200만 원까지 이르는 기형적인 임금 구조뿐만 아니라 동일 부서 내 특정 직원의 임금이 3년간 0.2% 오를 동안 임금이 무려 15% 오르는 직원이 있다고 한다. 사측의 악질적인 행태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수준"이라고 분노했다.

"간호부의 경우 최근 2년 동안 견디다 못해 직원들이 사직을 하고 있어 매년 퇴사율이 100%를 넘어가고 있다. 또, 하루 16시간 연속 근무하고 바로 9시간 뒤 출근하고 있는 어이없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부족한 인력으로 중증의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간호부 직원들의 노동 강도는 더욱 높아졌다. 이러한 근무 조건에서 병원 노동자들이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하는 데 전념할 수 있을까? 환자들도 안전하게 치료받을 권리를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19일 금천수요양병원 앞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 집중 결의대회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19일 금천수요양병원 앞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 집중 결의대회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백소영 부위원장은 "말도 안되는 저임금의 노동착취에 노조탄압, 그리고 관리자가 지부장을 하는 어용노조까지.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 사업장에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니 정말 분노스럽다"고 개탄하며 "산별노조의 힘으로, 지역과 연대의 힘으로 노조를 지키고 2023년 마무리되지 못한 교섭 투쟁 승리하여 반드시 임금구조를 정상화시키자"고 목소리 높였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은 "오랜 시간 노조활동을 하면서 사용자가 스스로의 의지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경우도, 노동자를 존중하는 경우도 거의 보지 못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단결된 노동자의 힘, 바로 노동조합"이라면서 "금천수요양병원지부 조합원들이 더욱 더 단결된 강력한 투쟁을 결의했다. 연대가 희망이다, 그 투쟁 한 번 당차게 함께 해보자"고 독려했다.

이어진 삭발식에서 임미선 지부장은 "'이렇게까지 해야되냐'고 주변에서 안타까워들 하지만 삭발은 내 동료를, 내 일터를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가 주인인이 병원이 제대로 굴러가게 하기 위해 결심한 것이고, 이것은 내 일터에 대한 자존심이자 당당함"이라고 밝혔다.

"병원 개원때부터 일했다. 그때부터 병원은 250병상 중 215병상 이상을 채우라면서 그것이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만 임금 인상을 할수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쉬지 않고 일했다. 그런데도 병원은 계속 적자라고만 해왔다"면서 "경영악화라는 변명으로 인력을 쥐어짜면서 직원들을 갈라치기 하고 있다.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임금을 올려서 인력을 안정시키고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일 금천수요양병원 앞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 집중 결의대회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19일 금천수요양병원 앞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 집중 결의대회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함께 삭발을 한 조합원들의 발언도 있었다. 심희선 조합원은 "여기 함께 하고 있는 조합원들과 마음을 모아 금천수요양병원을 비롯한 중소병원의 임금 및 노동조건 변화에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우지은 사무장은 "교섭에서 병원의 총매출이 오르고 인건비는 감소한 것을 지적했더니 사측이 2018년도부터 임금도 오르지 않았냐고 물었다. 7년 동안 오른 임금, 바로 월 8천원이다. 뻔뻔스럽고 가증스런 사측에 맞서 임금 정상화 될때까지 투쟁하겠다 "고 결의를 밝혔다. 김지윤 선전부장은 "사실 저희 그렇게 많은거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저희가 바라는게 소소해질수록 사측의 탄압은 더 심해졌고 차별도 더 강해졌다.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삭발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 밝히며 "노동자들이 가진 큰 힘을 믿고 꼭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식발식 이후에는 결의대회에 참가한 서울지역본부 산하 지부들의 연대기금 전달식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노동자들은 병상 수를 채우는 기계가 아니다"라면서 현장 문제를 해결하고 환자들의 안전하게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함께 싸워나갈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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