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노동안전 및 임금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열려
두 달간 쿠팡물류센터 중심으로 실태조사 진행, 총 435명의 노동자가 참여
물류센터 노동은 여전히 고강도 노동-저임금 일자리로 대표되고 있어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가 31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류센터 노동안전 및 임금 실태조사 결과 발표하고, 물류센터를 하루를 일해도 안전한, 존중받는 일터로 만들겠다고 결의했다.

 

물류센터 노동안전 및 임금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물류센터 노동안전 및 임금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코로나19가 지났지만, 여전히 온라인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 많은 사람은 집에서 간편하게 물건을 주문하고 당일에 물건을 집 앞에서 편안하게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더 많은 기업이 온라인 배송, 빠른 배송을 시작하고 있다. 온라인 배송은 성장하고 있지만 온라인 배송을 가능케 한 물류센터 노동은 여전히 고강도 노동-저임금 일자리로 대표되고 있다.

전국물류센터지부는 그동안 드러난 물류센터 현장의 문제뿐만 아니라 물류노동자들의 노동안전과 임금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쿠팡물류센터 중심으로 11월 5일부터 1월 8일까지 약 두 달간 실태조사를 진행했고 총 435명의 노동자가 참여했다.

그 결과 물류센터 폭염 및 혹한 문제뿐만 아니라 과도한 노동강도나 스트레스를 심각하게 느낀 노동자는 2명 중 1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정된 자세나 반복작업을 심하게 느낀 적 있다는 노동자 중 79%가 과도한 노동강도나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물류센터 노동자 2명 중 1명이 근골격계 질환을 심각하게 겪는다고 응답했으며 또 80%의 노동자가 물류센터 내 먼지 문제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지부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제한된 시간 내에 늘어나는 작업량을 감당하기 위해 하루에도 수만 보씩 물류센터를 걷고 10kg가 넘는 토트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들어 옮기지만 휴게공간과 휴게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거나 사용하기 어렵다. 빠른 배송을 위한 빠른 작업속도로 피로가 누적되며 여름에는 폭염, 겨울에는 혹한, 박스나 기계로 인한 먼지와 소음, 근골격계질환이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또 “쿠팡은 창사 이래 첫 흑자 전환으로 누적 흑자가 6,500억원이지만 쿠팡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시급은 120원 인상밖에 되지 않는다. 다이소물류센터도 창업 이래 최대 매출액을 경신했지만 24년 시급 280원 인상 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경기도 생활임금(11,890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24년 물가 인상률 3.3%, 최저임금 인상률 2.5%에도 미치지 않아 물류센터 노동자의 경우 실질 임금은 삭감되었다. 물류센터 현장 노동자들의 심야 노동과 노동조건 등, 다른 기업에 비해서 기본 수당(보너스)이 없는 걸 고려하면 최소한 경기도 생활임금 정도는 받아야 하지만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물류센터지부 민병조 지부장은 물류노동자들은 법과 제도의 미비, 행전관청의 전문성과 중립성 수준에 따라 생명안전문제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건축법 등 기타 법률의 제·개정, 혹서기 및 혹한기 온랭 질환을 막기 위한 휴게시간의 의무화, 생활물류서비스 산업발전법의 생활물류종사자 보호규정 등의 재개정과 명문화 등을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김혜진 집행위원장은 “인터넷 거래가 많아지면서 물류센터는 점차로 규모가 커지고 있고 더 많은 노동자들이 일할 것이다. 변화하는 노동형태에 맞게 노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물류센터의 밤샘노동에 대한 규제도 없고, 일용직이나 기간제 노동자들에 대한 계약만료를 이유로 한 일방적 해고도 규제되지 않는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바 물리적 구타의 위협(6%)과 인격적 무시나 감정적 폭력(28%) 등 일터괴롭힘이 노동통제 방식으로 나타나는 일에 대한 대책도 없다”고 현실을 폭로했다.
 

또 “그래서 노조할 권리가 보장되어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권리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지원하는 것이 노동부가 해야 할 일이다. 현재 노조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가 불이익을 두려워하거나(37%), 일용직 계약직이서 노조가 가입을 어려워하는(34%) 현실을 보면, 노동자들은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에 대한 사측의 부당한 처우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쿠팡대책위원회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노동안전과 임금 실태조사 결과를 보며, 그동안 물류센터 기업을 향해 계속 이야기해왔던 문제들, 냉난방과 환기, 일터괴롭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노조와 함께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다시 결심한다. 노동부는 무엇보다 올 여름이 오기 전에 산안법 시행령을 고쳐서 실내작업자의 휴게시간을 보장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물류센터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 단호하게 제재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2024년은 물류센터가 안전하고 존중받는 일터가 되어야한다. 정부는 물류센터 전반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물류센터가 안전한 일터인지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물류센터 건립 시 노동자들이 일 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 자본은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임금을 차별 없이 인상하고 생활임금을 보장해야하며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냉난방시설의 설치나 효과를 증대하고 환기시설의 용량을 강화해야한다. 또 물류센터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회사 관리자들은 경청하고 개선해야한다. 무엇보다 물류센터 노동자들을 존중하며 물류센터의 부품이 아닌 사람으로 대해야 한다. 전국물류센터지부는 하루를 일해도 안전한 권리, 존중받는 일터, 생활임금 쟁취를 위해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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