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용 선심성 공약, 교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또다시 비정규직 양산하는 늘봄학교 정책
생계 위협받는 방과후강사 노동자들

윤석열 정부가 ‘늘봄학교’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늘봄학교는 모든 초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놀이활동 중심의 예체능, 심리·정서 프로그램 등을 매일 2시간 안팎으로 무상제공하는 제도이다.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한 것으로 정부는 1학기부터 2,000개 이상 늘봄학교를 운영하고, 2학기부터는 모든 초등학교로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구에서도 이에 따라 70여개의 늘봄학교가 1학기에 운영될 예정이다.

 

늘봄학교 졸속 추진에 반대하는 대구교육노동자들 기자회견
늘봄학교 졸속 추진에 반대하는 대구교육노동자들 기자회견

공적돌봄의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그 추진과정에서 당사자들과의 충분한 논의과정과 적절한 인력배치, 예산마련이 필수로 동반되어야할 것인데 졸속적으로 추진되면서 여러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는 오늘 2월 2일(금) 10:00, 교육청 앞에서 ‘늘봄학교 졸속추진에 반대하는 대구교육노동자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도형 전교조 대구지부장
김도형 전교조 대구지부장

김도형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누가봐도 이 졸속 시행은 총선을 앞두고 학부모들에게 선심성 정책을 쏟아낸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전교조가 정치적이라고 많이 공격하지만 과연 교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은 누군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과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데 반대한 이유는 없다. 하지만 정책을 직접 실행하고 그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교육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담겨야한다. 지금 학교는 3월 개학을 앞두고 불안이 폭발할 지경이다. 교육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들으라. 늘봄학교의 졸속 도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라며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있는 늘봄학교의 졸속 추진을 규탄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2023년 선생님들의 교권이 사회적으로 대두된 바 있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보며 ‘나는 저런 비정규직이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교권이 회복되길 어떻게 바랄 수 있겠는가. 현재 정부는 늘봄학교 전담조직을 또다시 기간제로 채워넣으려 하고 있다. 지금 정부가 발표한 계획은 비정규직을 무차별적으로 양산하고 학생들에게 또 다른 차별을 가르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각종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를 대량으로 양산하고 있는 정부를 규탄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선은숙 돌봄분과장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선은숙 돌봄분과장

학교현장에서 직접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선은숙 돌봄분과장은 “타 광역시들은 돌봄전담사의 전일제가 시행되었지만 대구는 아직도 시행되지않아 돌봄전담사들과 교사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졸속적으로 시행되는 늘봄학교는 또 다른 노동자 간의 갈등을 유발시킬 것”라고 우려를 표했다.

현재 대구 상황에서 늘봄학교가 전면 실시된다면 상당수의 학교에서 교사의 업무과중 문제나 돌봄전담사의 노동조건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나 초단기 돌봄전담사 등의 불안정 고용이 증가하고 돌봄전담사의 출퇴근 시간이 뒤로 밀리는 등 노동조건 악화 위험이 존재하고 있어 문제가 예상된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방과후강사 우정숙 분과장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방과후강사 우정숙 분과장

늘봄학교는 현재 방과후학교와 중복되는 시간과 과목으로 진행될 것이 예상되어 방과후강사의 일자리 또한 위협하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방과후강사 우정숙 분과장은 “방과후강사들은 수업료를 받고 수업을 진행하는데 같은 시간 무상으로 같은 수업이 진행된다면 과연 누가 돈을 내고 방과후 수업을 듣겠는가. 더구나 내가 일하는 학교에서는 교실부족을 이유로 방과후 과목이 폐강되는 사례가 속출하는데, 늘봄학교를 위해 교실을 만들어야한다면 내가 진행하고 있는 과목은 폐강 1순위 과목이 된다. 그렇게 나는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생존권을 직접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서춘화 지부장 (오)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정경희 지부장
(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서춘화 지부장 (오)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정경희 지부장

기자회견문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서춘화 지부장과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정경희 지부장이 낭독했다.

현재 늘봄학교가 충분한 논의와 계획없이 추진되면서 여러 문제들이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는 기자회견 이후 대구교육청과 면담을 진행했다.

 

[늘봄학교 졸속도입에 반대하는 대구교육노동자들 공동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늘봄학교 졸속도입에 반대하는 대구교육노동자들 공동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늘봄학교 졸속도입에 반대하는 대구교육노동자들 공동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늘봄학교 졸속도입에 반대하는 대구교육노동자들 공동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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