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 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를 맞이하여 2월 13일 10시 중앙로역 ‘기억공간’에서 "참사의 아픔을 딛고, 생명·안전 존중 사회로. 2.18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 추모주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대구지하철참사 이후에도 세월호, 이태원, 오송 지하차도 등 사회적 참사들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것이 우리가 뼈아프게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다. 참사를 제대로 기억하는 방법은 참사를 잊고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기억을 복기하고 왜곡하지않는 것이다. 하지만 대구시가 약속했던 218추모공원은 여전히 시민안전테마파크로, 추모탑은 안전조형물로 불리고 있고, 참사 발생 2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참사에 대한 기록조차 없다.

안타깝게 곁을 떠난 희생자분들의 넋을 기리는 묵상으로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첫 번째 발언으로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김승무 대표의 발언이 있었다. 김승무 운영위원장은 “21년이 지났음에도 참사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참사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들이 너무나 부족했음이 여실이 드러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1주기를 맞아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재발방지를 위한 구조적인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라며 참사가 되풀이되는 사회구조의 변화가 필요함을 짚었다.

두 번째로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 대책위원회 윤석기 위원장이 유가족을 대표하여 발언했다. “2003년 2월 18일 이곳 대구 중앙로역 전동차 화재 참사로 151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이후 대구시와 추모공원 조성을 합의할 때 대구시는 '지역주민 반발을 이유로 비밀에 붙여 공사를 진행한 뒤 이후 설득작업을 해나가겠다.'고 하였습니다. 저희 대책위는 강하게 반대하다가 소방공무원들의 직업정신을 믿고 합의하였습니다. 당시 소방공무원들은 '자신들은 불을 끄는 사람들이다. 불을 끌 때는 목숨을 건다. 이 추모사업에 대한 약속은 불을 끄는 것과 같다. 자기들 목숨을 걸고 지키겠다'고 저희를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가 사실은 추모공원이고, 안전 상징 조형물로 부르는 것이 사실은 추모탑입니다”라며 의미가 퇴색되고 왜곡되어버린 현재의 모습을 증언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이길우 본부장은 “당시 저 또한 대곡역에서 출발하는 전동차를 타고 출근하였습니다. 그 전동차를 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금와서 되돌아보면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분들에게 죄책감이 듭니다. 전동차를 타지 않았고, 세월호에 타지않았고, 이태원 거리를 걷지않았으면 이 사회는 안전한 사회입니까?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임 시장들의 약속을 책임져야 합니다. 이와 같은 사고들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추모공원을 추모공원이라 부르고 추모탑을 추모탑이라 부르며 제대로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서 가열차게 함께 투쟁하겠습니다”라며 결의를 밝혔다.

기자회견문 낭독은 대구 4.16연대 박신호 상임대표가 했다. 2.18 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 시민추모위원회는 생명·안전 존중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부터 18일까지 추모주간으로 정하고 사진전, 토론회, 추모집회 등 추모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