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할증 자동화' 합의해놓고 미적용-체불 수두룩
자동화 도입 이전보다 적용 지연-누락 오히려 증가
기상할증 미적용은 임금체불...시스템 개선해야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가 6일 서울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의 민족 단협 위반을 규탄하고 체불 배달료 지급 이행을 촉구했다. 체불의 원인을 제공하는 '기상할증 자동화' 시스템 개선도 요구했다.

배달의 민족 단협 위반 규탄 기자회견
배달의 민족 단협 위반 규탄 기자회견

배달의 민족은 2023년 11월부로 기상할증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기상할증이 적용되어야 할 기상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상할증이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 다수 발생했다. 그로인해 노측과 사측 배달의민족이 23년 7월에 체결한 단체협약에서 협의된 기상할증 배달료가 체불되는 상황이다.

지부는 “기상할증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기상할증이 적용되어야 할 상황에서 적용되지 않으면 고객센터 제보를 통해 비교적 빠르게 할증이 적용됐다. 그러나 자동화 시스템 도입 이후에는 고객센터 제보를 통한 기상할증 적용도 상당 시간 지연되거나 누락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금체불의 문제가 심각해지자, 라이더유니온지부는 2023년 11월 7일에 배달의 민족에게 ‘기상할증 미적용 문제 대책마련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지부의 거듭된 항의로 인해, 배달의 민족은 조합원들이 제보한 기상할증 미적용 건에 대하여 보상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라이더유니온은 보상신청 명단(약 650건)이 포함된 공문을 네 차례에 걸쳐 사측에 발송해, 체불된 배달료의 지급을 요구했다.

지부는 “배달의 민족은 1차, 2차에 걸쳐 보상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보상을 집행했다. 그러나 보상은 임금체불 피해 배달라이더 중 일부에게만 지급됐고, 아직도 피해보상을 받지 못한 배달라이더가 다수인 것이 현실이다. 또한 사측이 라이더유니온지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보상 근거에 대한 공개를 거부하여, 1·2차에 걸쳐 지급된 보상금이 어떤 지역과 어떤 시간대에 대한 보상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배달의 민족은 라이더유니온지부에 통보하는 보상 기일을 계속해서 미루며 시간을 끌어왔다”고 분노했다.

또 “중요한 것은 현재에도, 기상할증 자동화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기상할증이 미적용(임금체불)되는 상황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라이더유니온지부는 임시대책으로 자동화 이전에 준하는 기상할증 적용 방식을 재도입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요구했지만, 배달의 민족은 내부에서 검토해보겠다며 확답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배달라이더들의 요구는 단지 빗속에서 일한 대가를 지급하라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이 기상할증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배달의 민족이 자랑하던 AI기술이 그 정도 수준에조차 이르지 못한 것인지 현장에서는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의 정황과 지부가 자체 채증한 증거들을 종합해 보았을 때, 자동화 시스템을 핑계로 단체협약에 근거해 정당히 지급해야할 라이더의 배달료를 배달의 민족이 고의적으로 체불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AI와 결부된 노동문제는 AI를 독립된 의지가 있는 인공지능이 아닌 사측의 편의에 입각하여 설계된 프로그램으로 볼 때,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수차례 지적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 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수준의 AI를 노동현장에 방치해놓은 것도 모자라 그로 인해 발생한 체불 배달료 지급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의 민족은 미지급된 기상할증료를 전체 배달라이더를 상대로 지급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조속히 개선해 이에 대한 책임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라이더유니온지부는 기자회견 직후 현 배달의민족의 고의적인 임금체불 상황에 대한 노동청의 전면적인 엄정조사 및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단협 위반 진정서를 제출했다.

배달의 민족 단협 위반 규탄 기자회견
배달의 민족 단협 위반 규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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