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노무관리 전략과 실태, 대응방안 모색 국회 토론회 열려
블랙리스트 사건, 플랫폼 기업 규제 논의되는 변곡점 삼아야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블랙리스트 사태를 통한 쿠팡의 노무관리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 문제점과 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간 제9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양경규 녹색정의당 의원이 1부 사회를, 권영국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대표가 2부 사회를 봤다. 장귀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부설 노동권연구소 소장이 발제를 맡았다. 현장발언에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지회장,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준비위원장, 위대한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쿠팡이츠협의회장, 최강연 녹색정의당 양경규 의원 선임비서관, 최충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기획과 사무관이 나섰다. 

장귀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부설 노동권연구소 소장이 쿠팡의 노무관리와 여론관리에 대해 발제를 진행했다. 장 소장은 "2010년대 초중반 쿠팡은 타 온라인쇼핑몰과는 달리 물류센터 직접운영, 배송기사 직접고용 등을 통해 고객서비스를 향상시키는 '좋은기업' 이미지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장 소장은 "쿠팡은 초기에는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여 소비자 편의성을 높여 경쟁 업체들과의 차별성을 꾀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채택했다. 그러나 점점 물량이 많아지고 노동조건이 열악해지면서 노동력 수급이 어려운 상태에 이르게 됐으며, 이에 대해 다른 업체들처럼 간접고용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쿠팡은 노동의 불안정성을 극대화해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블랙리스트 파동에서 드러났듯이 쿠팡이 설정한 노동 수행 기준에 못 미치거나 산재 신청, 노조활동을 하면 재계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해고를 한다는 것이다. 쿠팡택배노동자들에 대해서는 구역회수(클랜징)라는 이름으로, 쿠팡이츠 배달노동자들에 대해서는 배차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해고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장귀연 소장은 쿠팡 노동통제의 특징을 '개별 노동자의 노동과정이 실시간으로 자동적으로 기록되는 기술적 수단을 통해 노동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직간접적 해고를 암시하거나 비가시적으로 해고하는 방식'으로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최대화해 짜내는 것으로 정리했다. 그러면서도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노동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경쟁적이고 자발적으로 노동강도가 강화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어 장 소장은 기업과 소비자 동맹이 깨지고 소비자 정체성이 시민 정체성으로 전환되는 사안을 플래쉬 포인트(발화점)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시민들의 목소리가 모여 발화가 시작되면 플랫폼에 대한 제도적 규제가 논의되고 대책이 마련되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빠른 배송, 싼 가격, 소비자 편의성을 적극 홍보하고 첨단IT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혁신 기업 이미지를 유지했지만, 쿠팡의 플래쉬 포인트는 오히려 전통적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 문제에서 터졌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플랫폼의 발달로 생긴 새로운 문제들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소비자 정체성에 기반한 동맹이 크게 깨져야 하는 것으로서 당장의 여론 수준에서는 아직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노사관계 수립, 노동환경과 노동강도 개선 등은 현재도 시민들의 지지를 충분히 받는 사안"이라며 "쿠팡이 직접고용 정책을 포기하기 시작한 것도 노동짜내기를 통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볼 수 있다"고 봤다.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쿠팡물류센터 노동자들이 노조 활동이 어려운 근본적 원인은 불안정고용 시스템과 이를 더욱 강화하는 블랙리스트 제도 때문이다.  쉬운 해고와 불안정고용이 블랙리스트가 목표하는 바이며, 제대로 된 인사 평가 과정도 없이 해고하고 재취업에서 배제하는 것이 리스트의 본질"이라고 했다. 

강민욱 서비스연맹 택배노조 쿠팡준비위원장은 클렌징이 무서워 원청과 대리점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할 수 없게되는 쿠팡 택배노동자들의 실정을 전했다. "합법적으로 쟁의권을 확보해 쟁의행위를 해도 쿠팡은 '자신은 사용자가 아니고, 쟁의행위를 하건 뭘 하건 수행률을 맞추지 않으면 대리점의 구역을 회수한다'며 클렌징을 하고, 택배노동자가 이를 구제받기 위해서는 불확실하고 기나긴 소송전으로 가게 돼 2~3년 간 안정적 수입 없이 큰 고통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지난달 13일, 2017년 9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블랙리스트’ 문건이 MBC보도로 공개되면서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그 기간 동안에만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인원은 16,450명이며 등재 사유로는허위사실 유포, 정상적인 업무수행 불가, 업무지시 불이행, 근무태만, 육아/가족돌봄 등 5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쿠팡에서 일했던 노동자 뿐 아니라 언론인, 정치인, 유튜버까지 블랙리스트에 등재한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쿠팡 노무관리 전략의 실체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토론회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토론회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토론회에 참석한 쿠팡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조합원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토론회에 참석한 쿠팡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조합원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토론회에 참석한 강민욱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준비위원장.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토론회에 참석한 강민욱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준비위원장.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토론회에 참석한 쿠팡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조합원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등 노무관리 전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토론회에 참석한 쿠팡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조합원들. 사진=송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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