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단 ‘안녕하십니까’, 수원시민 곁에서 기억의 걸음 함께해

지난 3월 13일 수요일 오전 9시, 아직 쌀쌀했던 아침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원 행궁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하나둘 노란 조끼를 입었다. 전날 속초와 강릉을 방문한 다음 수원에 다다른 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단 ‘안녕하십니까’의 행진에 함께하기 위해서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단 ‘안녕하십니까’는 2014년 당시 세월호의 본 목적지였던 제주에서 지난 2월 25일 출발해 전국 각지를 찾고 있다.

행진 시작 전 참가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전승우 기자
행진 시작 전 참가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전승우 기자

수원 행궁 앞에서 출발한 행진단은 수원역 앞 세월호참사 추모 표지석까지 걸었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와 경기도내 여러 산별 노조는 물론, 많은 시민사회단체 및 개인들이 함께 샛노란 물결을 만들어내며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참사 10주기의 의미를 알렸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김진희 본부장(좌), 공공운수노조 경기본부 김영애 본부장(우) 등이 행진에서 함께 걷고 있다.  사진=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김진희 본부장(좌), 공공운수노조 경기본부 김영애 본부장(우) 등이 행진에서 함께 걷고 있다.  사진=

행진 종료 이후 오전 11시부터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묵념 후 행진에 참여했던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고 김용균 님 유가족 김미숙 님,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이 참가자와 언론에게 인사하고, 참사 10주년을 기리는 생명안전나무 두 그루의 전달식을 가졌다. 곧이어 4.16세월참사가족협의회,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김진희 본부장, 10.29이태원참사 희생자 고 김의현 님의 유가족 김호경 님, ‘세월호를 기억하는 수원매탄동촛불’ 서지연 활동가가 발언을 통해 참사 10주년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참가자들과 나눴다.

발언하는 김진희 본부장.  사진 = 전승우 기자
발언하는 김진희 본부장.  사진 = 전승우 기자

김진희 본부장은 “저희 집 냉장고에는 딸아이가 그린 세월호를 인양하라는 그림이 한 장 붙어있다. 2008년생인 아이가 8살 때 그린 그림이 8년이 지났다.”며 시간이 9년 이상 지나는 동안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수립과 이행을 요구했으나 하나도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결과 오송 지하차도 참사, 10.29 이태원참사에서도 똑같은 요구를 외치는 현실을 비판했다. 이어 "세 번의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국민들에게 가만히 있으라 겁박하는 국가를 상대로 싸우고, 마침내 참사의 희생자와 생존자, 그리고 가족과 시민들이 찾는 진실과 그에 맞는 책임을 물어 안전이 모두의 권리로 보장되는 날을 맞이할 때까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도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자회견문 낭독 이후 수원에서의 행진은 마무리되었으나, 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단의 발걸음은 서울까지 이어진다. 행진단이 서울에 도착하는 날은 내일인 3월 16일 토요일이며,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억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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