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알콜지회, 전향적인 교섭 약속에 고공농성 마무리
이후 정작 전조합원에 대한 배차정지(해고)예고, 노조파괴 돌입
3월21일부로 화물연대본부 울산지역 무기한 총파업 돌입

공공운수노조가 19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지역화물노동자가 한국알콜 집단해고-노조말살 철회를 요구하며 21일부로 총파업 돌입한다고 선포했다.

울산지역 화물노동자 총파업 돌입 선포 기자회견

지난 2023년 11월 7일 (주)한국알콜산업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사측 관리자를 등에 업은 홍◯◯의 직장내 괴롭힘을 사측이 방치하면서 갈등이 격화된 것이었다. 하지만, 한국알콜산업은 폭력을 유발시켰고 쌍방 폭행의 당사자인 홍◯◯은 그대로 둔 채, 일방적이고 편파적으로 화물연대 조합원 김◯◯에 대해서만 진상조사도 없이 배차를 정지시키며 해고했다.

화물연대 한국알콜지회 조합원들은 부당해고 철회와 진상조사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대화를 거부했다. 거듭된 대화 거부로 노사갈등이 장기화되어, 결국 지난 2월17일 한국알콜지회장 등 2명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사측이 국가인권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기본인권조차 짓밟아, 하루 한 끼 식사와 눈비에 노출되어 저체온증으로 심각한 건강 손상을 견디며 15일간 고공농성 끝에 성실하고 전향적인 대화(교섭) 약속을 받고 농성을 중단했다.

하지만, 사측은 교섭에서 김◯◯ 조합원의 해고철회와 진상조사는커녕, 한국알콜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대량해고를 선언했다.

공공운수노조 엄길용 위원장은 “한국알콜산업에서 직장내괴롭힘에서 비롯된 쌍방폭행을 빌미로 발생한 조합원 부당해고 문제는 11월 말까지만 해도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었다. 회사는 뒤늦게 진상조사 후 인사위원회 진행이라는 상식적인 해결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갑자기 말을 뒤집었다. 해당 조합원을 불러 퇴사를 종용했고, 책임을 운송사로 돌리며 대화를 거부했다”고 사측을 비판했다.

또 “결국 한국알콜지회 조합원 동지들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측은 탄압으로 일관했다. 경찰도 마치 사측과 한 몸인 것처럼 막무가내 연행구금과 명분과 절차도 없는 압수수색 등으로 탄압했다. 최근에는 노조말살 의도를 노골화했다. 하루 한 끼로 차디찬 눈비를 견뎌내며 15일만에 고공농성을 풀고 내려왔더니, 34명 조합원 전체에 대해 선별해 해고하겠다고 한다. 아예 노조를 파괴하겠다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알콜산업은 코로나19 재난을 틈타 정부의 지원 속에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국세청이 소주 원료로 쓰이는 '주정'을 의료용으로 쓸 수 있게 허가해주면서 2019년에 2914억이던 매출이 2021년에는 5017억 원으로 72% 급증했고, 그만큼 화물노동자들은 밤낮없이 운전을 해야 했다. 또 한국알콜산업이 직접 수행하는 것이 가능한 원료구매와 제품판매를 오너일가 소유의 KC&A에 몰아주고 높은 배당금도 지급하는 등 기업을 사유화하고 있지만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있다. 그런 KC&A에 이상민의 아들이 입사했고, 막무가대로 대량 부당해고를 자행하고 있으니 ‘아빠찬스’ 의혹과 정경유착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이에 화물연대본부는 집단해고 철회와 노조말살 중단을 촉구하며 3월 21일 14시부로 울산지역 화물노동자 총파업 돌입을 결의했다. 또한 공공운수노조도 산하 조합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민주노조가 파괴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고 총파업투쟁 승리를 위해 힘껏 지지 엄호할 것을 결의하며, 3월 23일 공공운수노조결의대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울산지역의 민주노총 산하 단위들로 힘을 모아 투쟁할 것이다. 투쟁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오늘 우리는 총파업 돌입에 따른 모든 책임이 상식적인 요구와 대화조차 거부하고, 오히려 대량해고와 노조말살에 혈안이 된 한국알콜산업, 그리고 이를 방치하거나 방조한 정부 당국에 있음을 밝힌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해결을 위한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조치는커녕, 계속해서 노조말살에만 몰두한다면 더 큰 투쟁에 봉착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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