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중노위 부당해고 판정에도 이행강제금 내며 복직 안 시켜
웹젠, 노조 지회장 2년간 임금 인상분 미지급으로 부당노동행위
웹젠노조, 반차 부활 등 복지 상향 이뤄냈지만 조합원수 축소로 “사측의 처참한 '단협안 너프'로 돌아왔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웹젠지회가 21일 오전 웹젠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웹젠지회가 21일 오전 웹젠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웹젠지회가 2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웹젠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웹젠 김태영 대표이사의 법적 책임 이행을 촉구하고, 단체협약 후퇴를 통한 노조 무력화 시도를 규탄했다.

웹젠지회 수석부지회장은 2022년 10월 해고당했다. 지회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부당해고라고 판정했다. 하지만 웹젠은 복직시키지 않은 채 이행강제금을 내며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이 있으면 설령 행정소송을 진행하더라도 일단 해고자를 복직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웹젠은 또 노영호 웹젠지회장의 2년간 임금 인상분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 또한 지노위와 중노위로부터 일관되게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았다. 배수찬 넥슨지회장은 “웹젠지회가 설립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게임)업계 최초의 부당노동행위, 업계 최초의 노사간 행정소송 등 좋지 않은 타이틀은 웹젠이 다 가졌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단체교섭에서 노조탄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IT위원장, 네이버지회장)은 “지난 2년간 교섭에서 웹젠은 대표 직인이 찍힌 사측안을 가져와 그냥 사측안을 받으라는 태도로 일관했는데, 올해는 심지어 기존에 합의한 단체협약을 후퇴시키는 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부위원장은 “노동조합이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견이 없다며 철회를 요구하면서, 단체협약을 후퇴시키는 안을 제시한 것은 명백한 노조 탄압”이라고 했다. 웹젠은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 중지, 근로시간면제시간(타임오프) 축소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언하는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IT위원장, 네이버지회장)
발언하는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IT위원장, 네이버지회장)

오 부위원장은 “회사가 어렵지도 않다”며 “웹젠의 이익 잉여금은 매년 올라 2018년 1,951억 원에서 지난해 말 5,236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고, 모레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주주 배당을 결정하고 김병관 의장에게만 28억 6,500만 원을 배당하는 의결을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웹젠입사 13년차 노영호 웹젠지회장은 “(2021년 노조를 만들고) 가장하고 싶었던 것은 반차 사용의 부활이었고, 이어 120여 만원의 복지 및 건강검진시 1일 휴가 등등의 체감할 수 있는 복지 상향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한다는 조합원들을 붙잡기는 어려웠다”며 “현재 조합원수는 설립 당시의 4분의1 수준까지 떨어졌고, 그 결과는 사측의 처참한 '단협안 너프'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배수찬 넥슨지회장은 “게임-IT업계의 모든 노동조합은 웹젠지회를 지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 서로의 울타리가 되자”고 말했다. 노 지회장은 “웹젠의 노조는 위기에 처해 있다. 노동조합은 박수와 응원만으로는 지속되기 어렵다”며 조합 가입을 부탁했다.

화섬식품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는 민주노총 소속으로 화학, 섬유, 식품 사업장들을 비롯해 의약품, 폐기물 처리, 가스, 광물, 문화예술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조합원들로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2018년부터 네이버를 시작으로 넥슨, 스마일게이트, 카카오 등, SK하이닉스 등의 IT·게임·반도체 등의 노동자들도 함께 하고 있다.

발언하는 노영호 웹젠지회장
발언하는 노영호 웹젠지회장
발언하는 배수찬 넥슨지회장
발언하는 배수찬 넥슨지회장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