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를 중심으로 한 의사들의 집단 진료거부가 6주째 계속되고 있다. 병원 현장에서는 수술, 검사, 입원, 항암치료 등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으며, 응급실 진료 차질과 대가 지연, 중증환자 입원 거부, 병동 폐쇄와 통폐합, 환자 전원 조치 등으로 환자들은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 등 언제 어떤 의료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시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의료대란을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 의사단체와 정부는 자신들의 입장만을 강변하면서 극한의 대립으로 달려가는 것을 중단하고, 진정으로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공공의료 확대와 무너진 의료공공성을 살리기 위한 정책 수립을 위해 사회적 대화에 나서야 한다.

한국의 공공의료가 취약하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통계에서 확인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전체 의료기관 대비 공공의료기관은 5.2%에 불과하고, 병상 수, 의사인력도 모두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다. 대한민국의 의료자원이 집중되어 있다고 얘기하는 서울시도 공공의료기관 비중은 2020년 기준 4.1%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 코로나 19시기 5%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전체 코로나19 입원환자의 82% 진료했다는 사실만 봐도 공공의료 중요성은 단적으로 보여지고 있다.

공공의료를 확대·강화하고, 지역·필수의료를 살리는 것만이 무너진 대한민국의 의료체계를 바로 세우는 길이다. 의사들은 직업적 사명을 다해 의사 증원 반대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의료민영화, 시장 중심 의료체계를 바꾸기 위한 투쟁에 함께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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