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울본부는 3월 27일, 24년 봄 서울지역 투쟁사업장 승리를 위한 순회투쟁단 “너에게 가는 길”을 진행했다. 서울지역 장기투쟁사업장 및 현안 사업장들은 끈질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 투쟁사업장들은 투쟁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투쟁사업장에 힘을 싣고 연대하기 위해 하루 순회 투쟁을 기획한 것이다. 연인원 500여명이 참가한 이번 순회투쟁에서 참가자들은 “너에게 가는 길”을 통해 노동탄압, 노조혐오, 불평등 심화, 기만적인 약자와의 동행 정책을 펼치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에 대한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서울지역 순회투쟁단의 시작은 세종호텔이었다. 세종호텔은 코로나 시기 경영 악화를 이유로 조합원 12명을 해고하며 모든 어려움을 노동자에게 전가한 사업장이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김혜정 수석부본부장은 여는 발언에서 “오늘의 투쟁이 투쟁사업장과의 연대의 길이며, 윤석열 퇴진 오세훈 서울시에 대한 강한 공동투쟁의 출발”임을 밝혔다. 세종호텔지부 고진수 지부장은 “세종호텔의 정리해고는 노조파괴를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다시 노조 깃발을 들고 일터를 살리기 위해 투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순회투쟁단은 이어서 사무금융노조 티시스지부 문제에 주목했다. 티시스는 태광그룹 계열사로 회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노조활동을 한 계약직 상담사의 계약 연장을 거부한 사업장이다. 사무금융노조 일반사무업종본부 이승현 본부장은 “힘없고 약한 노동자들을 보호해야할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의 입장에서 판단을 내리고 있다”며 “노동위원회가 과연 노동자를 위해서 설립된 기관인가 정말 의심스럽다”고 규탄했다. 이어서 김태인 조합원은 당사자 발언에서 “비록 부당해고 문제가 지노위에서 기각됐지만 다시 한 번 마음을 추스르고 인간의 존엄과 노동의 가치가 인정받는 그날까지 싸워서 꼭 이기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세 번째 목적지는 락앤락의 대주주 어피너티 본사 앞이었다. 락앤락은 회사가 경영진의 경영 실패를 노동자에게 전가하여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행한 사업장으로 지난 1월 31일 31명의 노동자가 해고당했다. 순회투쟁단 일정에는 집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점심시간을 맞아 어피너티 본사 앞에서 미니 콘서트를 열었다. 경찰이 건물을 막아서고 있는 앞에서 순회투쟁단 참가자들은 피켓팅을 진행하며 음악을 즐겼다.

점심 식사 후 이어진 락앤락 집회에서 민주노총 서울본부 김호정 사무처장은 “블록체인이 아니라 강력한 연대체인을 만들자”며 참가자들의 투쟁 의지를 북돋았고, 민주노총 전호일 부위원장은 “노동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국회의원들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의 입법을 만들고 대한민국도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순회투쟁단 참가자들은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관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세브란스병원은 조직적인 노조파괴를 자행한 용역업체 태가비엠 관계자들이 얼마전 유죄 판결을 받은 사업장이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김진억 본부장은 “우리 소중한 노동자들, 우리 조합원들을 탄압한 태가비엠 관계자들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 투쟁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이어서 세브란스병원 본관 안으로 들어가 병원장실로 향했다. 구호를 외치며 병원장실 앞에 도착하였으나 면담 요청 공문을 미리 보냈음에도 병원장은 나오지 않았고 항의 서한을 두고 가면 읽어보겠다는 답변을 받아 병원장실 앞 벽에 붙여두고 참가자들은 다시 본관 앞으로 이동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부지역지부 노우정 지부장은 “윤석열 정부가 노동조합을, 민주노총을 조직폭력으로 내몰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며 그 이유는 “이곳에서 투쟁하고 계신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기 때문”이라고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승리하는 투쟁 만들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하자”고 참가자들에게 호소했다. 세브란스병원분회 변순애 분회장은 “동지들 덕분에 힘이 난다”며 “더욱더 힘차게 투쟁하겠다”며 화답했다.

 

서울지역 순회투쟁단의 마지막 일정은 노동탄압! 민생파탄! 오세훈 서울시 규탄 노동자시민 투쟁문화제였다. 시청 앞에 모인 400여명의 참가자들은 서울시청 동편 광장을 꽉 채웠다. 노동탄압과 공공성 파괴를 일삼고 기만적인 약자와의 동행 정책을 펼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의 민낯을 폭로하는 이 자리에는 무더기 해고와 징계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의회에 발의되어 있는 서사원 폐지조례에 맞서 싸우고 있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조례 폐지가 예고되어 직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는 TBS, 그리고 서울시로 인해 직장뿐 아니라 시민의 권리마저 없어질 예정인 서울혁신파크, 민간위탁의 폐해를 겪어온 서울시기술교육원, 미래세대를 위한 통학안전 근본대책을 요구하는 셔틀버스노조, 장애인 당사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탈시설, 이동권 문제로 투쟁하는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서울시 규탄을 이어갔다. 또한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 안수경 본부장은 서울시에 제대로된 공공의료 확충방안 마련을 요구했고, 언론노조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시민권리를 박탈하고 언론탄압을 계속하는 서울시에 경고했다. 참가자들은 앞으로 분기별로 이어질 서울지역 순회투쟁단 “너에게 가는 길”에 다음에도 다시 참가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며 이날 순회투쟁을 마무리했다.

한편, 같은 날 5시 15분 서울시청 앞에서는 최근의 의료사태를 비판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와 공공 의료연대본부, 희망연대본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이 참여한 기자회견에서는 의사집단의 기득권을 위해 환자 생명을 위협하는 진료거부 즉각 중단,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공공의대 도입과 공공보건의료인력확충 등을 주장하였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