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여 단체 참가, 범국민항쟁으로 한미자유무역협정 저지시킨다

2005년 10월 의약품가격 인하조치 중단합의, 11월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완화합의, 12월 쌀협상 국회비준동의안 강행처리, 2006년 1월 13일 쇠고기 수입재개 합의, 1월 19일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합의, 1월 26일 스크린쿼터 축소방침 발표, 2월 2일 한미 FTA 공청회 무산, 2월 3일 한미 FTA 협상 개시 기습발표, 3월 6일 한미FTA 예비협상 개시, 3월 7일 스크린쿼터 축소 국무회의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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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지난 4개월 동안의 한미 FTA 협상이 보여준 실체다.

노무현 정권은 국익도, 국민적 합의도 전혀 찾아볼 길 없는 한미 FTA 체결을 위해 “온 국민의 반대를 감수하더라도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3월 28일 오전 10시 민주노총을 종심으로한 노동계를 비롯해 한국사회 모든 부문은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약칭 한미FTA범국본)” 발족식을 갖고 미국과의 총체적이고 범국민적인 싸움에 돌입했다.

전국민중연대 정광훈 상임대표는 “한미 FTA는 사변적 사건으로 목숨을 건 전 민중의 재앙으로 전 국민이 나서야 할 일”이라고 발족식의 여는 말을 대신하였다. 이어 각계의 선언이 이어졌다.

먼저 노동계 대표로 나선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 땅 노동자와 민중들의 명운이 달린 문제인 만큼 총파업 4대 목표의 총핵심도 FTA 저지가 될 것”이라며 “이제까지의 노동투쟁과는 질적으로 다른 민중과 함께하는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한미FTA범국본 출범의 의미를 강조했다.

농축산수산업 공대위 발언이 이어졌다. "농업은 한미 FTA 때문에 총생산액의 47%를 피해 보았다”며 “400만 농민의 단결투쟁으로 반드시 철회시키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교육공대위는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 공무원 등 유관인사들은 한미 FTA 저지를 각오하였다”며 "아직 각인하지 못한 대중들을 위해 지역순회강연회를 벌일 예정이라고 저지의 각을 다듬었다.

보건의료분야 공대위는 “한미 FTA로 인해 미국의 제약회사의 압력으로 약값이 폭등하고, 민간의료보험으로 현재의 건강보험 또한 붕괴되어 지금의 혜택조차 박탈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한미 FTA를 목숨 걸고 저지하겠다”고 밝히며 국민건강 안전문제에 경각심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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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학술단체 공대위는 “한미 FTA는 전국민의 비정규직화, 빈민화를 초래하며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함께 한반도를 대북, 대중 선제공격의 전초기지로 전락시킬 것”이라며 “반제, 반전, 평화, 신자유주의 반대의 기치를 들고 투쟁하여 민중승리의 해를 가져오겠다”고 역설하였다.

문화예술 공대위는 “FTA는 물리적 피해 뿐 아니라 사회적 정체성을 위협하는 세력”이라며 “문화예술계의 상상력으로 투쟁에 적극 결합하여 이길 수 있는 싸움을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시민단체 대표로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FTA 체결에 올인한다면 여기 시민사회단체는 한미 FTA 저지에 올인하겠다”며 반정권투쟁에 나설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공무원노조는 “전 국민에게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부문의 약화는 한미 FTA의 영향이므로 총력을 다해 투쟁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시청각미디어공대위는 “영화, 통신, 방송을 파는 것은 우리의 영혼을 파는 것이다”라며 “FTA가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을 노리고 있는 만큼 자신을 위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부분공대위(준)도 마찬가지로 “우리 농민들의 피해액에 버금가는 4조 5천억원이 외환은행 인수로 론스타에게 넘어갔다”며 “금융 또한 매우 중요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일한 정당단체로 참가한 민주노동당은 “한미 FTA를 체결하면 제 땅에서 노예가 되는 기막힌 현실이 벌어진다. 민주노동당은 특별위원회를 꾸려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며 헌정사상 초유의 반란을 다짐했다.

한국청년단체협의회는 “1천만 청년들 중에서 5명 중 1명만이 안정된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며 “한미 FTA가 체결되면 지금의 실업률을 능가하여 프랑스 사태가 발발할 것”이라면서 “청년들이 앞장서서 막아내겠다”는 결의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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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 대책위는 “한미 FTA 저지를 선도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범국민사업과 자체 투쟁계획을 가지고 대한민국 구하기에 나서겠다”고 강하게 피력하였다.

마지막으로 지적재산권분야 대책위(준)는 “한미 FTA는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을 위한 소니노보법을 한국에도 적용하여 민중들의 문화적 권리를 파괴하고 공정이용을 제한한다”며 한미FTA협상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이후 한미FTA범국본은 4월 1일 마로니에 공원에서 영화인 대책위 주관으로 “스크린 쿼터 사수 한미 FTA 저지를 위한 문화제”를 진행하고, 3월 25일부터 4월 14일까지 한미 FTA 저지 지역순회문화제를 개최한다. 또한 4월 19일 오전 11시에는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각계 원로와 중진의 개별참가를 포함해 비상시국을 선포한다.

범국민대회를 1차 4월 15일 광화문에서, 2차 전국 시군구 동시다발로, 3차는 5.18과 6.10 항쟁이라는 역사적 거점을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6월에는 미국원정투쟁단 활동을 전개하여 5월 본협의에 이은 추가 협의를 집중 공격할 계획도 공개했다.

한미FTA범국본은 300여 명의 정책기획연구단을 꾸려 독자적인 국민보고서를 작성하는 등의 전문적인 활동과 국제연대특별위원회 등을 통하여 국제연대투쟁을 벌인다는 방침도 밝혔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송경동 시인은 “한미 FTA는 아름다운 내 시도 빼앗아간다”며 “대추리의 어른들, 300만 농민, 이라크 아이들과 거리에 서서 피어린 시를 써야한다”는 안타까운 심정을 담아 자작시를 낭송하였다. (시 전문은 www.nofta.com에서 볼 수 있다.)

발족선언문은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대표와 학생대책위 공동대표 유안나 성신여대 총학생회장이 읽어 내려갔다.

마지막으로, 각 단체 대표들의 목에 걸린 성조기와 한미 FTA가 쓰여져 있는 넥타이를 가위로 자르는 상징의식을 진행한 후 “온 국민이 모두 나서 한미 FTA를 저지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출범식을 마무리했다.

미국이라는 전쟁패권주의국가의 종속국가로 전락할 것인가, 제2의 자주독립 민주국가로 재탄생해 그 정통성으로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내며 인류와 공존할 것인가, 거대한 국민반란이 감지된다. 선택의 갈림길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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