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48개국 노사정대표자들이 참석한 ILO총회에서 민주노총 영향력 과시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과 진영옥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이 한국 노동계를 대표해 스위스에서 열린 제95차 ILO총회에 참석했다. 조 위원장은 이 자리에 모인 148개국 노사정 대표들에게 한국에서 벌어지는 노동탄압 현실을 알리는 동시에 국제노동기구의 한국 노동문제 직접개입 등을 공식 요청했다. 95차 ILO총회 기간동안 벌어진 민주노총 지도부의 활동상황을 소개드린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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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한국의 비상식적인 노동탄압 현실 알리고 국제연대로 난관 뚫을 터”</b>

“한국 노동현실은 대단히 엄혹한 상황”이라며 말문을 연 조준호 위원장은 “장기투쟁사업장이 연일 벼랑끝에서 절규하고 있고 공무원노조가 정부 등으로부터 모진 탄압을 받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희생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거 확산되고 있으며 사회양극화 문제는 민중 생존권을 위협하는 상태에까지 이르게됐다”라며 벼랑 끝에 서있는 노동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조준호 위원장은 “ILO총회에 참석한 이유는 국제노동기구의 권고나 기준에도 못 미치는 한국의 노동현실을 어떻게든 국제에 알리고 연대를 요청하여 문제를 정리해보자라는 절실함 때문이었다”라며 “대단히 다양한 반노동&#8228;반민중적 문제가 산적해있고 때문에 이상의 내용을 갖고 무거운 심정으로 스위스 ILO총회에 참석했다”는 것이 스위스에서 열린 95차 ILO총회 참석의 변이다.

<b>“공무원노조 탄압문제, 비정규직 양산문제, 한미에프티에이저지 등 국제공조 강화”</b>

조준호 위원장이 본회의에서 중점 거론한 부분은 “비정규 특수고용문제의 ILO규정 삽입, 장기투쟁사업장과 공무원노조 등에 대한 노동기본권 제약 및 탄압문제 해결, 한미에프티에이 관련 문제 등의 의제를 알리고 국제 참가자들의 이해와 연대를 요청하는 부분이었다”며 조목조목 그 내용을 밝혔다.

“한국 노동현안에 대한 ILO참가자들의 인식과 이해수준이 이번 대회를 통해 크게 향상되었다”는 것이 조 위원장의 설명이다. 특히 총회 과정에서 민주노총은 한국의 반노동현실을 알리는 기조연설과 함께 전체 참가자를 대상으로 영상물을 상영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 노동문제와 관련하여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였다.

<b>“ILO, 한국정부 노동탄압 문제 예의주시”</b>

조준호 위원장은 총회에서 공무원노조 탄압, 비정규직 양산, KTX열차승무지부 조합원들이 겪는 불안정 고용 문제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상황을 알렸다. 부조리한 노동탄압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ILO사무부총장 등과 만나 사안을 깊게 논의했다.

조 위원장은 ILO핵심관계자 등과의 면담을 통하여 ILO가 현장 방문 등을 통하여 노동탄압 실태를 직접 확인하여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올 8월말 부산에서 열리는 ILO아태지역총회에 앞서 ILO가 한국 정부의 반노동적 문제의 해결을 직접 촉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b>“ICFTU 총회에서 공무원노조+비정규문제 해결 결의문 요청”</b>

한편, 조준호 위원장은 ICFTU 샤론버로우 의장(현 호주노총 위원장)과 ICFTU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 OECD TUAC(경제협력개발기구내 노동조합자문위원회) 죤 에반스 사무총장과도 견해를 나눴다.

조 위원장과 진영옥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은 이들과의 간담회를 통하여 ICFTU와 OECD TUAC도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노동탄압 문제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도록 촉구했다. 특히 공무원노조 등에 대한 한국정부의 부당 개입과 노동탄압 실태 파악을 위해 한국방문을 요청했다.

공무원노조 문제와 한국내 비정규 건을 공식 의제로 다루기로 결의하고 이를 위해 6월 20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ICFTU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결의문 채택 여부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결의문 초안은 한국 측에서 작성한다. 민주노총과 ILO 등은 올 부산 ILO아태지역총회에서 한국 노동현실에 관한 의제를 갖고 별도의 국제토론회도 개최한다.

<b>“FTA문제, 미국노총과 공동협의, 미의회선거 투표에 영향력 행사하기로”
“캐나다노총과도 FTA문제 공동인식, 공동대응”
“부산ILO총회에서 위안부 의제 포함 추진”</b>

한미에프티에이 문제와 관련한 미국노총과의 연대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스위스 ILO총회에서 조 위원장은 미국노총 위원장을 만나 한미에프티에이 공동저지 전선 구축을 논의했다. 그 자리에서 올 7월 미국노총 대표단의 한국방문을 통한 현장 실사와 함께 올 11월 미국의 의원선거 바로 앞서 미국 의회방문을 요청받았다. 이럴 경우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의원들을 대상으로 공식로비를 벌이고 그 결과에 따라 미국노총이 의원선거에 대한 투표방침을 결정하게 되는 등의 만만찮은 후폭풍을 기대해 볼만하다. 미국노총은 미 의회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조직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와 함께 조 위원장은 캐나다 노총 대표와도 만나 양국이 겪는 에프티에이 문제에 대하여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논의했다.

민주노총 대표단은 ILO 노동자그룹 로이 트로트만(Roy Trotman, 바바도스 노총 사무총장)과 독일노총 톰에티 위원장 등과 만나 올 8월29일부터 9월1일로 예정된 ILO아태지역총회(부산)에서 위안부 건을 의제로 다루는 문제에 대하여 검토하였다.

<b>“국제연대 강화와 공동의제 구축, 노동자의 몫”</b>

국제연대의 필요성도 적극 제기되고 있는 추세이다. 조 위원장은 국제연대와 관련하여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에 초국적 자본의 공세는 일국적 공세가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전선 자체도 노동계급의 전지구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며 특히 남반부 연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노동문제, 에프티에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문제가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촌 노동자 모두의 생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는 점에 대해 국제연대전선 구축의 당위성이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조합원들에 대한 당부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조 위원장은 “한국 노동현실은 실제로 국제노동기구가 제시하는 기준과 권고안에도 못 미치거나 여전히 정부가 이행하지 않는 것들이 많다”라고 지적하며 “이런 비참한 반노동 현실들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 속에서 한 면은 가려지고 또 한 면은 정부와 자본세력에 의해 편의적으로 강조, 적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위원장은 “바로 이런 부분에 대하여 노동자와 민중은 결연한 의지로 대응해야 한다”라며 “고립된 투쟁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이제 국제연대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공동의제를 마련하고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b>[용어설명]</b>

<b>ILO; International Labor Organization; 국제노동기구</b>
1919년 베르사유조약 제13편(노동편)을 근거로 창설되었다. 1948년부터 제29차 총회에서 채택된 국제노동헌장에 입각하여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UN(United Nations:국제연합)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처음으로 국제연합의 전문기구로 시작하였다. 매년 1회 개최되는 총회에는 각 가맹국의 정부대표 2인과 노사대표 각 1인이 참석하며, 국제노동조약과 권고가 결정된다. 주요활동은 각국의 노동입법 수준을 발전시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사회정책과 행정&#8228;인력 자원을 훈련시키며 기술을 지원한다. 그리고 협동조합과 농촌에 공장을 세우는 것도 지원한다. 이러한 활동을 하기 위하여 국제 노동통계를 수집하고 불완전고용, 노사관계, 경제발전 등에 관해 연구한다. 또한 연구 결과와 수집된 자료를 이용하여 《국제노동평론》과 《노동통계연감》을 발간한다. 국제노동기구는 FAO(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와 UNESCO(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e organization: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와도 협정을 체결하고 있으며, 또한 국제노동헌장에 따라 WFTU(Word Federation of Trade Unions:세계노동조합연맹)&#8228;ICFTU(International Confederation of Free Trade Unions:국제자유노동조합연맹)와도 협력하고 있다. 2004년 현재 177개 국이 가입하였으며, 한국은 1991년 12월 152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여 1996년부터 3년 임기의 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다.

<b>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경제협력개발기구</b>
제2차 세계대전 뒤 유럽은 미국의 유럽부흥계획(마셜플랜)을 수용하기 위해 1948년 4월 16개 서유럽 국가를 회원으로 유럽경제협력기구(OEEC)를 발족하였고, 1950년에는 미국&#8228;캐나다를 준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1960년 12월 OEEC의 18개 회원국과 미국&#8228;캐나다 등 20개국 각료와 당시 유럽공동체(EEC:유럽경제공동체),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 유럽원자력공동체(EURATOM)의 대표가 모여 경제협력개발기구조약(OECD조약)에 서명함으로써 OECD가 탄생하였다. 경제정책회의(EPC)에서 세계경제동향을 연 2회 종합점검하여 《OECD Economic Outlook》를 발간하며, 회원국의 경제운영에 대한 상호지원과 비회원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은 1996년 12월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본부는 프랑스 파리에 있다

<b>TUAC; Trade Union Advisory Committee; 노동조합자문위원회</b>
1948년 마셜플랜과 연관되어 창설된 노동조합 기구로서, OECD의 공식 협의자격을 갖고 있는 비정부기구. BIAC (기업-산업자문위원회)가 경영자측의 견해를 대변하는 데 반해 TUAC은 회원국의 주요 노조가 참여하여 노동자측 견해를 대변. 현재 TUAC에는 OECD 회원국 28개국 중 24개국에서 45개 전국노조연합체가 가입하고 있으므로 회원수는 모두 약 6천7백만명에 달함. 중요활동 분야는, 1) TUAC 전체회의의 합의에 따라 TUAC의 우선적인 관심분야는 경제사회정책, 고용, 고용훈련의 문제, 다국적기업, 무역과 노동기준, 개방의 분야로 확정 2) 환경문제에 대한 OECD의 활동에도 관심을 증대 3) 주로 동유럽, 중부유럽 및 아시아의 비회원국과 진행되는 OECD의 활동 역시 TUAC의 주요 관심사임.

<b>ICFTU;International Confederation of Free Trade Unions; 국제자유노동조합연맹</b>
1949년 11월 세계노동조합연맹(WFTU)에서 공산주의 계열 노동조합과 심한 의견충돌 끝에 탈퇴한 영국 노동조합회의(TUC)를 중심으로 미국의 산업별 노동조합(CIO), 미국노동총연맹(AFL:후에 CIO와 합병) 등이 런던에서 결성한 국제노동조합 조직이다. 결성된 후 전세계 자유민주노동조합운동 사이의 협력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집행기구로 집행위원회와 집행소위원회가 있으며 지역별 조직은 남북 아메리카&#8228;아시아&#8228;아프리카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ILO(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국제노동기구), WTO(World Trade Organization:세계무역기구),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국제통화기금) 등의 단체와 긴밀하게 협력한다. 주로 노동조합과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아동 노동력 착취를 감시하며 여성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일을 한다. 해마다 6월에 《Survey of Trade Union Rights》를 발간한다. 2002년 현재 148개국에서 225개 노동조합이 가입해 있다. 한국은 1949년 12월 7일 가입하였으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KCTU) 등이 가입해 있다. 본부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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