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생명과 평화의 햇살, 그리고 민중의 힘

[기사대체] <b>"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생명과 평화의 햇살, 그리고 민중의 힘"</b>

[사진1]
6월18일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는 비와 인연이 없는 모양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한껏 달아 오른 땡볕들 사이로 초록의 생명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끝도 보이지 않는 푸른 논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을 몸에 안은 채 꼬리에 꼬리를 문 행렬이 대지를 누빈다. 햇빛에 반짝이는 생명들이 잔물결처럼 일렁인다. 강렬하고 찬란한 생명과 평화의 대지 위로 주한미군과 전쟁이라는 검은 먹구름이 껴있다. 어머니 품, 그 눈시울같은 정다운 논밭과 길 모두가 질식할 것같다.

[관련기사]
평택 대추리에서 주한미군기지 확장저지 제3차 범국민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이미 경찰은 154개 중대 1만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대추리로 통하는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고 군병력은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채 대추리와 K-6 험프리기지 쪽 근방에 경계를 서있다. 황금의 땅 곳곳에 평화와 생명을 외치는 자국민을 막기 위해 파놓은 구덩이, 그 밑바닥에는 미국의 야만과 권력이 탐욕이 스며있다.

<b>'생명과 평화를 되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평택들녘... 끝없는 공방과 대치'</b>

[사진2]
정오부터 민주노총 산하연맹과 전국 지역본부 조합원들, 한총련과 서총련 등의 학생단체, 범민련, 참여연대, 다함께 등의 시민사회 단체 등 2천여 명이 도두리로 모여들면서 전운이 감돌았다.

정오가 지나고 예정했던 오후 2시 대추리 집회가 벌어질 즈음 대추리로 통하는 도두리 들녘까지 경찰의 삼엄한 봉쇄를 뚫어내고 모인 참가자들은 뿔뿔이 흩어진 채 대추리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과 군병력이 산개한 대오들의 움직임을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민주노총 경기본부를 비롯한 일부 대오들은 전경병력에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상태로 고착되기도 했다.

[사진3]
살이 익을 만큼 땡볕이 따갑게 내리치는 오후 내내 도두리 들녘은 주한미군기지 확장을 필사적으로 저지하려는 대오와 경찰과 군병력 사이의 끊임없는 공방이 이어졌다.

푸른 벼들이 고개를 들고, 맑은 햇살에 온몸을 드러내 조국의 산하를 물들일 때 평택 대추리, 도두리 들녘은 미군의 동북아전쟁사령부를 만들어 중국과 이북을 대상으로 무모한 전쟁대립을 시도하고 있다. 전쟁광 미국의 도발과 사대매국집단들의 전쟁책동에 분연히 맞선 민중들의 함성이 이땅을 뒤덮는다. 시간이 지날 수록 타들어가는 구리빛 살, 하얀이빨을 드러낸 민중의 불타는 함성이 평택을 가른다.

2천여 대오들은 길이 막힐 때마다 또 다른 길을 찾아 움직인다. 청년학생 대오와 차를 몰고 도두리까지 들어온 시민들이 차량을 이용해 다른 대오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전경병력과 끝없는 대치를 벌이며 지원한다.

<b>'대오들 흩어진 채 각 방향에서 대추리진입 시도, 군경찰 병력과 몸싸움'</b>

[사진8]
일부 대오는 아예 논두렁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미리 준비해온 김밥과 물 등을 서로 나누며 허기를 채우는 모습도 눈에 띈다. 불볕더위에 지친 대오들은 준비한 물을 한방울씩 나눠 마신다.

눈이 시리도록 부신 도두리 들녘, 논두렁에 우렁이 등이 보인다. 그들은 그곳에서 생명을 낳고 뿌리를 박고 꿈틀거린다. 그들은 또 세대를 넘어 평화와 생명을 이어갈 것이다.

도두리들들녘을 뒤덮은 사람들, 이들은 미국의 무모한 전쟁도발을 막기 위해 한여름 불볕더위에 묻혀 들녘을 종횡무진한다. 방패와 박달곤봉으로 중무장한 경찰과 2미터 이상이 긴 몽둥이를 소지한 채 집회군중들을 저지하려고 뛰어다니는 군인들이 그 생명의 힘을, 평화의 힘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진5]
대추리로 통하는 도두1리 한켠에서 일부 대오와 군경찰 사이에 접전이 벌어졌다, 수십여 명이 논두렁에서 굴러떨어진다. 대추리와 도두리 양방향 대오의 일부는 군경찰 병력을 뚫고 길을 열기도 했다. 자발적 투쟁의 힘은 어디에서든 힘을 발휘한다.

<b>오후 5시가 지나면서 도두리들녘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b>

2시에 예정된 대추리 집회는 주민들과 그곳에 집결한 5백여 명의 대오들이 함께 대회를 치렀다. 대추리로 통하는 길 입구를 봉쇄한 군경찰 병력과 대치하던 2천여 대오들은 일단 평택역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다시 흩어진 채 평택역 등으로 옮기기 위해 게릴라전을 펼친다.

망을 보고 있던 군경찰들은 신대리와 본정동 쪽으로 이동하는 대오를 추격한다. 무전으로 집회대오의 움직임을 보고하며 일만여 병력을 본정동 쪽으로 대거 이동시키는 모습이다. 그 과정에서 노란조끼를 걸친 시민참관단이라는 자들은 경찰 관계자의 지시에 따라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인다. 그들은 경찰관계자들과 수시로 대화를 나누는데 거의 경찰만 두둔하는, 아부성 발언이다.

한낮 동안 도두리 들녘 상공은 군과 경찰 헬기로 가득찼다. 애국가까지 틀어대며 저공 위협비행을 일삼는 경찰 헬기와 군 헬기들이 대오들의 움직임을 관측하며 지휘한다. 낮게 떠있는 헬기들 사이로 놀란 백로들이 줄지어 비상한다.

[사진6]
제 아무리 권력이 높게 떠있어도, 주한미군기지 건설을 위해 주민들을 내&#51922;고, 반대하는 국민들의 진입을 차단한 채 폭력을 자행하는 국가와 정권의 미래는 어둡다.

<b>오후 7시, 평택역 앞 촛불집회 '미군기지 재협상하라'</b>

[사진4]
평택역 앞, 7시부터 이곳에서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b>전국연합 오종렬 의장 "투쟁의 횃불, 생명의 횃불, 조국을 살리는 횃불을 높이 들자"</b>

평화의 땅에서 농사짓고 살았는데 이제는 미군이 들어와서 1952년 주민들을 밀어내서 이제 들판에서 천막치고 개간했는데, 이제 살만하니까 대한민국 군인시켜서 우리를 밀어내고 미군에게 전쟁기지를 바치려고 한다.

(이땅을)가난한 민중에게 생명을 다시 일으켜 주려고 병원을 다시 짓는다면, 더불어 살아가는 물품을 생산하기 위한 산업시설을 짓는다면, 우리가 아무리 원통해도 양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땅을 빼앗아 미군전쟁기지로 만들겠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적대시해서 만든다는 말인가. 바로 중국을 겨냥해서. 중국이 가만있나? 이북은 당하고만 있나? 미국의 불장난 때문에 중국과 이북의 반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평택만이 문제가 아니라 조국강산이 불바다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목숨을 지키고 이 땅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생명의 땅, 평화의 땅을 함께 지켜야 한다. 평택 시민들 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함께 나서서 이 평화 땅을 목숨 바쳐서 지켜야 한다고 배웠다.

평택시민 여러분, 미국 전쟁광과, 미국이라면 조상 무덤까지 갖다바칠 사대주의자들 때문에 우리까지 도매금으로 불바다가 되면 좋겠는가. 615공동선언을 반대하고 해꼬지 하면서 전쟁을 말한다. 농민들의 피와 땀, 생명의 땅을 빼앗아서 전쟁기지로 만들려한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횃불을 높이 들자. 투쟁의 횃불, 생명의 횃불, 조국을 살리는 횃불이다. 더 이상 사대주의자들, 미제국주의 전쟁노름꾼들에 맞서 우리 생명의 땅을 지킵시다. 투쟁의 촛불을 높이 들고 생명의 땅을 지키자.

<b>오후 7시31분 꽃다지 공연이 이어졌다. </b>

꽃다지는 "정말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상상하고 꿈꾸는 그대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첫 곡으로 '그대로'라는 노래를 띄운다. "4년 전 효순미선이가 처참하게 미군장갑차에 깔려 죽었을 때 하마터면 세상사람들도 모르게 묻일 뻔했던 월드컵 경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해 11월 12월 정말 많은 시민들이 그 죽음을 부활하기 위해 싸웠다. 아이러니하게 우리들은 평택 미군기지 앞에 서있는데 또 월드컵 기간이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며 격려를 보낸다.

<b>민주노총 진경호 통일위원장 "평택투쟁, 한미FTA투쟁을 하나로 묶자"</b>

이 아름다운 들녘, 평택을 전쟁이 아닌 생명과 평화의 땅으로 만들려는 동지들 모두 반갑다. 오늘 여름 평택 들녘을 걸어서, 전경과 마주치면 걸어서, 평택 주민들,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많이 생각했다. 미국을 위해 전쟁기지로 만드는 것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전경들, 군인들을 뚫고 대추리 주민들을 마침내 만났다.

(또한)참담했다. 철조망을 치는 것도 모자라 오미터 깊이의 장애물용 웅덩이로 주민들을 갈라놓았다. 정말 이래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눈물겨운 평택주민들의 투쟁으로 국민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전국투쟁으로 만드는 것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동지들과 국민들의 몫이다.

결의하자. 평택 주민만의 고립된 투쟁이 아니라 광범위한 대중투쟁이 될 수 있도록 만들자. 평택투쟁, 한미FTA투쟁을 하나로 묶자. 이 땅을 전쟁의 땅, 죽음의 땅으로 만드려는 것은 하나다. 7월10일 10만이 넘는 민중들이 모인다. 한미FTA와 평택을 하나의 투쟁으로 만들자. 민주노총이 그 앞에서 투쟁하겠다.

<b>김종일 집행위원장 "평택주한미군기지 재협상 근거 충분하다, 못하겠으면 정권에서 물러나라!"</b>

연도의 평택시민들에게 한말씀드린다. 대추리, 팽성, 도두리 미군기지 확장이 다 끝난 줄 알았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평택지원특별법으로 마치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좋고 질이 높은 도시로 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미국과 합의한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평택주민과 재협상할 수 없다라고 한다.

재협상 근거는 얼마든지 있다. 협정문에 보면 기지규모를 상정할 때 중대한 변화가 오면 재협상 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지난 3월, 한미안보연례협의회에서 밝힌 것처럼, 주한미군사령부 등이 이 쪽으로 오는 것 때문에 26만평을 주기로 했는데 그들은 하와이로 간다. 중대한 변화다. 주한미군주둔을 추가 차출하겠다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몇 년전에 합의한 350만평, 팽성 250만평을 고집하는데 말이 되는가. 349만평 가운데 28만평을 골프장을 짓는다고 한다. 일반병사들은 46평, 영관급은 62평 아파트를 만들어 평당 1500만원 건축비를 들여 무상으로 지어준다고 한다. 이러한 현장변화가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한국정부가 미국을 대상으로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시절 뭐라고 했나. 노라고 할 수 있다라고 했다. 못하면 내려와야 한다. 자신없으면 내려오라 이거다. 여기있는 사람들이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 미국에 대해 국민들이 이렇게 반대하고 있으니 평택을 미군기지로 줄 수 없다라고 왜 협상 못 하는가.

지금도 47만평의 미군기지가 있고 송탄을 중심으로 2백만평, 고덕지구 500만평, 대추리에 800만평 등 1천5백만평을 주한미군기지로 제공한다. 용산미군기지 이전에만 최소 5조5천억원에서 12조원이다. 5조5천억원은 국민 1인당 12만원 꼴이다. 이렇게 살기 어려운데 그 돈을 미군기지 이전용으로 낼 수 있는가. 때문에 정부는 겸허하게 국민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것이면 내려와야 한다. 제가 하겠다. 주민대표들도 할 수 있다. 김지태 위원장도 백번천번 그 얘기하고도 남을 사람이다.

군인들이 국민들을 때려잡고 미군에게 기지를 주겠다는 것을 용납할 수 있는가. 비록 우리 대오는 2천명, 대추리 안에는 2백명뿐이 안됐지만 1만5천의 경찰과 군병력을 뚫었다. 전세계 민중들에게 우리 문제를 호소하면서 함께 연대하자. 지금이라도 정부가 재협상 못한다고만 할 게 아니라 국민 목소리가 무엇인지, 88% 국민들이 전략적 유연성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82% 국민들이 주한미군기지 이전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강행한다면 이 정부는 끝날 것임을 경고해야 한다.

재협상은 새로운 분기점을 마련할 수 있는 기라고 생각한다. 주민을 위한 평화의 땅을 지킬 수 있고 정권은 비참한 정권의 말로를 맞이 하지 않는 것이며, 미국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는 투쟁을 하기 때문에 주한미군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51922;겨난다. 불평등한 한미관계가 재정립되는 것이다. 돌아가는 즉시 이웃에게 알리고 국민 저력을 모으자. 지금부터 첫단추를 꼈다고 생각하고 인터넷과 현장을 통해 알리자. 일단 7월초 용역깡패들을 동원한 빈집철거 저지투쟁에 힘을 모으자.

군중들이 구호를 외친다. "정부는 미군기지확장 전면 재협상하라"

소리타래 문화공연이 집회장을 활기차게 바꾼다. '맨발'로 무대에 선 소리타래는 "많이 더웠는데 고생많이 하셨다. 호루라기를 부는 경찰들 때문에 억수로 주변이 산만하다"며 "정신 바짝차리고 구호 외치고 투쟁하자"며 집회참가자들을 응원한다.

<b>"대추리주민들, '끝까지 함께하여 주십시오'"</b>

오후8시 15분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평택역에서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손에 촛불 하나씩을 든 채 모습을 드러냈다. 환호와 박수로 이들을 맞는 관중들은 일제히 '미군기지 막아내자, 미군기지 전면 재협상하라'는 구호를 외친다. '힘내세요'라는 말이 터져 나온다.

<b>이상렬 도두리 이장 "협상하려면 대추리 김지태 이장 석방이 먼저다"</b>

"여기 제가 들고 있는 천 글씨는 우리 정부가 제일 무서워하는 덤데이라는 임원 한 분이 미국에 가서 제미동포로부터 한분한분 받은 기사입니다. 이 글을 쓸 때 한맺힌 눈물을 흘려가며 적어주면서 끝까지 성공하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범'이다. 바로 그 '범'의 '범'대위 한 분이 이 글을 받아 주셨다. 재미동포에게 함성과 박수를 보내드리자.

오늘 3차 평화대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에서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 역사이래 우리는 고통이라는 고통을 많이 받아왔다. 일제 36년, 미제 56년 동안 많은 세월을 눈물로 겪었다. 그동안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만큼 비행기소리 등의 피해를 참아왔다. 우리나라를 위해 참아왔다.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운명의 가늠길이 걸려있다. 부모조상들이 한평한평 일구어온 이 땅이다. 우리가 배불리 먹으려고 그런 게 아니었다. 어린 자식들 가르치고, 백성들의 생명을 위해 쌀을 생산해왔다.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른다. 그 땅에서 나는 쌀이 생명이고 그래서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기지이전이라는 비명을 지르면서 고령의 주민들이 돌아가시고 있다. 노환으로 돌아가신다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노환에다가 정신적인 고통을 곱한다면 그 분들의 운명이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을 여러분도 잘 알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하에 계신 우리 조상들도, 이 땅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가꿔서 국민들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쌀을 생산하기를 원할 것이다. 끝까지 함께 하여 주시라.

정부가 해명하지 않는 한, 나라와 땅, 생명를 지키기 위해 도두리 이장으로서 싸우고 있다. 김지태 씨가 대추리 이장이다. 이장이 무슨 죄가 있다고, 대책위 위원장이라는 임무를 정부가 제공해놓고 그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 씌어 구속조치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마을 대표를 만나 협상하겠다라고 총리도, 국방부장관도 말씀하셨다. 때문에 김지태 위원장을 비롯한 구속자들을 석방시킨 다음 협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함께 하여 주시고 함께하여 주신 점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집회 참가자들은 '팽성 대추리 주민만세'를 연호하며 도두리 이장과 주민들의 아픔에 몸을 묻는다. 집회대오들이 모두 일어섰다. 주민과 집회참가자들이 '김지태 위원장 석방하라'는 구호와 함성을 외친다. 백발이 성성한 대추리 주민들과 주한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며 전국에서 모인 참가자들이 '광야에서'를 목놓아 부른다.

이날 집회는 624 이라크파병반대 반제반전 집회와 7월 대투쟁을 예고하며 저녁 8시 30분쯤 집회를 마무리했다.

[사진7]
<b>"더 낮은 곳으로 흘러드는 민중의 강, 민중의 바다"</b>

주한미군 전쟁기지를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민중의 소리들이 하나로 뒤엉켜, 소란스럽고 거친 주한미군과 자국민을 때려잡는 국군과 경찰, 사대매국 권력과 맞서고 있다.

저마다 심장에 불을 지피고 타올리며 숨어있던 저항을 드러내고 있다. 거리마다 병력을 풀어 국민을 포위한 노무현 정권과 미국은 시뻘겋게 피와 땀에 젖은 민중들, 그들의 몸에 맺힌 눈물방울을 결코 닦아주지 않는다.

그러나 민중의 분노는 더 세차게 날개를 활짝 편다. 잠자던 분노가 잠을 깨고 평택주한미군기지와 한미FTA라는 철저히 미국에 빌붙은 사대매국세력과의 일전을 준비한다. 저마다 부릎 뜬 눈에 핏발이 서고 미국을 타도하고 사대매국 정권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구호가 솟는다.

평택이 떠들석하다. 온마을이 떠들석하다. 전국이 떠들석하다. 그 중심에 평생 삶의 터전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주민들과, 이 땅을 전쟁기지로 한평도 내줄 수 없다는, 민족을 사랑하고 헌신하는 민중들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넘친 물은 다시 대지로, 들녁으로, 민중 속으로 흘러들 것이다. 더 낮은 곳으로 침착하게 흘러갈 것이다.

기자는 평택에서 잔뿌리처럼 엉키고 설켜 아교처럼 단단하게 서로를 묶은 민중의 힘을 보았다. 부드럽고 따스한 생명의 힘을 보았다. 참으로 위험한 길을 마다하지 않는 민중의 억센 힘을 만났다. <채근식/노동과세계>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