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기자회견 열고 정부의 파병방침 비난

항공기 조종사노조가 이라크 파병군 수송을 거부해 큰 파장이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등 6개 노조로 구성된 항공연대는 24일 10시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선일씨 살해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노무현정부의 이라크 파병"이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은 파병군의 수송을 위한 비행을 전면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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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으로 떠난 서희, 제마부대 3진.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공연대는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김선일씨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애도를 전한 뒤 이라크 파병은 "미국의 침략전쟁을 인정하는 용병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미군에 의해 죄없는 이라크 민중과 이라크 저항세력의 의한 한국인의 피흘림은 필연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공연대는 지난 16일 발표된 미국 9.11 테러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9.11 테러 공격을 주도한 할리드 셰이흐 모하메드"가 "한국 내 미국 시설물에 비행기를 충돌시키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었다"고 상기시키고 "(이라크의)죄없는 민간인이 살해당하고 한국 국민들이 테러 위협에 떠는 것이 소위 말하는 국익"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항공연대는 △이라크 파병철회를 요구함과 동시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사에 정부와 파병부대 수송계약을 맺지 말 것을 요구하고 △노조 조합원들은 파병군의 수송을 위한 비행을 전면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항항공노조의 조직률은 80%, 아시아나 항공은 95%가 넘는데다 비조합원의 경우에도 파병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 설사 항공사들이 정부와 파병군 수송계약을 맺더라도 민간항공기를 이용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배로는 힘들고, 거기까지 갈 수 있는 군용항공기는 없을 것"이라며 "외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누가 빌려줄려고 하겠냐"고 말했다.

그는 "서희, 제마부대를 보낼 때는 지금처럼 상황이 험하지 않았는데도 쿠웨이트를 통해 갔는데 지금은 파병군을 실은 비행기가 떴다는 게 새나가기라도 하면 제 1타켓이 될 것"이라며 "미국 군용기도 아마 안가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민주노총도 파병 철회 총력투쟁</b>

민주노총 역시 이 자리에서 다시금 이라크파병을 철회시키기 위해 총력투쟁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민주노총은 6월 29일 시기집중투쟁에서 10만이 참가하는 산별파업과 전국적 집회를 열고, 오늘부터 다음달 7일까지를 '고(故) 김선일씨 추모 및 파병철회 총력투쟁주간'으로 정해 파병철회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26일 전국에서 개최되는 범국민 추모대회에도 총연맹 차원에서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또한 산하 연맹별로 투쟁계획을 마련하기로 했으며 현재 항공연대 외에 전교조가 전국에서 훈화자료를 만들어 이라크파병의 부당성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교사시국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또 민주노총은 "미국은 무려 3주 동안 한국정부에 사실을 은폐했거나 한국정부도 사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파병강행방침을 결정하기위해 납치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표시작]<b>대한항공, 아시아나조종사노조는 이라크 파병군의 수송을 거부할 것입니다</b>
정부는 이라크 파병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1. 모든 것에 우선하여 민주노총 산하 항공관련 노조가 중심으로 구성된 '항공연대'(아시아나항공노조,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 전국운송하역노조 아시아나공항서비스지부, 대한항공조종사노조, 한국공항공사노조, 인천국제공항공사노조)는 이역만리 이라크 땅에서 참혹하게 피살된 고 김선일씨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가슴 저린 애도를 전합니다. 항공연대는 그 어떤 목적이든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참혹한 살해는 용납할 수 없으며 이에 저항할 것입니다.

2. 항공연대는 김선일씨 살해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노무현정부의 이라크 파병이라고 확신합니다. 최근 미 의회의 대 이라크 전쟁 보고서에도 나타났듯이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오로지 석유이권과 미 군수업체의 이익을 위한 치졸하고 더러운 침략전쟁입니다.

여기에 미국을 돕기 위한 이라크 파병은 정부가 제 아무리 국제적 약속을 들먹이고 이라크 재건 사업 참여에 따른 국익을 위하는 것이라고 명분을 들이대도 미국의 침략전쟁을 인정하는 용병 역할을 하겠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는 김선일씨 살해 사건이 있은 직후인 22일 오전에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예정대로 파병을 강행한다고 합니다. 노무현 정부가 아무리 파병되는 병력이 비전투병 위주라고 주장해도 파병된 군대가 총 대신 삽을 들고 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또한 파병 부대가 가져간 총이 미국의 군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이라크인을 겨냥한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입니다.

자국 국민의 생명마저 담보하지 못하는 정부가 이라크 민중의 안전과 재건, 국제사회의 약속 이행을 위해 파병한다는 사실을 누가 이해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런 상황에서 오늘날 미군에 의해 죄없는 이라크 민중과 이라크 저항세력의 의한 한국인의 피흘림은 필연적입니다.

3. 노무현 정부에게 묻습니다.

왜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나가야 합니까? 숱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죄없는 민간인이 살해당하고 한국 국민들이 테러 위협에 떠는 것이 소위 말하는 국익이란 얘기입니까?

4. 이제는 한국사회가 더 이상의 테러 안전국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김선일씨의 살해 뿐만 아니라 서울 명동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단 말입니까? 우리나라 국적 항공기가 테러 위협에서 자유롭다고 누가 말 할 수 있단 말입니까?

특히 우리 항공연대는 항공산업이 갖고 있는 특수한 사정상 5대양 6대주가 일선 현장으로, 항공산업 노동자들은 오늘은 미주에서, 내일은 유럽에서 인력과 물자를 나르는 일에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그러나 현재 현장에서 일하는 항공산업 노동자들은 너무도 심각한 테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지난 16일 미국의 9.11 테러 조사위원회는 “9.11 테러 공격을 주도한 할리드 셰이흐 모하메드는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과 동시에 동남아에서 태평양을 횡단하는 미국행 민항기를 납치해 공중 폭파시키거나 일본 싱가포르 또는 한국 내 미국 시설물에 비행기를 충돌시키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었다”고 청문회에서 보고했음을 우리는 상기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승객과 화물의 안전을 최종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항공연대 산하 노동자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며 결의합니다.

<font color='navy'>첫번째 : 정부는 명분없는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합니다.
두번째 : 우리나라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정부와 파병부대 수송계약을 맺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두 항공사가 만일 정부와 파병부대 수송계약을 맺고 파병군의 수송을 담당할 경우 이라크 저항세력 및 알카에다 등의 테러 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은 파병군의 수송을 위한 비행을 전면 거부할 것입니다. 이는 항공연대 소속 조합원들의 안전은 물론 침략전쟁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뜻을 명확히 밝히기 위함입니다.</font>


<center><b>2004년 6월 24일


항 공 연 대</center>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전국운송하역노동조합아시아나공항서비스지부/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한국공항공사노동조합/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b>[표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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