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들의 처절한 요구에 귀 기울려 주십시오"

건설노동자들의 처절한 요구에 귀 귀울여 주십시오!

1. 시민여러분! 오늘부로 이곳 포스코 본사 건물에 본의 아니게 들어오게 된지 벌써 8일째가 지났습니다. 저희 포항건설노조의 파업으로 많은 불편과 어려움을 겪은 포항시민들과 큰 심려를 하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들게 경위야 어찌되었던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2. 저희들은 세계 초일류기업의 심장과도 같은 포스코 본사에 들어오겠다는 계획이 애초부터 준비되었던 것이 아니라 어쩔수 없는 우발적인 불가항력적 사태였다는 말씀 드립니다.
포스코의 불법대체근로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조그마한 마찰이 생겼고, 이를 두고 포스코가 사과를 하겠다고 하다가 또 다시 번복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부득불 항의 차원에서 포스코 본사로 들어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3. 많은 시민들이 이번 사태가 조기에 원만하게 수습되기를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시민여러분! 저희들도 시민여러분들과 똑 같은 마음이라는 사실을 먼저 밝히면서 어떻든 간에 대화와 교섭으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 되기를 강렬히 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와 포스코개발 그리고 직접 교섭에 나오는 전물건설업체들은 의도적으로 교섭을 회피하면서 이번 사태를 자꾸만 극단적인 상태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4. 저희들은 폭력집단이 아닙니다. 저희들은 불법세력이 더더욱 아닙니다. 비록 사회적으로 멸시받고 차별받는 노가다라 불리는 건설노동자이지만 그 어느 누구보다도 이 사회의 법과 질서를 준수하고 살아가는 충실한 시민의 한사람들입니다.
단순히 노동법에 규정된 하루 8시간 노동, 주5일근무제를 희망하고 있을 뿐입니다. 저희들의 너무나 순박하고 절박한 요구가 건설일용노동자들에게도 받아들여질 수 있기를 정말 간절히 원합니다.

5. 비록 전기가 끊기고, 음식이 끊기고 몸도 지치고 힘들지만 이 사회 가장 밑바닥에서 힘겹게 삶의 굴레를 굴려가고 있는 우리 건설노동자들의 절절한 요구를 생각한다면 결코 외롭고 힘들지만은 않습니다.
아무쪼록 우리 건설노동자들의 요구에 귀 귀울여 주시고 많은 성원과 격려 바랍니다. 그동안 본의 아니게 저희들의 파업으로 인해 힘들었던 시민여러분들을 생각하면 머리가 저절로 숙여 집니다.
저희들이 이번 사태를 잘 마무리하고 다시 만났을 때 포항지역 사회를 위해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 드립니다.

시민여러분들의 안녕과 평화 그리고 좀더 평등한 세상을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7월 20일

민주노총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포항지역건설노동조합 위원장 이 지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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