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책임자를 처벌하라!”

28일 13시 경찰청 앞에서 ‘포항건설노조 파업의 올바른 해결과 건설노동자의 노동권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고하중근열사공동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인권위의 발표로써 “공대위에서 수차례 지적해온 제반 문제점(살인폭력진압)이 사실임이 공식 확인된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대통령 사과 △경찰책임자(경찰청장, 경북도경청장) 파면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대책 마련 △집회시위 일괄금지조치 중단을 요구했다.

진실은 분명했으나 너무도 오래 기다려 온 국가인권위의 발표이기에 적잖은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김광수 목사는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노동자나 건설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탄압을 볼 때 이 사회가 얼마나 비인격적인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라고 규정하고 국가인권위의 발표에 비추어 “조속한 시일 내에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국가인권위의 발표를 “반쪽짜리 권고안”이라고 비판하고 “국민 때려죽이는 만행을 저지르고도 집회를 불허하는 등 반성이 없는 경찰과 정부”는 “경찰청장을 파면하고 현장책임자를 구속하며 무엇보다 노무현은 사죄하라”는 태도를 보이라고 요구했다.

김진배 포항건설노조 위원장 역시 인권위의 발표가 “책임자 처벌과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가 없는 반쪽짜리”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는 공대위의 활동에 감사를 전하면서 “인권위 발표가 있었음에도 진사규명이 미흡하게 끝난다면 포항건설노동자들은 또 다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석우 공무원노조 부위원장은 같은 공무원으로서 경찰의 행위를 강하게 규탄했다. 그는 “공무원노조 사무실 침탈에서 드러나듯 공공성을 지켜야할 공권력이 오히려 공공성을 파괴하고 살인을 저지르는 참담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분개했다.

같은 건설노동자로서 발언에 나선 김금철 덤프연대의장은 “반쪽짜리 인권위의 발표로 하중근 열사가 제대로 눈을 감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책임자의 처벌이 있을 때만이 열사가 눈을 감을 것이다”라며 죽은 이의 심정을 대신하기도 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시작도 하기 전에 10여 명의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길을 막는 100명이 훨씬 넘는 경찰병력에 의해 한 때 에워 쌓이기도 했다. 이에 공대위 관계자는 “이유없이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자는 진정 누구인가? 경찰은 무엇이 두려운가?”라며 거세게 항의했고 5분여 만에 경찰은 통행로를 내주고 대로를 향한 약간의 시야를 열어 주었다. 또한 경찰은 긴급히 소식을 듣고 기자회견에 함께 하기 위해 달려온 건설운송노조 동지들의 접근을 제지하는 등 부끄러움도 반성도 없이 낯 두꺼운 탄압을 일삼았다.

별다른 충돌없이 기자회견은 끝났지만 참가한 노동자들은 서성이며 쉬 자리를 뜨지 못했다. 아마도 모두는 하중근 열사가 내미는 안타까운 손길을 느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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