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고등학생 수천명, 침묵행진과 촛불집회

9일 저녁 안산 고잔동 문화광장에 수천명의 고등학생들이 모였다. 발언에 나선 학생들이 빠짐없이 한 이야기는 “잊지말자”였다.

"잊지 말아주세요, 우리 친구들을.. 어른들이 만든 비극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열리면 우리 친구들도 잊혀질까 두렵습니다.”

“안녕 얘들아. 여기에 너희들을 잊지않기 위해 많은 애들이 모였어. 우리가 할 수 있는게 울면서 좋은 곳으로 가기를 기도해 주는 것 뿐이어서 정말 미안해. 언론이 너희를 잊었다고 모두가 너희를 잊었다고 생각하지 마. 우리는 너희를 끝까지 기억할거야.”  

무능하고 무책임한 사회에 대한 울분도 잊지않았다.

“우리는 투표권도 없는 어린 학생입니다. 친구보다 경쟁을, 슬픔보다 잊혀지는 것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분노합니다. 사고 직후 우왕좌왕하던 해경, 진실에 침묵한 앵무새 언론, 책임을 떠넘기는 정부의 태도를 보았습니다. 그들이 우리의 지도자였습니다. 그들이 우리를 보호해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세월호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 그들을 제지한 이들이 있었습니까. 구조를 기다리며 선장의 지시에 따라 선실에 남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까. 반인륜적인 모욕을 가하며 유가족을 빨갱이라 몰고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에만 급급하여 추악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저는 더 이상 언론을, 정부를, 사회를 믿지 않습니다. 사회는 세월호가 침몰하도록 방관하였습니다.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괄시받은 안전이 이 사고를 만들었습니다. 한달이 지났습니다. 사회는 무능을 보였고 책임을 회피하며 신뢰를 깨트렸습니다. 우리는 누구를 믿어야합니까. 우리 친구들은 누구를 믿어야했단 말입니까. 지금 이 사회가 우리에게 준 실망을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안산지역 고등학교 학생회들이 주최한 이날 촛불집회에 앞서 500여명의 학생들은 5시부터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화랑유원지에서 부터 3km 떨어진 집회 장소인 안산 문화광장까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침묵 행진을 벌였고 집회를 마친 학생들은 단원고 희생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노란색 종이에 적은 뒤 리본과 함께 줄에 메고 "잊지말아주세요"을 외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10일에도 오후 3시부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분향과 노란 인간띠 잇기, 6시부터는 안산 문화광장에서 촛불집회와 행진이 이어진다.

 

[팩트TV] 안산 학생시민 추모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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