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에서 정권이 위기에 몰렸을 때 손쉽게 꺼내드는 것이 북한카드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와 분노가 분출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일부 매체들이 북한 관련 보도로 물타기와 방향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국방부는 '큰거 한 방' 운운하며 북한이 4월 30일 전에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대변인을 통해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아무일도 없었다. 이후 최룡해 실각설, 김정은 건강이상설을 흘리던 매체들은 지난 8일부터는 북한 무인기와 관련된 기사들을 쏟아냈다.

“무인기 날리다 딱 걸린 김정은” 뉴데일리

[단독] "김정은, 북한 무인기 추락 질타했다" 아시아투데이

“김정은 1년전부터 무인기정찰 지시” 동아일보

"김정은, 무인기 공격용으로 활용 지시" YTN

"김정은, 무인기 추락 관련 軍간부들 질책" 조선일보

그런데 기사를 살펴보면 출처는 모두 ‘북한 전문 매체인 자유북한방송’이다. 심지어 자유북한방송이 8일 ‘단독’ 보도한 기사를 아시아투데이는 뒤늦게 [단독]이라고 보도했고 동아일보는 9일이라고 달리 썼다. 자유북한방송의 보도를 인용한 매체들도 ‘김정은 지시문’에 의구심이 있었는지 대체로 간단하게 소개하고 오히려 얼마 전 자기들이 앞다퉈 보도했던 ‘최룡해 실각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식의 내용을 주로 썼다.

조선과 동아는 4월 15일자 뉴스원 사진을 인용하여 “김정은이 지난 해 3월 24일 1501 부대를 방문했을 때 모습(왼쪽사진)과 최근 파주에서 발견 된 북한 소행 추정 무인기의 모습. 사진 검정색 원 부분을 보면 파주 무인기의 날개 색상과 김정은 부대 방문 당시 찍힌 물체의 색깔이 매우 유사하다”고 재탕 인용을 했다. 추정에 불과한 보도를 하면서 한참 전의 사진을 내세운 것이다.

YTN은 한 술 더 떠서 대놓고 화면 합성을 했다.

YTN은 8일부터 10일까지 여러차례 같은 보도를 하면서 배경화면으로 마치 김정은 옆에 강릉에서 발견된 무인기를 보고있는 듯한 배경화면을 내보냈는데 네티즌들은 “이건 조작이 아니다 싶을 딱 그정도로 사진을 편집했다”며 "YTN은 절대 조작한게 아니라 사진을 합성해서 실감나는 뉴스를 위해 만든 거라고 주장할 것"이라고비판했다. 실제로 YTN은 논란이 커지자 11일, '실수'였고 다시 만들고 있다고 변명했다.

한편 김시곤 보도국장의 5월 4일 KBS 9시뉴스 첫 장면이 박근혜 대통령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미지를 조작했다는 비난을 받았었다. 네티즌들은 “이젠 뉴스 배경사진도 꼼꼼히 봐서 의도를 구별해야 한다”고 혀를 찼다.

 

 

▲ 5월 9일 YTN뉴스

 

▲ 5월 9일 TV조선 뉴스

김정은 건강이상설을 전한 TV조선 보도에 대해서는 과체중인 앵커에 빗대 ‘니가 더 걱정이다’며 조롱하고 있다.

▲ 5월 4일 KBS 9시뉴스

네티즌들은 김시곤 보도국장의 망언이 보도된 5월 4일 KBS 9시뉴스 첫 장면이 박근혜 대통령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미지를 조작했다고 주장한다. 박근혜 살리기를 위해 불확실한 첩보를 기정사실화하고 이미지 조작까지 서슴치않는 언론, 언론계에는 기레기(기자+쓰레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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