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양산 지역 조합원 150여명 상경투쟁

삼성과 경찰은 노조에 위임장을 썼던 유가족을 회유하고 공권력을 통해 시신을 탈취했다. 지난 며칠간 부산양산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삼성과 경찰의 공작 속에서 전국을 뒤지며 한 숨도 못자고 고인을 찾으러 다녔다. 부산으로의 이송과정에서도 병원이나 화장터 등 온갖 곳을 다 예약 해놓고 함께 일하고 함께 웃고 울며 투쟁했던 동료들을 속이며 따돌렸다. 겨우 찾아낸 ‘빈소’ 행림병원 장례식장마저 ‘가짜 빈소’였다. 동료들이, 형제와 같은 친구들이 시신도 없는 빈소 앞에 조문하도록 하고 동료들을 속였다.

고인의 관뚜껑이라도 보겠다고 피씨방에 모여 전국을 다 뒤지고 밤새도록 병원과 화장터, 묘역을 찾아다닌 동료들이 20일, 밀양 화장터에 도착했을 때는 시간을 앞당겨 화장하는 중이었고 단 10분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생모가 유서대로 하고 싶다며 노동조합 뜻대로 해달라고 울며 말씀하셨지만 유족 협의조차 경찰이 막아서 진행하지 못했다. 경찰이 아버지만 들여보내고 어머님은 둘러싼 상황에서 아버지와 함께 뒷문으로 유골까지 빼돌렸다. 그 과정에서 유가족 협의를 요구했던 조합원들에게 캡사이신을 뿌리며 멱살을 잡고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닥치는대로 조합원들을 개처럼 끌고다녔다.

삼성전자서비스 지회 조합원들은 말한다. “함께 일하고 투쟁했던 우리 동료들이 진짜 ‘가족’입니다. 아들을 낳은 어머니의 이야기조차 듣지않고 형사들이 유가족을 선별하여 우리 열사를 빼내줬습니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우리 사회에서 삼성은 무소불위의 권력입니다.”

조합원들은 열사의 유골이 마지막으로 안치할 예정이었던 ‘하늘공원’에 쫓아갔다. 유서의 뜻을 이루면 찾아와서 다시 조문하겠다, 지금은 가슴에 묻겠다 피눈물로 약속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그것마저 가짜였다. 삼성전자서비스 부산/양산 지역 노동자들이 양산센터에 도착하여 분향소를 설치하고 추모집회를 하는 동안 예약을 취소하고 또 다시 도망을 간 것이다.

20일 밤 경남 양산센터에 모인 200여 명의 동료들은 추모집회를 진행하여 노동조합의 방식으로 그나마 염호석 열사께 절을 올렸다. 운구가 없던 빈소였지만 무릎 꿇고 받아온 영정사진을 모셨다.

오늘(5월 21일, 수) 부산과 양산 지역에서 염호석 열사와 함께 일했던 동료 150여 명이 서울로 올라와 상경투쟁에 결합한다. 이제부터 진짜 투쟁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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