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모 “내 아들 유언대로 하게 해 달라”...경찰 뒷문으로 유골함 빼돌려

▲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산양산 지역 조합원들이 밀양 공설화장시설에 들이닥친 경찰에 맞서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서비스지회 페이스북
삼성이 죽이고 경찰이 빼앗아간 고 염호석 분회장의 시신이 끝내 화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생모가 “내 아들의 유언대로 하게 해 달라, 유해라도 넘겨 달라”며 울부짖었지만 경찰은 지회 조합원들을 폭력으로 가둔 채 뒷문으로 유골함을 빼돌렸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20일 오후 2시 경 보도자료를 통해 고 염호석 열사의 시신이 밀양시 공설화장시설(경남 밀양시 교동 476-2번지)에서 화장됐다고 전하고 공권력의 천인공노할 폭거를 강력히 규탄했다.

지회는 “경찰의 무지막지한 시신 탈취 후 옮겨진 부산 행림병원 장례식장 빈소는 가짜였다”고 말하고 “열사의 시신은 모종의 힘에 의해 알 수 없는 곳으로 옮겨진 후, 오늘 정오를 전 후 하여 화장됐다”고 전했다.

부친과는 별도로 18일 오전 서울에 올라와 노동조합에 장례 일절을 위임한 바 있던 생모 박 씨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고 밀양으로 달려와 “내 아들의 유언대로 하게 해 달라”, “유해라도 넘겨 달라”며 요구했으나 철저하게 거부당했다.

경찰 300여 명이 밀양화장장에 집결해 진압 장비를 증강했고, 고인의 생모가 “염호석 분회장 유해라도 넘겨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경찰은 오후 2시 경 최루액(캡사이신)을 난사하며 강제 진압을 시작했다.

밀양화장장 앞은 아수라장이 됐고 현장에서 열사의 유골을 지키던 삼성전자서비스 AS기사 80여 명과 금속노조, 민주노총 부산본부 간부 등 100명은 경찰과 격렬히 대치했다.

▲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산양산 지역 조합원들이 밀양소재 공설화장시설을 지키고 있다.
지회는 “지난 5월 18일 무자비하고도 몰상식한 장례식장 난입, 시신 탈취 후 이틀 만에 자행된 경찰의 만행은 그 뒤에 과연 어떤 거대한 세력이 있는지 충분히 의심케 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열사의 생모의 요구마저 묵살하고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폭력적으로 자행됐다”면서 “생모는 망연자실 자리에 주저앉았고, 생모마저 짓밟고 폭력 만행을 자행한 경찰은 유유히 유골함을 빼돌렸다”고 강조했다.

노동자들은 “삼성 자본의 노조 탄압이 죽인 열사, 이제는 시신마저 능욕하고, 친모마저 욕보이고 있다”고 비난하고 “대체 왜 우리가 삼성 자본과 정권의 결탁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이 만행을 지켜보고 있어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19일부터 전면파업을 선언하고 서울 삼성 본관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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