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180여명, 길 사장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 

   
 


KBS 파업 6일째인 3일 KBS본부 조합원들이 ‘KBS는 국민의 방송이다’라는 글이 적힌 단체 티를 입고, 비를 맞으며 청와대 앞에서 청계천까지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걸었다. 그리고 청계천 모전교에 <길환영은 퇴진하라>는 대형 현수막을 걸고, 길환영 사장 퇴진을 외쳤다. 이날 KBS본부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도 개입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공개 질의를 했고, KBS기자협회는 길환영 사장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청와대는 보도개입 진상 밝혀라”=언론노조 KBS본부, KBS노동조합이 길환영 사장 사퇴를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지 3일 현재 6일째를 맞고 있다. 이에 앞서 KBS기자협회는 제작 거부에 들어갔고, 팀장급 이상 간부 300여명이 보직사퇴를 한 상태다. 뉴스 9은 20분으로 축소된 상태다. 

3일 KBS본부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KBS보도 인사 개입의 진상을 밝히라고 공개 질의를 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방송 장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와 후보 때 공약한 ‘공역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언제 이행할 것인지를 물었다. 

   
 


권오훈 KBS본부장은 “길환영 사장은 물러나야 한다. 그리고 뒤에서 KBS보도와 인사를 개입해온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이날 △청와대가 해경을 비난하지 말라고 요청 △길환영 사장이 청와대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게 사퇴를 권유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이 KBS측에 최대한 노력해 줄 것을 부탁했고, 그 결과로서 보도국장이 사의를 표명한 일들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물었다. 

   
 


KBS본부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청와대가 지방선거 승리로 문제를 덮겠다거나 무작정 시간끌기로 잠잠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이 문제에 계속 침묵할 경우 KBS구성원들의 분노의 화살은 길환영 사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돌아간다”고 경고했다. 

KBS본부는 이어 “길환영 사장 퇴진 투쟁에 이어 공영방송 KBS에 대해 부당한 개입을 해 온 박근혜 정권에 대해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KBS 기자협회, 길환영 사장 고발=KBS 기자협회 소속 기자 180여명이 3일 길환영 KBS 사장,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KBS기자협회는 고발장에서 “길환영 사장은 KBS 9시 뉴스에서 정권에 불리한 자막 기사 삭제를 지시하는가 하면, 박근혜 대통령 관련 기사는 뉴스 전반부에 배치시키는 등 법이 정한 방송 편성 독립의 가치를 철저히 무시했다”고 밝혔다. 

   
 


KBS기자협회는 이어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 해경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라고 지시하는 등 청와대 지침에 따라 방송에 개입해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침해했다”고 덧붙였다. 

현 방송법(4조 2항)에는 방송 편성에 대해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게 해 놓고 있고, 위반 땐 2년 이하 징역과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아울러 KBS본부, KBS노동조합, KBS 기자협회는 보직 사퇴한 간부들을 지역총국 평기자로 발령 낸 것에 대해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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