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영남권 사상 첫 진보교육감 탄생

 

▲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후보가 4일 부산 초량동 후보사무실에서 당선을 축하하는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최대현


“김석준, 김석준, 김석준...”

4일 오후 9시57분께 부산 초량동 김석준 후보 선거사무실은 환호와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방송 화면에 나온 부산교육감 선거 개표 현황에서 김석준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는 표시가 나왔기 때문이다.
 
사무실에 모인 50여명의 김석준 후보 지지자들은 새로운 부산시교육감 당선을 축하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김 후보에서 2개의 꽃다발을 전달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김 후보가 34.7%로 보수 성향의 현 교육감인 임혜경 후보를 14.3%P 앞선 데다 개표율 11.1%(11시15분 현재)인 초반부터 김 후보가 32.9%로 임 후보를 10%P가량 앞서가자 당선을 확신한 것이다. 
 
김 후보는 두 주먹을 쥐고 양 팔을 위아래로 흔들며 지지자들이 환호에 답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새 교육감이 된 것을 축하한다”, “정말 잘 됐다”고 재차 박수를 보냈다.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지지자들 앞에 선 김 후보는 “떨어져만 봤는데 당선되니 참 좋다”며 활짝 웃으며 “변화와 교육 개혁을 열망하는 부산 시민들의 위대한 승리라고 생각한다. 부산의 새 역사가 시작됐다”고 당선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개혁을 지속적이고 점진적으로 이어가겠다. 정말 교육만은 특별시인 부산을 만들겠다”며 “학력을 높이고 사립학교 운영의 문제점을 바로 잡는 한편 학교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김석준 새로운 교육감에게 바라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바람이 사무실 한 켠에 적혀 있다.     ©최대현


첫 보수의 텃밭으로 알려진 영남권에서 사상 처음으로 진보교육감의 주인공이 된 김석준 후보의 선거사무실에서는 환호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사무실 입구에는 새로운 교육감에게 바라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바람이 빼곡히 적혀 있다. 
 
이들은 “학교에서 욕을 쓰는 사람들을 교장실로 불러 벌을 서게 했으면 좋겠다”, “꿈을 찾을 수 있는 아이들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 “참된 스승이 되어 주세요, 응원하겠습니다”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석준 후보는 부산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를 나와 지난 1983년부터 현재까지 부산대 사범대 교수로 일해 왔다.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공동대표와 부산생활협동조합 이사, 부산경남민주화교수협의회 총무 등을 맡으며 지역 사회활동에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김 후보는 ‘교육만은 특별시’를 핵심 구호로 ▲일반고 지원 강화 ▲교과서 대금 지원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급식 제공 ▲교원 행정업무 개선 종합계획 수립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 저지 등을 주요 공약을 이번 선거에서 내세웠다.
 
부산의 인접 지역인 경남도 진보교육감 후보가 앞서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진보단일 후보인 박종훈 후보가 11시15분 현재 37.0%로 보수 성향인 권정호 후보(32.2)를 5%P가량 앞서고 있다. 이에 따라 김 후보와 함께 경남에서도 진보교육감 동반 탄생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축하의 뜻을 전했다. 정한철 전교조 부산지부 정책실장은 "당선을 축하한다. 임혜경 현 교육감의 실정에 실망한 시민들이 김 후보의 새로운 교육에 손을 들어준 것 같다"며 "건강한 긴장 관계로 김 당선인이 제대로 교육개혁이 이뤄지도록 견제하겠다"고 밝혔다. 

 

▲ 김석준 후보가 문제는 교육이야 라는 문구를 배경으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최대현

ⓒ 교육희망 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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