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20일자 칼럼서 언급 “공무원은 그저 출세만 좇아”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가 한 일간지 칼럼에서 “한국에서는 공무원을 ‘뇌가 없는 인간’이라고까지 부른다”고 기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09년 7월20일자 한국일보 정종섭의 논형(論衡) <모두 헌법을 읽자>라는 칼럼에서 “공무원은 그저 출세를 위해 윗사람의 지시만 좇아 국민에 대하여 권력을 휘드른다”면서 “이 때문에 국민만 피곤하게 밤낮 시위와 농성으로 정부에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국일보 2009년 7월20일자 34면 정종섭의 논형(論衡) <모두 헌법을 읽자> 칼럼.

이 칼럼에서 정 후보자는 “공무원시험에는 자기나라 헌법지식도 요구하지 않기에 기능적 지식만 가진 이들은 어떤 가치 실현에 종사해야 하는지. 국가와 국민에 대하여 어떻게 봉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도 없다”며 이같이 기술했다.

또한, 같은 해 9월28일자 <국민에 봉사하는 공무원>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는 “공무원들이 국가와 국민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지 못하고 기능적으로 움직이는 기술자로 변질됐다”고까지 언급했다.

이 칼럼에서 정 후보자는 공무원들의 헌법 상 의무를 언급한 후 “우리 헌법 내용이 어떠한 것인지를 모르는 공무원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7급 공무원은 그나마 헌법이 공무원 시험 과목이어서 헌법을 공부한 적이 있지만, 행정고시나 9급 공무원 시험 등 대부분의 경우에는 시험과목에도 없어 헌법의 중요성은커녕 내용조차 모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 한국일보 2009년 9월28일자 38면 정종섭의 논형(論衡) <국민에 봉사하는 공무원> 칼럼.

특히, 정 후보자는 이 칼럼에서 “헌법은 공무원을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선언하고,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공무원법은 이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 이 원칙은 지위의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적용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오히려 정 후보자의 경우 1989년 9월~1992년 2월까지 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 재직하면서 대학에 출강을 다닌 것과 관련 국가공무원복무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8일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났다.

이 두 칼럼에서 정 후보자는 당시 헌법학자로서 ‘헌법을 읽어야 하고, 읽지 않으면…’이라는 전제를 전체 맥락에 깔고 있지만, 행정부 수반으로 대한민국 공무원을 관리·감독하는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로서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잘못돼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이해준 부위원장은 “현장 공무원들은 헌법만 가지고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다”고 전제한 뒤 “공무원들은 현재 현장에 맞는 여러 법들을 적용해가며 대국민 업무를 하고 있다. ‘뇌가 없는 인간’이라고 표현 한 것은 공무원들을 무시하는 것이자, 현장의 분위기를 전혀 모르는 초등학교 수준의 글 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또한 “공무원들이나 국민들에게만 헌법을 공부하라, 지켜라 하지 말고 장관을 비롯해 높은 곳에 있는 분들부터 제대로 지키시라”고 꼬집었다.

▲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한편, 정종섭 안행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정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 채택이 여야 이견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정 후보자의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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