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기관 우정사업본부, 코로나 악용 ‘임금삭감’ㆍ‘교섭회피’
- 계약시한 연장요청 거부로 택배연대노조 3,800명 상경투쟁
- 파국을 막는 현실적이고 유일한 길은 계약시한 연장
- 청와대는 공공기관 지휘감독권 발동, 우정사업본부 제재해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택배연대노조)은 코로나 시국악용 임금(수수료) 삭감에 계약연장 거부하는 우정사업본부 규탄 ‘청와대가 해결하라’ 기자회견을 9일 오후 1시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진행했다.
택배연대노조는 "우정본부가 지금 시기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은 코로나 정국에 공공기관이 정부의 시책을 역행하는 조치이고, 공공기관이기에 청와대가 나서서 책임져라"고 촉구했다. 수수료는 택배노동자들의 임금과 직결되어 있다.
택배연대노조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5월 전국 3,800여 택배노동자들의 상경투쟁을 선포한 바 있다. 기자회견 직후 우정사업본부는 “너희가 집회를 할 수 있겠냐, 집회를 할테면 해봐라” 하더니, 지난 3일에는 물류지원단을 통해 택배노동자의 임금인 수수료와 관련 노사간 협상대상이 아니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는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우정사업본부의 입장이 드러난 것이다.
진경호 택배연대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우정사업본부가 우리 소득을 월소득 494만원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말도 안된다. 그리고 변경된 수수료 체계에서 우정사업본부가 주장하는 임금하락이 없다는 것은 4000개 하던 물량을 4600개로 늘려서 하라는 것이고, 이것을 하려면 추가노동시간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어떻게 우정사업본부는 이런 주장을 하는지 납득되지 않는다” 라며 청와대에 요청하는 사항은 공공기관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발동해서 우정사업본부를 제재하던지, 3800명의 집회를 할 수 있게 해주던지 결정하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파업을 유도하는 건 우정사업본부”라고 강조했다.
윤중현 택배연대노조 우체국본부장은 “우정사업본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노조의 손발을 모두 묶어놓고, 일방적인 수수료 삭감 추진하고 있다. 이를 개선할 사항은 계약시안을 연장하고, 노조와 진정성있고 내실있는 대화를 통해 해결하라”고 전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도 연대발언을 통해 “대통령이 특수고용노동자, 어려운 처지에 있는 노동자들을 지원해야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대통령이 관장하는 정부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역행하고 있는 것은 말도 안된다. 대통령이 진정성있는 발언이었다면, 우정사업본부장을 문책, 파면해야한다. 정부기관장으로 자격없다”라고 말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도 “지금은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이 최대한 국민들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야한다. 대학도 등록금 환불 논의가 되고 있고, 건물주들도 임대료 인하를 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갑자기 적자가 늘지 않았을텐데 다 같이 이 위기를 고통분담하는 상황에서 더 모범사업자로 일어서야 할 곳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공공부문 종사자들에게 희망을 보여줘라. 택배연대노조와 함께 투쟁하겠다”며 연대발언을 했다.
김광창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은 “경총의 입법요구를 보고 재벌들이 제 살길만 찾고 있는 것에 분노했는데, 우정사업본부의 행태도 똑같다. 재벌처럼 임금을 깎아보겠다는 행위는 멈춰야 한다. 우린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가 아니라, 당당하게 요구하는 노동자가 될 것”이라고 택배연대노조에 힘을 실었다.
마지막으로 오인환 민중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청와대에 요구서한을 제출했다.
<기자회견문> 5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는 5월 18일, 3,800 택배노동자는 서울로 모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곳 청와대로 다시 올 것입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일 저희 기자회견이후 우체국 택배노동자들이 월 494만원을 받는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날조된 494만원에 우리는 다시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코로나 위기로 우리 사회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의 손발이 묶여져 있는 코로나 정국을 틈타 월 80만원이나 되는 임금을 하루아침에 삭감하겠다는 우정사업본부에게 무슨 기대를 걸 수 있겠냐마는 정부만큼은, 청와대만큼은 조금 다를 것이라는 작은 기대를 안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이후 청와대가 어떤 입장과 태도를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2020년 4월 9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