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감안 제출한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규탄, 전국 동시 기자회견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2.1% 삭감안 규탄 기자회견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2.1% 삭감안 규탄 기자회견

1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4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들이 2.1% 삭감안인 8410원(시급)을 제시해 공익위원들조차 유감을 표명했다. 민주노총은 다음 날인 2일 전국 동시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자위원들의 삭감안을 규탄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2일 오전 11시 부산경총(범일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회를 맡은 진군호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부장은 “코로나 시대의 경제 활성화와 사회안전망 마련의 의미에서 보더라도 최저임금은 인상해야 한다. 재벌과 부유층의 이익만을 위한 사용자위원들의 삭감안을 철회하라”라고 촉구했다.

진군호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부장, 전규홍 민주일반연맹 부산본부장, 김성훈 부산청년유니온 위원장, 이미경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부산 수석부본부장,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
진군호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부장, 전규홍 민주일반연맹 부산본부장, 김성훈 부산청년유니온 위원장, 이미경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부산 수석부본부장,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

전규홍 민주일반연맹 부산본부장은 “경총이 생각하는 최저임금이 뭔지 궁금하다. 경총 회원사의 80%를 차지하는 중소 자영업자들의 진짜 고민이 최저임금인지 건물임대료나 가맹수수료인지 확인해 봤는가”라면서 “최저임금 1만원을 위해서는 약 5조 원만 있으면 된다. 기업 지원에는 250조도 모자라 40조를 더 퍼주는 정부는 노동자들의 삶에 관심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 본부장은 “코로나19를 노동자들이 데려 왔나? 왜 노동자들만 고통받아야 하나”라고 분노했다.

김성훈 부산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일하던 가게의 영업시간이 줄어 임금도 줄었다. 월급이 들어와도 후불제 교통비와 월세, 관리비를 내면 남는 것이 없어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이 걱정이다”라면서 “850원 짜리 컵라면이 주식인데 아무리 애써도 쌓이는 돈은 없고 잔고는 0원이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의 갑질과 프렌차이즈 수수료, 건물임대료 문제는 외면하면서 최저임금을 삭감하자는 주장은 너무 이기적”이라고 비판하며 “청년들도 내일을 꿈 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미래가 희망적이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노동자인 이미경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부산 수석부본부장은 “홈플러스 정규직 선임들의 월급은 세후 157만 원 가량이다. 여기서 또 깎는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라면서 “중소 상인의 어려움은 임대료와 수수료 등 사회적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이지 최저임금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사용자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며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은 노동자가 훨씬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 부본부장은 “2018년에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넓혀 대기업과 재벌 배만 불려 주더니 이제는 최저임금을 깎자고 한다. 삼성 이건희의 시급으로 알려진 1억 9천억은 내가 10년을 일해서 하나도 안 쓰고 모아도 안 되는 금액”이라며 “최저임금 만원 주겠다고 해놓고 말 바꾼 정부나, 자신들의 이익만 중요하고 노동자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사용자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자.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2015년부터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해 왔다. 민주노총이 주장한 ‘최저임금 1만원’은 2017년 대선에서, 시행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2018년 개정된 최저임금법으로 인해 복리후생비와 정기상여금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들어갔고 산입범위는 단계적으로 확대돼 2024년에는 복리후생비와 정기상여금 전액이 산입범위에 포함된다.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는 오는 7일 열린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8월 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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