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정신건강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십시오!

노동자 정신건강의 안정과 치유를 위해 활동하는 충남노동인권센터 노동자심리치유사업단 '두리공감'에서 상임활동을 하고있는 허윤제 상담활동가와의 인터뷰입니다.

2019년 10월 톨게이트수납노동자 정규직전환투쟁 김천농성장에서 심리치유프로그램을 진행중인 '두리공감'  ⓒ백승호
2019년 10월 톨게이트수납노동자 정규직전환투쟁 김천농성장에서 심리치유프로그램을 진행중인 '두리공감'  ⓒ백승호

Q. 두리공감은 어떤사업을 하나요?
두리공감은 조사연구사업, 치유사업, 교육사업등 크게 세가지를 주요한 축으로 노동자 정신건강의 안정과 치유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조사연구사업은 우리 공동체의 모습, 그 구성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 모습이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개선할 것, 강화해 나갈 것을 찾는 것, 지금 우리 구성원들의 정신건강수준에 대한 점검을 위한 정신건강실태조사를 합니다.
 
치유사업은 일상적 치유사업과 심리적 위기개입이 있는데, 일상적 치유사업으로는 조사연구를 통해 확인된 공동체의 모습, 구성원들의 건강수준을 회복하거나, 강화해야 하는 것에 따라 소통,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 다루기, 친화력 높이기, 나의 마음 알기와 동료의 마음에 공감하고 지지하기 등 다양한 주제의 공동체프로그램진행. 이완명상, 개인심리검사, 개인심리상담지원도 일상적 치유사업의 영역에 있습니다. 심리적위기개입을 통한 위기개입활동은 사업장 내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로 인해 직접 또는 간접적 피해 당사자와 목격자(주로 같이 작업하거나 그 작업의 교대근무자)의 트라우마를 예방하고 사고 후 경험하게 되는 심리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위기상담과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활동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육사업 주로 활동가나 현장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노동자정신건강이 어떻게 환경적 조건들과 관련이 있는지, 왜 중요한지,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 공동체는 무엇을 해야하고 개인은 무엇을 해야하는 지, 스트레스는 무엇이고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 몸과 마음의 상태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등과 같은 내용을 주로 교육합니다. 최근에는 직장 내 괴롭힘법, 감정노동자보호법 등이 만들어 지면서 이것에 대한 이해와 정신건강과의 관련 등에 대한 교육 의뢰가 많습니다. 

노조파괴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상담활동을 하는 '두리공감'  ⓒ백승호
노조파괴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상담활동을 하는 '두리공감'  ⓒ백승호

Q. 두리공감 활동가와 전국의 비슷한 활동을 하는 단체는?
함께하는 활동가는 상근활동가, 반상근 활동가, 객원상담사 등 5명이며 주로 이완명상전무가와 심리상담영역에서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국에는 천주교인천노동사목, 길목협동조합,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이 개인 그리고 집단 심리상담을 하고 있는걸로 아는데 활동의 내용이나 범위가 조금씩 다른 것으로 알고 있으며, 비슷한 활동을 하는 단체와 개인들이 모여 만든 ‘사회활동가와 노동자 심리치유 네트워크 통통톡’이 있습니다. 

Q. 노동자의 마음건강은 무엇입니까?
노동자도 사람이니 노동자의 정신건강은 위에서 말한 것과 당연히 동일합니다. 많은 노동자가 조직의 문화, 직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자살을 선택하기도 하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감정노동자, 직장 내 괴롭힘 이런 문제들이 법제도적으로 다뤄지고 있지만 그 이유를 개인의 멘탈, 의지부족, 원래 정신적으로 약함 등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가 노동자심리치유를 말하는 것은 노동자 개인의 정신건강을 바라볼 때 비단 개인적 상태나 특성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가 속한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노동환경에 노동자의 정신건강에 유해한 요인들이 있음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육체건강이든 정신건강이든 노동자의 건강은 사람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당연한 권리 입니다. 노동자가 자신의 삶, 인생에서 행복할 권리, 건강할 권리, 나를 지킬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권리를 내가 행사할 수 있는 상태가 또 건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사회의 노동자 정신건강의 상황을 보기위해서는 업무상 정신질환 산재신청 현황을 보면 될 것 같은데요, 우리사회에서 정신건강에 대한 편견이 존재.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개인의 특성의 문제, 약하고 의지가 떨어지고 등과 같은 편견.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도 실제 있습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힘든 사람도 병원진료조차 두려워하는 것이 현실이고요. 이런 분위기에서 정신과 병원을 간다고 하는 것은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정말 살아야 겠어서 병원을 찾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면 업무상 정신질환으로 산재를 신청하는 것은 거기에 더한 용기를 낸 행위일 것이고 그래서 기본적으로 업무상정신질환으로 산재를 신청하는 건수는 매우 적은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산재 신청은 해마다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근로복지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2년 127명에서 2018년에는 268명으로 늘어났음. 2019년 국감때 자료에 의하면 14년에서 18년까지 5년간 직장에서 얻은 정신질환으로 인해 산재신청자 중 35%가 자살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노동자가 속한 물리적 환경들(조직적 측면, 사회적 측면, 근무환경적 측면, 관계적 측면)에는  유해한 조건과 더불어 유익한 조건도 있습니다. 노동자의 정신건강이 안정된 상태로 유지되고 회복되려면 당연히 유해한 환경은 수정하고 유익한 환경은 강화시켜낼 수 있도록 공동체와 노동자 개인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는 구성원의 건강을 헤치지 않도록 조직적 시스템 즉 안전의 문제, 민주성, 평등성등을 잘 갖추려는 노력, 우리 구성원들의 전반적 상태를 살피고 구성원들의 얘기에 귀기울이고 구성원 개개인의 건강을 위해 서로 돕는 문화를 만들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개개인도 공동체 안에서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완성된 형태의 그 무엇은 지금까지 모델도 없고 완벽한 공동체도 없지 않습니까? 
노력과 시도, 이것들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발전되어 가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노동자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또 이 활동을 하고 있는 두리공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노동자의 건강이 사람이 사는 것에 필수 조건임을 잊지 않는 것, 건강하면 좋지만 건강하지 못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같이 계속 노력하고 시도하려는 의지? 뭐 이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노조파괴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상담활동을 하는 '두리공감'  ⓒ백승호
노조파괴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상담활동을 하는 '두리공감'  ⓒ백승호

- 마지막으로......
두리공감이 활동이 10년째가 되어 가지만 아직 노동자정신건강의 문제는 이제 출발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사회적 인식도 미약하고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인정적 조건도 많이 부족하다 보니 재정적 상태, 활동가의 수와 역량에 비해 해야 하는 일도 많습니다. 장기적인 비젼을 가지고 쭉 밀어부쳐야 하는 문제들도 있는데 그것까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관심가져 주고 또 노동자 정신건강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면서 또 한발 나갈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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