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환노위, 노조법·근기법 ‘개악안’ 단독 처리

골자는 탄근제 확대, 단협 연장, 비종사 조합원 통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논의서 배제

민주노총 “정부·여당, 재벌 자본 요구 수용”

개악안 처리에 전국서 노동자 집중행동

국회의사당 전경 ⓒ 송승현 기자
국회의사당 전경 ⓒ 송승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9일 새벽 1시 30분경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노조법 개악안, 근로기준법 개악안을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임시국회를 열고 노동개악안을 최종 통과시킬 심산이다.

여당이 환노위에서 처리한 노조법 개정안은 ‘개악안’이다. 노동 현장에 악영향을 미칠 독소조항이 가득하다. 먼저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3년으로 연장됐다. 비종사자 조합원 구분도 남아 노조 활동에 제약이 생겼다. 교섭창구단일화 강제절차는 그대로 유지됐다. 또 ‘사용자의 점유를 배제해 조업을 방해하는 형태로 쟁의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조항이 들어서 사용자가 이를 노조 탄압으로 남용할 우려가 있다. 민주노총이 요구한 노조법 2조 4호 라목의 본문 삭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지 않은 것이다.

민주노총이 8일 여의도에서 국회 노동개악 강행에 맞서 투쟁 중이다. ⓒ 김한주 기자
민주노총이 8일 여의도에서 국회 노동개악 강행에 맞서 투쟁 중이다. ⓒ 김한주 기자

아울러 여당은 근로기준법 개악을 통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했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특정 기간의 장시간 노동, 불규칙한 노동의 확대를 불러 노동자의 건강권 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선택적 근로시간제 기간 확대도 포함했다. 신상품 또는 신기술 연구개발 업무는 3개월로 정산 기간을 확대하겠다는 개악이다. 근로조건 중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근로시간제를 변경하면서 최소한의 사회적 논의 절차도 거치지 않고 ‘날치기’ 식으로 해당 조항이 추가된 것 자체부터 문제다.

국회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논의에서 아예 뺐다. 자본의 논리와 요구를 정부, 여당이 수용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중대재해법은 국민 10만 명이 청원을 통해 발의한 법안이다. 민주당은 법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법안 처리에 등졌고, 국민의힘은 민주당 핑계를 대고 있다. 최근 이틀 간 벌어진 중대재해만 3건이다. 금속노조는 8일 대우조선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해 노동자 1명이 중태에 빠졌고, 9일 오전 한국타이어 통근버스 추돌사고로 1명이 사망, 29명이 부상, 9일 오후 1시 30분경 포항제철소에서 노동자 1명이 집진기 협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런 현실에도 국회는 자본의 눈치를 보며 중대재해법 제정을 미루고 있다.

민주노총이 9일 여의도에서 국회 노동개악 강행에 맞서 투쟁 중이다. ⓒ 김한주 기자
민주노총이 9일 여의도에서 국회 노동개악 강행에 맞서 투쟁 중이다. ⓒ 김한주 기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등은 일제히 ‘환노위 처리안은 노동개악’이라는 성명을 냈다. 민주노총은 “모든 개악 과정은 청와대 의지가 반영된 것이고 180여 석에 달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의지”라며 “정부, 여당이 의지만 있다면 법사위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도 가능한 상황 아닌가. 외통위에 계류된 ILO 핵심협약 비준도 바로 처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촛불 정신 계승과 노동존중을 내세운 정부와 더불어 민주당은 진정성 있게 자신을 돌아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역시 노동개악 저지와 전태일 3법 쟁취를 위한 전국 집중행동을 벌였다. 수도권 노동자들은 여의도 일대에 집결해 곳곳에서 1인 시위와 선전전을 진행했다. 민주노총은 개악안의 본회의 처리에 맞서 모든 것을 동원해 나선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이 9일 여의도에서 국회 노동개악 강행에 맞서 투쟁 중이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9일 여의도에서 국회 노동개악 강행에 맞서 투쟁 중이다. ⓒ 송승현 기자
9일 여의도 일대에 배치된 경찰 부대 ⓒ 송승현 기자
9일 여의도 일대에 배치된 경찰 부대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9일 여의도에서 국회 노동개악 강행에 맞서 투쟁 중이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9일 여의도에서 국회 노동개악 강행에 맞서 투쟁 중이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9일 여의도에서 국회 노동개악 강행에 맞서 투쟁 중이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9일 여의도에서 국회 노동개악 강행에 맞서 투쟁 중이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9일 여의도에서 국회 노동개악 강행에 맞서 투쟁 중이다. ⓒ 김한주 기자
민주노총이 9일 여의도에서 국회 노동개악 강행에 맞서 투쟁 중이다. ⓒ 김한주 기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