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봄 현장에서 폭언·폭행에 시달리는데 국가로부터 어떠한 보호도 못 받아
- 뺨 맞고, 물리고, 꼬집히고, 긁히고, 욕 먹고, 성추행까지 당해
- 노인 폭행에 머리채 잡혀 벽에 머리 부딪혀...생명의 위협 느끼기도
- 서비스연맹 요양서비스노조, 27일 국가인권위 진정

서비스연맹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은 27일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비스연맹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은 27일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요양노동자들이 상시적으로 폭언·폭행에 시달리는 현장 상황을 폭로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도 어떠한 보호를 받을 수도 없는게 현실이다. 도저히 이렇게 일할 수 없다”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내, 실태조사와 안전매뉴얼 권고를 호소했다. 

때리면 맞고 할퀴어도 침뱉어도 참아야 합니다. 우리의 인권은 어디에 있습니까?
때리면 맞고 할퀴어도 침뱉어도 참아야 합니다. 우리의 인권은 어디에 있습니까?

서비스연맹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은 27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노동을 하는 필수노동자라고 하는데 현실에서는 요양보호사의 인권을 찾아볼 수가 없다. 마지막 보루인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 국가 차원의 법적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한 설문조사 결과 무려 81.3%가 ‘일하면서 육체적 상해, 성희롱 폭언등 정신적 상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성희롱과 모욕, 성추행을 당한 경험도 43.3%에 달했다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발언하고 있는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
발언하고 있는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

요양보호사, 국가가 인정한 자격증 있지만
인권침해 현실에 정부는 '나 몰라라'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설문조사 결과가 충격적이다. 요양보호사들이 사랑과 사명감으로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지만 폭언폭행에, 성희롱에 노출되어 있는데도 인내만 강요당하고 있다”며 “국가가 나서 현실을 파악하고 국가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우정 요양서비스노조 위원장은  "어르신 인권이 중요하다. 하지만 어르신들의 인권만을 위해 요양보호사의 인권이 침해되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우정 요양서비스노조 위원장은  "어르신 인권이 중요하다. 하지만 어르신들의 인권만을 위해 요양보호사의 인권이 침해되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양노동자도 사람이다, 노동인권 보장하라!
요양노동자 자기 방어권 보장하라!

노우정 요양서비스노조 위원장은 “어떤 분들은 요양보호사가 오죽하면 노조를 만들었겠냐고 말합니다. 네. 우리가 오죽하면 인권위 앞까지 왔겠습니까”라며 “몸은 골병들고 자존감은 낮아져 ‘이러다 누가 죽을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눈물을 흘리며 “하루는 어르신이 너무 심한 욕설을 쏟아냈다. 입에 담기도 힘든 욕들을 계속 하니 참다 참다 ‘어르신 그만하세요’했더니 폭행으로 고발당하고 해고당했다”며 “요양보호사 인권은 전혀 없었다. 너무나 억울하고 억울하다. 요양보호사는 쓰다 버리는 물건같다. 꼭 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요양보호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머리가 하얘진다. 쉽게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을 정도”라며 “코로나19 재난시기를 거치며 돌봄이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데 현실에서는 돌봄노동자의 노동기본권도, 안전하게 일할 권리도 주어지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 진정을 통해 국가의 책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되는 과정이 되길 바라고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요양노동자들이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요양노동자들이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시작으로 요양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 노동인권을 보장받기 위한 방법을 모색할 것을 요구할 것이며, 이후 요양노동자들의 법적, 제도적 보장 방법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임을 선포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요양노동자들이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요양노동자들이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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