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 故 이선호 님 추모문화제 열려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씨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씨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 송승현 기자

4월 22일 경기도 평택항에서 일하던 청년노동자가 사망했다. 하청 인력업체에 소속돼 학비를 벌고자 아르바이트를 하던 23살 대학생 故 이선호 님이다. 그는 300kg 무게의 개방형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졌다.

참사 22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고인을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가 농성 중인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추모문화제에는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를 비롯해 민주노총 조합원과 연대단체 활동가, 일반 시민 등 약 100여 명이 모여 참사로 숨진 故 이선호 님을 추모했다.

“내가 8년간 작업 반장으로 일하던 현장이었다. 아무리 따져봐도 내 아들의 잘못은 조금도 보이지 않더라.”  추모문화제에 선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는 아들의 죽음이 일어나지 않았을 ‘산업재해’라고 못박았다. 이 씨는 “어떻게 저런 사고가 나나 싶으면 그게 산업재해더라”라며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안전을 지켰더라면 얼마든지 살릴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컨테이너 작업을 할 때는 안전관리자와 신호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평택경찰서 조사에 따르면 고인이 일하던 현장에는 누구도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인에게는 안전모조차 지급되지 않았다. 동식물 검역 업무를 하던 그에게 주문된 무리한 작업이기도 했다.

이 씨는 “이미 내 아들은 죽었다”라면서도 “그러나 바보 같이 죽었다는 말은 안 듣게 해야겠다”라는 다짐을 털어놓았다. 이 씨는 이번 참사의 모든 원흉이 원청인 동방에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원청인 동방은) 비용을 절감하고자 적정 수의 안전요원을 투입하지 않았다. (안전요원 투입에)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하루 10만 원만 줘도 안전요원으로 쓸 수 있는 사람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랬으면 내 아들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숨 섞인 안타까움을 털어놨다.

원청인 동방은 추모문화제 하루 전인 12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유족과 ‘고 이선호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체계 없는 업무환경으로 인한 문제점을 언급하지 않은 점 ▲유족이 납득할 만한 개선과 재발방치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점 ▲사과와 합의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보상은 언급한 점 등을 들어 동방의 사과에 깊은 유감을 표한 바 있다.

추모문화제에 앞서 오후 3시경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시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선호 님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지난 4년 동안 뭐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라며 “‘비정규직 없는 세상, 노동자가 출근했다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느냐고 물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씨의 말을 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야기를 듣고 더는 미안해서 견딜 수 없어 (빈소를) 찾았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대책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사건이 잘 마무리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추모문화제 내내 울음을 참았던 이재훈 씨는 마지막에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고인이 깔렸던 컨테이너를 재현한 상징물에 빨간 장미꽃을 꽂은 이 씨는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날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헌화와 묵념을 하는 내내 김미숙 故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와 이용관 故 이한빛 PD 아버지의 부축을 받으며 오열했다. 울먹이던 이 씨는 “싸워야죠, 싸워야 합니다”란 말을 반복적으로 되뇌었다.

이재훈 씨는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이들에게 “여러분은 모두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 위험한 곳에서 일하다 죽을 권리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다들 집에 돌아가면 ‘내가 하는 일이 안전한가’를 생각해보라. 회사에서 부당하게 위험한 일을 시키면 그에 맞서야 한다”라며 “건강한 일터로 출근했다 다시 웃으며 퇴근하는 직장생활을 해달라”라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추모문화제에는 문화노동자 꽃다지와 박준이 추모공연으로 고인의 넋을 달랬다. 오동현 민주노총 중서부건설노조 청년조합원과 김계월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지부장,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추모발언을 더했다. 

특히 박희은 부위원장은 “노동자를 끊임없이 죽이는 산업재해는 기업에 의한 명백한 연쇄살인”이라며 “살인자가 처벌돼야 한다. 고인의 죽음이 진상규명 돼야 하고 책임자는 반드시 처벌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부위원장은 “우리는 늘 추모의 방식이 슬픔을 넘어 분노를 모아내고 투쟁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라면서 “오늘 모인 동지들 모두 함께 분노하자. 살해 당한 이후 이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까지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갔던 원청 동방과 책임을 떠넘긴 해수부 등 정부에 분노하자. 여론에 떠밀려 현장을 찾아 긴급회의를 한다며 호들갑을 떠는 정치꾼에 분노하자. 산업재해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더니 취임 4년 특별연설에서조차 산재를 언급하지 않은 현실에 분노하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꽃다지가 추모공연으로 추모문화제에 함께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꽃다지가 추모공연으로 추모문화제에 함께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오동현 민주노총 중서부건설노조 청년조합원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오동현 민주노총 중서부건설노조 청년조합원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김계월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김계월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발언 도중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발언 도중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추모문화제 도중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와 이용균 故 이한빛 PD 아버지가 함께 투쟁을 외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추모문화제 도중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와 이용균 故 이한빛 PD 아버지가 함께 투쟁을 외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아들의 영정에 헌화를 마친 이재훈 씨가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아들의 영정에 헌화를 마친 이재훈 씨가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빨간 장미꽃을 헌화하던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무릎을 꿇고 울음을 터트렸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빨간 장미꽃을 헌화하던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무릎을 꿇고 울음을 터트렸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끝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트린 이재훈 씨를 이용관 故 이한빛 PD 아버지가 위로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끝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트린 이재훈 씨를 이용관 故 이한빛 PD 아버지가 위로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빨간 장미꽃을 헌화한 뒤 묵념을 올리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빨간 장미꽃을 헌화한 뒤 묵념을 올리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빨간 장미꽃을 헌화한 뒤 묵념을 올리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빨간 장미꽃을 헌화한 뒤 묵념을 올리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참던 울음을 터트린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참사 21일째를 맞은 13일 저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경기도 평택항에서 사망한 故 이선호 님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참던 울음을 터트린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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