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하라"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7일 오전 10시 기자회견 예정

화섬식품노조는 2일 성명을 발표하며 네이버 직원이 직장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조직 구조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라며 사측과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추모성명에서 “IT업계는 업무 특성상 장시간 근로와 상시적인 과로에 노출돼 온갖 고통을 겪고 있다”며 “IT기업들이 특정 몇몇 관리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등 합리적이지 못한 조직문화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와 정부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직장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 처벌 ▲IT 노동자의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상담인력 배치, 조직문화 개선 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사망을 중대재해로 인식하고 관련 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화섬식품노조는 네이버지회, 카카오지회, 스마일게이트지회, 넥슨지회, 한글과컴퓨터지회, 웹젠지회 등이 소속되어 있으며 IT산업 전반의 노동자들을 포괄하는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네이버지회는 6월 7일 오전 10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하 추모 성명 전문]

IT노동자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IT기업과 정부는 직장 내 괴롭힘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

5월 25일 오후 1시경 네이버에 소속된 IT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화섬식품노조는 삼가 고인을 추모하며, 큰 슬픔과 고통을 겪고 계실 유가족과 동료들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 IT업계는 업무 특성상 장시간 근로와 상시적인 과로에 노출되어 온갖 고통을 겪고 있다. 일명 갑질로 통용되는 직장 내 괴롭힘과 스트레스까지 헤아린다면 IT노동자의 고통과 부담은 더욱 크고 깊다.

고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평소 업무 스트레스로 고통을 받았음을 토로하는 메모가 발견되었다. 또한,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에 의해 괴롭힘을 겪은 정황이 여러 통로로 제기되고 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가 의지할 수 있는 시스템은 부재했고 고통과 부담은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IT노동자의 극단적 선택은 조직 구조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었다.

전국의 노동자들이 끼이고 치이고 깔려 죽을 때마다 IT노동자들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스트레스로 과로로 죽어간다. 스트레스와 무너지는 인간적 존엄 사이에서 누구도 의지할 수 없는 외로운 한 노동자가 얼마나 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지 생각하면 이 같은 직장 내 괴롭힘, 과로로 인한 죽음은 모두 중대재해이다!

특히 여러 증언에 따르면 고인을 괴롭힌 상사는 네이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넷마블로 이직했다가 이직한 넷마블에서도 다시 직장 내 괴롭힘 등 문제를 일으켰던 인물이다. 이 문제적 인물이 다시 네이버 요직에 배치됐다는 사실은 학연, 지연 등에 경도된 인사 배치가 행해져 왔다는 사실의 방증이다. 비단 네이버만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 전 다른 IT기업에서도 한 노동자가 폭력적인 인사평가로 인해 죽음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었다.

IT기업들은 기존 대기업과의 차별점으로 수평적 조직문화를 내세웠다. 이 사건은 이들이 아이러니하게도 특정 몇몇 관리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부여해 왔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IT기업의 급성장 이면에 합리적이지 못한 조직문화가 존재하는 것이다. ‘수평 조직’은 수평적 호칭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화섬식품노조는 IT노동자들이 겪는 이 같은 문제에 해결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고인은 살아있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고 먼 길을 떠났다.

화섬식품노조는 고인의 죽음이 IT노동자의 건강권을 도외시한 사회적 타살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또한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열악한 노동환경과 IT개업 내 조직문화를 개선하여 IT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내고, 자존감을 되찾기 위한 투쟁에 떨쳐나설 것을 결의하며 다음과 같이 사측과 정부에 요구한다.

하나, 사측은 진상규명을 위한 모든 노력을 기하라!

하나.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사측은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당사자를 즉각 처벌하라!

하나. IT기업들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지금도 고통 받고 있을 IT노동자의 트라우마 회복을 위해 상담 관련 인력 배치를 포함한 조직문화 개선 등 재발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사망도 중대재해다! 정부와 지자체는 관련 법 제도를 개정하라!

화섬식품노조는 IT노동자들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

2021.6.1.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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