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특고-간고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 국회 인근서 열려
“현행 노조법 전면 개정 않고서는 제대로된 ILO 협약 이행 어려워”

 ‘노동기본권 쟁취! 노조법 2조 개정! 결의대회’가 20일 오후 1시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렸다. ⓒ 추영욱 기자
‘노동기본권 쟁취! 노조법 2조 개정! 결의대회’가 20일 오후 1시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렸다. ⓒ 추영욱 기자

“ILO 핵심협약 노동관계법 개정하라!”, “국회는 노조법 2조 즉각 개정하라”

민주노총 특수고용·간접고용 단위노조 대표자 500여명이 20일 오후 1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노동기본권 쟁취! 노조법 2조 개정! 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외쳤다.

오늘부터 국제노동기구(ILO) 비준 핵심 협약이 발효됨에 따라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발생하지만, 국회와 정부는 국내법을 개정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따르고 있다. 발효되는 87호는 노사의 자발적인 단체 설립과 가입 및 자유로운 활동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고, 98호는 노동자 단결권 행사에 관한 보호와 자율적인 단체교섭에 관한 내용이다. 29호는 모든 형태의 강제 노동을 금지하는 규정이다.

민주노총 소속 특고-간고 노동자들은 이 가운데 87호, 98호 협약을 기준으로 현행 노조법이 개정돼야한다고 촉구했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르면, 특고-간고 노동자들의 단체교섭권은 쉽게 무력화 된다는 지적이다. 특수고용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는 노조를 설립하더라도 사업주가 교섭을 거부하면 교섭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산재보험 일부만 적용받고 적용 영역도 협소하다는 점도 문제다. 간접고용 노동자의 노동조건은 원청에서 결정하지만 원청 사용자와 교섭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또한 현행 노조법은 노조가 행정기관에 설립신고를 한 뒤 설립신고증을 받아야 적법 노조로 인정받는데, 노조법 시행령상 행정관청이 신고증을 반려할 수 있어 단결권을 침해할수 있다며, 결사의 자유 원칙에 맞는다고 지적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랜 기간 한국사회에서는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가 박탈당해왔다. 노조를 결성한다는 것은 구속과 해고 징계를 각오해야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우리들은 굴하지 않고 탄압에는 투쟁으로 맞받아치며 민주노조를 건설해왔다”고 한 뒤 “너무나 늦게 상식적이고 당연한 권리를 관철하기 위한 협약을 손에 쥐었다. 이 땅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노동자여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핵심협약 발표를 시작으로 우리의 노동권을 다시금 만들어내자. 국회가 일하지 않는다면 저들에게 책임을 묻자”고 한 뒤 “노동자를 지키는 유일한 무기는 노동조합이다”라고 강조했다.

‘노동기본권 쟁취! 노조법 2조 개정! 결의대회’가 20일 오후 1시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렸다. ⓒ 추영욱 기자
‘노동기본권 쟁취! 노조법 2조 개정! 결의대회’가 20일 오후 1시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렸다. ⓒ 추영욱 기자

이봉주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장(특수고용노동자 대책회의의장)은 “우리는 권한도 자율도 없이 오직 의무만 강요당하는 특수고용노동자다. 일하다 죽거나 다쳐도, 불안정노동에 내몰려도 산재 보장도 받지 못하지만, 플랫폼 기업 막대한 부를 챙기는 실정이다”라고 한 뒤 “국회는 ILO 기본협약에 발표에 맞춰 노조법 2조를 개정해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해야 했지만, 지난 1년동안 논의가 없었다”고 했다.

아울러 “20년 넘게 비정규직을 없애라고 외쳤지만 오히려 비정규직은 양산됐다. 물러설 곳 조차 없는 우리는 자본과 정권의 탄압이 두렵지 않다. 당당한 노동주체로서 노동3권 보장과 산재적용 확대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요구하며 투쟁하겠다”고 했다.

김동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코로나 팬데믹 2년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참으로 혹독하고 잔인한 시간이었다. 조직되지 못한 비정규직부터 내쫓겼고 대부분의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은 생계를 위협받았지만 모두가 힘든 것은 아니었다”며 “재벌은 오히려 특수를 누렸다. 이제는 본격적인 자동화 스마트화가 시작된다. 고용조건이 불안정한 노동자들이 확대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비정규직의 현실은 참담하고, 미래 또한 밝지 않다 문재인은 지난 5년동안 철저하게 우리를 기만했고, 권력을 다시 잡은 수구세력 또한 노동자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며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비정규직의 단결된 힘”이라고 강조했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국회의사당 역에서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까지 행진한 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사를 거쳐 행진을 마무리했다. 참가자들은 ILO 비준을 지속적으로 무력화시키려 한 전경련을 반노동 세력으로 지목하고 규탄하며, 전령련 건물 앞에서 비정규직을 옥죄는 쇠사슬을 끊어내는 상징의식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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