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4.27 경고 총파업 진행해
울산 지역 전 현장 대상으로 적정임대료 쟁취 등 요구에 나서

“적정임대료 쟁취하여 건설현장의 눈먼 돈을 건설노동자와 지역경제로 돌려드리겠습니다!”
“특수고용직이라는 이유로 빼앗기며 살아왔습니다. 이제는 건설 노사 간 정당한 단체협약 체결에 나섭시다!”

울산 시내에서 단체협약을 요구하는 건설기계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높이 울려 퍼졌다. 4월 27일,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지부장 장현수)는 울산광역시청 앞에서 ‘울산건설기계노동자 4.27 경고총파업 및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건설기계노동자는 건설기계를 소유한 사업자라는 이유로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 처지다. 이 때문에 단체협약 체결 등 안정적인 노사 관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해 고용과 소득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는 2020년부터 지역 차원의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투쟁에 앞장서왔다. 2021년에는 레미콘 지역 노사가 처음으로 집단교섭을 통해 레미콘 지역단협을 체결했다. 지역 단협 체결을 거부하는 울산 북항 터미널 현장의 30여 개 업체들을 상대로 투쟁에 나서 집단교섭 끝에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러한 투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울산건설기계지부는 올해에는 굴삭기, 덤프, 살수차, 지게차, 펌프카, 크레인(하이드로, 스카이, 카고) 직종의 적정임대료 인상 등을 골자로 한 단체협약을 울산 시내 모든 현장에 체결하고자 투쟁에 나섰다.

총파업 결의대회는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의 연대사로부터 시작됐다. 장옥기 위원장은 “지역 단체협약을 통해 지역의 전체 건설기계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힘차게 투쟁해서 우리 건설노동자들이 단체협약과 고용을 쟁취하자”라며 울산건설기계지부의 단체협약 쟁취 투쟁이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대사에 나선 송찬흡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위원장(부위원장 겸임)은 “잘못된 현장을 바꾸자고, 건설회사와 단협을 맺으려는 걸 가지고 건설사와 정부가 나서서 건설노조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라며 “울산만이 아닌 전국의 수많은 건설기계노동자들이 단체협약을 맺어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울산 동지들의 투쟁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라고 밝혔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송찬흡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위원장 (부위원장 겸임)
송찬흡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위원장 (부위원장 겸임)

울산 지역의 연대사도 이어졌다. 박준석 민주노총 울산본부 본부장은 “지역단체협약 체결과 적정임대료 쟁취를 위한 투쟁에 나선 동지들이 특수고용노동자와 이 나라 노동자들의 희망이다”라며 울산본부 8만 조합원 모두가 울산건설기계지부의 투쟁을 지지할 것이라 말했다. 고희승 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 지부장은 “건설노조 동지들의 투쟁 현장에 플랜트건설노조는 항상 같이 한다”라며 작년 울산 북항 투쟁에서의 연대투쟁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형제 조직으로서 “올해도 같이 연대해서 반드시 승리하자”라며 앞으로도 함께 투쟁할 것이라 밝혔다.

박준석 민주노총 울산본부 본부장
박준석 민주노총 울산본부 본부장
고희승 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 지부장
고희승 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 지부장

장현수 울산건설기계지부 지부장의 대회사는 결의대회 가장 마지막에 진행됐다. 장현수 지부장은 “헌법 32조에는 국가가 국민의 적정 임금을 보장하고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가 있다. 하지만 국가가 우리 건설노동자들의 적정임금 보장을 위해, 단 1퍼센트의 노력이라도 한 적이 있나”라며 법의 사각지대에서 특수고용노동자를 신분으로 고통받는 건설기계노동자들의 처지를 언급했다. 

한편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건설노조 탄압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지난 3, 4월 동안 공정거래위원회는 건설노조가 사업자단체라며 단체협약, 적정임대료 요구 등은 공정거래법 상 담합 행위에 해당한다며 건설노조의 각 지부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를 두고 장현수 지부장은 “공정거래위원회를 앞장세워서 민주노총 최선봉에서 싸우는 건설노조를 무력화시키려는 탄압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아주 단순한, 적정임대료와 지역 단체협약 요구조차도 불법 행위로 몰아가는 것”이라며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건설기계노동자들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투쟁해나갈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장현수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지부장
장현수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지부장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이후 태화강까지 시내 행진을 진행한 뒤 각 지회 별 집회를 벌이며 오늘의 투쟁을 마무리했다. 울산건설기계지부는 올해 투쟁을 발판으로 내년에는 지역의 모든 건설사와 집단교섭을 진행하고 지역 단체협약을 쟁취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울산에서의 투쟁을 시작으로 모든 건설기계노동자들이 단체협약을 쟁취해나갈 수 있도록, 건설노조는 힘차게 투쟁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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