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 비인권적 차별행위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 개최

ⓒ최정환 사무금융노조 교육선전실장
ⓒ최정환 사무금융노조 교육선전실장

콜센터 직원들에게만 핸드폰 사용을 제한하고, 정보보안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한 OK금융그룹의 비인권적 차별행위가 노동조합에 의해 폭로됐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이재진) OK금융그룹지부(지부장 봉선홍)는 9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OK금융그룹 비인권적 차별행위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OK저축은행, OK캐피탈,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OK금융그룹은 2017년부터 그룹 내 전체 센터 고객 상담 업무 노동자들에 대해서만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회사비밀유지 및 정보보안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센터장과 팀장을 제외한 팀원들은 출근하면 바로 회사가 지정한 사물함에 핸드폰을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노동조합은 더 많은 고객 정보를 다루고 있는 센터장과 팀장은 근무시간 중 핸드폰을 휴대하고 있고, 그 외 OK금융그룹 내 계열사 대다수 직원이 고객 개인정보를 다루고 있음에도 근무시간 중 핸드폰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사회적 신분과 성별을 이유로 한 명백한 차별행위라고 지적했다.

ⓒ최정환 사무금융노조 교육선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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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승현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은 "OK금융그룹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한 고리에 해당하는 여성, 파견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핸드폰을 압수하고 단체행동권을 침해했을 뿐 아니라, 이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목소리를 묵살했다"며 "고객 정보 유출을 운운하면서 정작 자기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인권 유린을 자행하는 것이 과연 우리 사회의 기준에 맞는 정상적 사업 행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부위원장은 "무엇보다 노동자를 쥐어짜는 기업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고객 서비스가 가능할 리 없다"며 "이번 인권위 진정을 시작으로 노동자들이 인권과 품위를 유지하며 일할 수 있도록 감시하고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정환 사무금융노조 교육선전실장
ⓒ최정환 사무금융노조 교육선전실장

김준영 여수신업종본부 본부장은 OK금융그룹의 행태가 인권유린일 뿐 아니라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3권에 대한 침해라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OK금융그룹은 단체교섭에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넘어, 교섭위원들이 교섭하는 시간마저 개인 휴가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조합 홍보를 위해 이메일, 문자를 발송하거나 포스터, 전단지를 배포하는 행위조차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대한민국에서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는 기업에서 어떻게 이런 헌법 유린 행태가 자행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라며 "9천 여수신업종본부 조합원들도 모두 비정상적 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투쟁에 연대할 것"이라 약속했다.

ⓒ최정환 사무금융노조 교육선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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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홍 OK금융그룹지부 지부장은 "OK금융그룹이 고객 개인정보를 다루는 다른 계열사 노동자들은 그대로 두면서 콜센터 노동자들의 핸드폰만을 수거하고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는 과정에서 센터 노동자들이 병원에 있는 가족의 연락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거나, 가족들이 당사자와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아 보이스피싱의 피해를 입은 사례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봉 지부장은 이어 "이 뿐만 아니라 OK금융그룹은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는 임금 인상률을 제시하고, 모성보호 제도 사용시 불이익을 주고 있다"라며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최정환 사무금융노조 교육선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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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진한 저축은행지부 지부장과 김상수 A캐피탈지부 지부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회사는 센터 팀원들의 핸드폰 사물함 보관은 자발적 동의에 따른 것이라고 말하지만 노조의 설문에 따르면 96.7%가 핸드폰 사물함 보관에 반대하고 있다. 이는 근로관계에 내재되어 있는 위계질서 때문에 잠재적인 근로계약상 불이익이 두려워서 비자발적으로 핸드폰 수거에 동의한 것"이라며 "회사의 비인권적 차별행위에 맞서 회사 내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고 직원들이 평등하게 존중받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강조했다.

ⓒ최정환 사무금융노조 교육선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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