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 기자회견 열어 총력투쟁 선포해
오는 9월 1일 전국 동시다발 결의대회 열 예정

건설노동자가 전국 700곳 건설 현장을 멈추고 총력투쟁에 나선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토목건축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강한수)는 8월 25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9월 1일 전국 동시다발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2022년 임금협약 쟁취를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을 선포했다.

이에 앞서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지난 5월 20일, 서울경기인천철근콘크리트협의회와의 1차 교섭을 시작으로 전국의 철근콘크리트 전문건설업체들과 2022년 중앙 및 지역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8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최종 결렬됐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쳤으나 지난 8월 16일 최종적으로 조정 중지가 결정됐다.

이어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투표 참여자 중 91.2%가 쟁의행위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건설노조는 ▲일일임금 인상, ▲유급휴일임금 1일 임금과 동일 지급, ▲모든 건설노동자 법정공휴일 적용, ▲포괄임금지침 폐기-적정임금제 쟁취 등을 투쟁요구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는 가장 먼저 강한수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장(수석부위원장 겸임)이 입을 열었다. 강한수 분과위원장은 “전문건설업체들은 자잿값 인상으로 더이상 공사를 할 수 없다며 현장을 멈춰 세웠다. 그런데 우리 건설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는 들어주지 못한다고 한다”라며 역대급 물가 상승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독 건설노동자에게만 희생을 전가하는 전문건설업체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이어 “조정 절차와 쟁의행위 투표를 통해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라며 “9월 1일은 시작이다. 이후 상경 투쟁, 총파업 투쟁 등을 통해 임금협약 반드시 쟁취하겠다”라며 앞으로의 투쟁 결의를 밝혔다.

강한수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장 (수석부위원장 겸임)

이어 이번 투쟁 요구안의 의미를 짚어주는 발언이 이어졌다. 맹종안 광주전남건설지부 지부장은 “2020년부터 법정공휴일을 유급휴일로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법으로 제정됐지만, 우리 조합원을 제외한 전체 건설노동자들은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전체 건설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투쟁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일요일, 국공휴일 유급휴일은 단체협약의 보호를 받는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보장받지만 그 바깥의 노동자들은 전혀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양태조 경기도건설지부장은 “물가인상률이 6%를 넘어서고 있고 이후 경제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며 경제 상황이 어려워질 때마다 노동자에게 고통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건설업체들은 원청 대기업에 30%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면서도 건설노동자들에게는 임금인상은커녕 건설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라며 건설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가 정당한 것이라 말했다.

맹종안 광주전남건설지부 지부장
양태조 경기도건설지부 지부장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건설사들이 누리고 있는 것들은 지금껏 땀 흘려 일해온 우리 건설노동자들에게도 제대로 돌려줘야 한다”라며 “오늘의 결의를 통해 건설노동자가 주인으로 서자”라며 토목건축분과위원회의 투쟁에 건설노조 전체가 함께 할 것이라는 결의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9월 1일 현장을 멈춰세우고 전국 13개 지역에서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더해 건설사들의 태도가 바뀌지 않을 시, 더욱 강력한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기자회견문>

비정상적인 건설 현장을 바꾸기 위해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총력투쟁을 선포한다

2022년 임금협약 쟁취, 대정부 요구안 쟁취를 위해 건설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선다. 9월 1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의 토목건축노동자들은 전국동시다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건설노동자 생존과 비정상적인 건설산업의 구조를 바꾸기 위한 투쟁에 돌입한다.

모든 것이 오르는 고(高)물가 시대! 건설사는 자재값 인상, 금리 부담을 운운하며 유독 건설노동자 임금인상은 어렵다고 생떼를 부린다. 국제 정세의 변화로 인한 물가 상승의 고통을 건설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꼴이다. 언제까지 건설노동자가 희생해야 한단 말인가!

건설현장은 여전히 비정상이 판치고 있다.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발생한 인분 아파트 사태, 수많은 건설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가는 중대재해, 최저낙찰제‧덤핑수주에서 발생하는 재정악화를 건설노동자 임금인상 탓으로 돌리는 현실은 2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았다. 자본의 압박에 노동조합에조차 가입하지 못하는 건설노동자들은 법에서 정한 국공휴일 유급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현실을 바꾸고자 노력하기는커녕 건설노조 탓만 하기 바쁘다. 최근에는 ‘건설노조의 불법행위’를 없애야 한다며 발주자와 시공사가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느니, 외국인 고용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도 이들의 주장에 발을 맞추듯, 건설노조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수많은 투쟁으로 법과 제도를, 현장을 바꿔왔다.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법 제정 투쟁에 앞장섰다. 실질적인 현장의 안전대책을 만들어 내고 화장실 확보 등 청결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모든 건설노동자가 국공휴일에는 맘 편히 쉴 수 있도록 유급휴일 보장을 요구해왔다. 우리의 이러한 노력을 무시한 채 탄압에만 열을 올리는 건설사의 행태는 스스로 건설현장의 적폐를 자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오는 9월 1일, 대한민국의 모든 건설 현장은 멈춰 설 것이다. 전국 방방곡곡에 건설노동자의 투쟁의 목소리가 가득 울려 퍼질 것이다. 지난 세월 건설 현장의 부조리를 바꿔냈던 것처럼, 이번에도 투쟁을 통해 건설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해낼 것이다. 

건설사들은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전 조합원 상경투쟁, 총파업 등 더 큰 투쟁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건설노동자 총력투쟁으로 임금인상 쟁취하자!
물가 상승의 고통을 건설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말라!
모든 노동자에게 국공휴일 유급휴일 적용하라!
탄압에는 투쟁이다! 건설노조 탄압 즉각 중단하라!

2022년 8월 25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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