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시청 앞에서 열린 백기완 선생 2주기 추모문화제 ⓒ 김준 기자
15일 시청 앞에서 열린 백기완 선생 2주기 추모문화제 ⓒ 김준 기자

“너도 잘 살고 나도 잘 살되, 모두가 안전하고 올바로 잘 사는 세상. 그 ‘노나메기’ 세상은 유가족과 함께 이 참혹한 현장을 지켜내는 것이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백기완 선생 2주기 추모문화제가 15일 오후 6시 30분, 시청역 5번 출구 근처에서 열렸다. 5번 출구는 이태원참사 시민분향소가 있는 곳이다. 서울시청 일대는 추모제에 참가하려는 이들과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 그리고 분향소에 항의하며 조문객과 유족에게 비난을 퍼붓는 이들로 북적거렸다. 경찰은 경찰벽을 세워 추모제 참가자와 통행자를 분리했다.

김수억 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의 사회로 펼쳐진 이날 추모문화제 무대에는 416합창단, 민중가수 박은영, 행동하는성소수자 인권연대 몸짓패, 사단법인 ‘터울림’과 진도북놀이연구회가 올랐다. ‘새뚝이(=기존 판을 깨고 새 판을 여는 이)’들의 이야기도 영상으로 이어졌다. 생전 백기완 선생의 육성과 모습과 함께 한 새뚝이인 박경석 전장연 대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차헌호 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 문정현 신부,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의 양규헌 상임위원장과, 이태원참사 유가족인 이정옥 씨의 투쟁이야기가 펼쳐졌다.

유흥희 비정규직이제그만 집행위원장이 대표로 백기완 선생에게 편지를 낭독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선생님의 그리운 불호령 잊지 않고 '노나메기 세상', '노동해방'을 향한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며 백기완 선생님을 향해 “돈만 아는 천박한 기업과 정치, 법제도가 하나 되어 노동자를 때려잡고 있다. 민주노총이 침탈당하고 무덤으로 갔어야 할 국가보안법이 전국 여기저기서 다시 활개를 친다. 유례가 없는 노조탄압 앞에 직면해 있는 분노의 시대를 다시 마주하고 서 있는 지금이다”

그러면서 ”기막힌 세상이다. 하지만 선생님을 따라 저희는 기죽지 않겠다. 세상의 주인이 우리라는 것을 잊지 않고, 싸우는 사람만이 세상을 변혁할 수 있다는 진실을 믿는다”고 했다.

15일 시청 앞에서 열린 백기완 선생 2주기 추모문화제 ⓒ 김준 기자
15일 시청 앞에서 열린 백기완 선생 2주기 추모문화제 ⓒ 김준 기자

백기완 노나메기재단은 결의문을 낭독했다. “2023년 이 땅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모든 것은 역행하고 있다. 촛불항쟁은 배신당했다. 한반도가 전쟁 위기로 치닫고, 야만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며 “검찰을 앞세운 윤석열 정권은 천재벌, 친미/천일, 반노동, 반생태의 칼춤을 추며, 노동자를 탄압하고 법과 제도마져 개악을 서두른다. 재벌과 기득권에는 온갖 특혜를 베풀면서 노동자 민중을 생존의 위기로 몰아넣는다. 민주당의 부패와 무능도 거기 한몫하고 있다”고 했다.

더더욱 이 국가와 정부는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제 대로 된 사과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 최소한의 책임 과 역할을 방기하면서 유가족과 국민의 가슴을 억누른다. 10월 29일, 그 처참한 밤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와 정부는 없었다. 진정한 사과와 참회, 진상규명 등을 거부하고, 이제는 분향소 설치마 저 가로막는 패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재단은 ”저 푸른 영정 속의 모습, 절망하는 유가족을 바라보면서 함께하고자 여기 모였다. 아니, 우리 모두의 안전과 평화, 존엄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선 것“이라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고통받는 현장 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백기완의 불호령을 따라 같이 하겠다. 이 분향소, 뜻있는 시민과 함께 지키겠다”면서 “선생께서는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서 가자고 했다. 투쟁과 연대로 새길을 내자고 하셨다. 역사는 그런 자들에 의해 앞으로 나아간다고 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차별 없는 세상, 일하다 죽지 않게, 안전하고 평화롭고 평등한 세상을 위해 우리는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의 그날까지 곧은 목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15일 시청 앞에서 열린 백기완 선생 2주기 추모문화제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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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시청 앞에서 열린 백기완 선생 2주기 추모문화제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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