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적, 반역사적 최악 기념사"
"선배노동자를 위해 함께 싸울 것"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3.1 항쟁 104주년, 일본은 법원 판결에도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 책임을 회피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과거사에 대해 언급 하나 없이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칭했다. 같은 날, 시청 광장에서는 양대노총과 시민사회, 야당이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를 모시고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의 사죄를 촉구했다.

1일 시청 광장에서 ‘104주년 3.1범 국민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야당 국회의원들과 양대노총, 시민사회단체가 참석했다. 또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직접 발언대에 오르기도 했다.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같은 날, 윤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이 과거 저지른 만행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이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의제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됐다”고 말했다. 강제징용에 대한 사과나 배상 책임 문제 등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이에 더해 “세계사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은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 며 일제 침략을 정당화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키웠다.

일본 언론은 곧바로 이 소식을 자국에 알리며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언급하지 않은 점에 집중해 ‘전임 대통령과는 달랐다’며 우호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이에 국내에서는 “범죄행위에 대한 가해자 잘못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오늘 아침 최악의 3.1절 기념사를 들어야 했다”며 “윤 대통령 발언에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과거 청산 이야기는 단 하나도 없었다”고 꾸짖었다. 이어 “법원의 강제동원 배상판결에도 피해자들 동의 없이 삼자변제라는 방식을 취한 것은 대통령의 반역사적이고 굴욕적인 인식을 잘 드러낸다”고도 말했다.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진보당 이경민 공동대표 또한, “윤 정부는 취임 초부터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였지만, 그 결과는 제일 외교정책 위기와 굴욕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공동대표는 “일본은 아직도 군국주의 부활과 독도 영유권 망언을 일삼고 있지만 윤 대통령은 일본 자위대의 동해 진출을 허용하고 해상 자위대 관함식에 참석했다” 규탄하며 “윤 정권은 반드시 역사와 민심의 판결을 받을 것”이라 경고했다.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일본은 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도 역사를 왜곡하고 경제보복을 하는 등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1일, 3.1범 국민대회에 오른 양금덕 할머니는 “윤 대통령 말만 들어서는 나라가 제대로 나아갈 수 없다”며 “우리 힘으로 나라를 이끌어 나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나이 든 우리가 지켜나간 나라라며 앞으로도 자리에 모인 모두가 함께 반드시 이겨서 나라를 잘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전했다.

이어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냐는 질문에 “일본 사죄와 배상을 반드시 일본에게 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자국 기업에서 받는 돈은 굶어 죽어도 필요없고 일본의 제대로 된 사죄와 배상만을 요구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굶어 죽을지언정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노동자가 이어받아 싸우겠다” 역설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입만 열면 법치를 이야기하지만, 법은 죄지은 자를 벌하고 피해받은 자에게 배상받게 하지 위해 존재한다”며 “진정한 법치는 36년간 강제노역을 당한 이들이 사죄받고 배상을 요구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꾸짖었다.

아울러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신채호 선생의 말을 인용해 “과거를 잊는 것을 우리의 미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민주노총은 노동자들과 함께 양금덕 할머니와 선배 노동자들을 위해 함께 힘차게 싸워나갈 것”이라 결의했다.

대회를 마친 이들은 시청에서 외교부까지 행진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이어 일본대사관 앞에서도 규탄발언을 쏟아낸 뒤 마무리지었다.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4주년 3.1범 국민대회’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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