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샤니 성남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은폐 의혹 기자회견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주최의 SPC 샤니 성남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은폐 의혹 기자회견 기자회견이 16일 오전 10시 30분 샤니 성남공장 앞에서 열렸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주최의 SPC 샤니 성남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은폐 의혹 기자회견 기자회견이 16일 오전 10시 30분 샤니 성남공장 앞에서 열렸다.

SPC그룹 계열사인 샤니 성남공장에서 끼임사고로 인해 결국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서 노동계가 SPC 샤니 성남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주최의 SPC 샤니 성남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은폐 의혹 기자회견 기자회견이 16일 오전 10시 30분 샤니 성남공장 앞에서 열렸다.

지난 8일 SPC그룹 계열사인 샤니 성남공장에서 끼임사고가 발생했고, 이틀 뒤인 10일 재해노동자가 사망했다. 사망 다음날인 11일, 정의당 국회의원 3인과 당노동위원 그리고 보좌관들이 사고 경위와 사고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방문단을 꾸려 샤니 성남 제빵공장을 찾았다. 고용노동부 중부고용노동청을 통해 회사와의 사고 현장 방문에 대한 사전 협의를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방문 당일 샤니 대표이사와 한국노총 소속 노조위원장이 직원들을 동원해 국회의원 현장 방문단의 공장 출입을 막아섰다. 사고 현장을 훼손할 수 있고 수사기관에서 조사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던 샤니는 협의된 방문 약속을 번복하고 의원 방문단의 출입을 차단했다.

12일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선 고인의 빈소에서조차 샤니 회사와 노조간부들이 입구에 서서 출입을 통제하고 조문을 막아서는 일이 있었다. 공동행동은 “이때 장례의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샤니 회사 간부(부장)이 ‘조문 통제는 유족의 뜻’이라고 통고하고는 들어가버렸다. 고인이 사망한 회사의 간부가 장례위원장을 맡는 경우는 처음 듣는 일이다. 유족의 혼란하고 궁박한 상황을 이용해 회사가 주변을 철저히 통제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SPC샤니는 무엇이 두려워서 사고 현장은 물론 빈소까지 통제하고 출입을 막은 것일까? 어떤 문제가 있길래 사고 현장을 감추는 것이냐. 여전히 이번 샤니 노동자 끼임사고 경위가 무엇인지, 사고 당시 고인이 어디서 어떤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끼임 장소가 정확히 어디인지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SPC 샤니는 그동안 사고 현장과 기계에 대한 공개를 거부해왔고, 사건 경위에 대해서도 동료작업자의 실수에 기한 것이라고 강조했을 뿐이라며, 사망사고에 대한 원인과 책임을 동료작업자에게 전가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강한 의심을 갖게 한다는 게 공동행동의 입장이다.

지난해 SPC 계열사 에스피엘(SPL) 평택공장에서 20대 여성노동자가 교반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허영인 회장이 1,000억 원의 안전관련 투자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했다. 하지만 허 회장이 재발방지를 약속한 뒤에도 SPC 샤니 성남공장에서는 대국민 사과 발표 직후인 지난해 10월 23일 40대 노동자가 불량품을 빼내던 중 기계에 오른쪽 검지손가락이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7월 12일에는 제품 검수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의 손이 기계에 끼어 골절되는 사고가 났다. 이번 샤니 노동자 사망사고는 허영인 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 세 번째로 발생한 끼임 사고에 의한 것이다.

이를 두고 공동행동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반죽분할기에서 함께 일하던 작업자가 동료 작업자를 인지하지 못한 채 동작버튼을 눌러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샤니 노동자 사망사고가 작업자의 단순한 부주의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SPC 계열사들의 안전시스템 부재라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해주는 정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동행동의 기자회견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위원회의 결정으로 SPC샤니 노동자 사망사고 현장을 조사하기 위해 샤니 성남공장 방문 일정에 맞춘 것이다. 공동행동은 의원들의 방문조사에서 사건의 진상과 관련하여 밝혀져야 할 주요사항 19가지를 발표했다. 또한 SPC그룹과 허영인 회장은 샤니 노동자 사망사고 현장과 관련 자료를 낱낱이 공개하라는 요구를 비롯한 5대 요구안을 내놓았다.

한창수 민주노총 경기본부 노동안전보건부장은 “중대재해 산재사고의 전조가 있었음에도 회사나 노동부는 전혀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더구나 작년 10월의 평택공장 중대재해 산재사망 사고로 커다란 사회적 비난을 받고 허영인 회장의 사과와 함께 3년간 1000억의 안전관리 투자약속도 있었지만, 결국 회사나 허영인 회장의 약속은 모두가 거짓말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생명시민안넷 공동대표를 맡고있는 송경영 신부는 “SPC는 기업으로서, 회장과 임원들은 기업가로서 어떤 생각으로 이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가” 질타하며 “ SPC가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 사회적 합의를 지키게 하려고 SPC의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온 사회가 나섰었다. 수십 만의 소비자가 분노하면서 불매운동을 해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더해 “그런데도 노동자가 또 죽었다. 비인간적인 노동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연이어 노동자가 죽어가야 하는 SPC를 규탄한다. 기업, 기업인으로서 최소한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사회적 합의를 지키지도 않는 SPC를 한 시민으로서, 한 명의 소비자로서 온 마음으로 규탄하고 거부한다”고 분노했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여성노동자가 SPC 계열사 소스배합기에 끼어 세상을 떠난 것이 고작 10개월 전이었다. 그 충격이 가시기 전 우리는 또다시 한 분의 고귀한 여성노동자를 잃었다”고 한 뒤 “더는 이런 안타까운 죽음이 없어야 한다. 부상도 있어서는 안 된다. 지난번 SPL공장 사고는 SPL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것으로 마무리됐지만 이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돈보다 귀한 생명, 안전한 일터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내며 감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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