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금호, 이하나, 정순금 씨의 원직복직이 우리 여성 노동자 모두의 요구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 콜센터 여성 해고노동자 복직을 촉구하는 여성노동자 선언문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곡기를 끊은 이하나 씨와 여성 해고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은 우리 여성 노동자 모두의 투쟁이기도 합니다. 한 노동자에 대한 부당해고는 우리 모두에 대한 부당해고입니다. 우리는 당신들 자본이 원하는 대로 더 이상 밀려나지 않겠습니다. 해고 여성노동자들의 복직이 곧 성평등입니다.”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이하나 씨는 작년 12월 애초 100% 고용승계를 약속한 신규 용역업체 효성ITX가 동료 4명을 부당해고하자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재계약 유보 의사’를 밝혔지만, 이후 사측은 고용승계 절차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그를 사실상 해고했다.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더불어사는지부 소속이자, 저축은행중앙회 콜센터에서 근무하던 여성 해고노동자 서금호, 이하나, 정순금 씨가 부당해고에 맞서 77일째 노숙농성 중이다. 이하나 조합원이 원직복직을 촉구하며 사상 최대의 불볕더위 속에서 곡기를 끊은 지는 11일째다.

이하나 조합원은 지난 1월부터 “원직복직이 아니라면 이 곳이 나의 무덤이 될 것”이라며 여성 해고 노동자 서금호, 정순금 씨와 함께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투쟁하고 있지만,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는 정당한 계약해지라는 입장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참가자들은 콜센터 여성노동자 부당해고는 비단 한 사업장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이 일터에서 겪는 현실과 고통을 대표한다고 했다. 콜센터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해고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가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이자 이외에도 콜센터 여성노동자들이 받아온 저임금이나 성희롱 등의 문제 역시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들은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여성노동자의 현실은 비단 한 사업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콜센터 일반의 문제이자 전체 여성노동자가 노동 현장에서 겪는 차별과 멸시와 고통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했다.

50만명에 이르는 전체 콜센터 노동자의 77%가 비정규직이며, 콜센터 상담사의 평균 월급은 2020년 기준 214만 원, 이중 여성 상담사는 205만 원에 지나지 않을 만큼, 콜센터는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노동자가 주로 일하는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다.

이날 여성노동자 선언 참가자들는 "해고 여성노동자들의 복직이 곧 성평등이다. 우리는 세 동지가 원직복직할 때까지 끝까지 연대할 것임을 밝히며, 저축은행중앙회와 효성ITX에 즉각적 원직복직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윤경숙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덕성여대분회 조합원 첫 발언에 나섰다.
윤경숙 조합원은 "무자비한 전쟁같은 시간을 보내고 계신 해고 노동자분들의 올 여름은 너무나 잔인하고 슬픈 계절입니다.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플지 상상도 되지 않지만 그러나 여러분들의 답답하고 용감하게 맞서는 모습은 너무나 멋지고 자랑스럽습니다. 용역회사가 바뀔 때마다 저들이 휘두르는 못된 심보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여성이 대상인 것은 이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이 아닐 수 없습니다. 콜센터의 그 힘든 일을 여러 해 동안 지켜온 노동자들을 향한 그들의 행태를 규탄하며 단식으로 목숨을 걸고 절교하는 서금호, 이하나, 정순금 동지들이 더 큰 아픔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부디 빠른 복귀를 요구합니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허지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 조합원이 마이크를 쥐고 "여성의 노동이 그리 하찮습니까, 저축은행 중앙회 통합콜센터 동지들은 입사 초에 업무 매뉴얼까지 스스로 만들 정도로 전문가입니다. 그러나 직무의 복잡성과 난이도에 따라 1~8까지 나눈 국가직무능력표준 NCS에서 콜센터와 같이 비대면 노동은 3으로, 이미 이 나라에서는 비대면 노동의 가치가 낮게 책정되어 있었습니다"라며 "이것이 우리 사회가 노동을 보는 수준입니다. 사측은 우리를 노예와 같이 길들여 쓰길 원하지만 우리에게는 노동조합이 있습니다. 우리는 노동을 제공한 것이지 그들에게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밟으라 허락한 것은 아닙니다. 허락한 적은 없습니다. 노동자가 노예가 아닌 이유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동지들의 투쟁을 마음 깊이 응원합니다"라고 발언했다.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이주영 변혁적 여성운동 네트워크 빵과장미 활동가가 이어받았다. 
이주영 활동가는 "효성ITX는 이번 고용승계 과정에서 추구하는 인재상과는 거리가 있다며 4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했다고 합니다. 고분고분 말 잘 듣는 여성을 원했을 겁니다. 콜센터 업체, 즉 자본주의 사회는 여성을 보이지 않는 곳에 머물게 합니다. 콜센터 외주 사업을 하는 효성ITX의 경우 지난해 연매출 5,113억 원, 영업이익 223억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고 합니다. 콜센터 노동자들 착취해서 얻은 막대한 이윤입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 우리의 노동은 중요하다는 것, 우리를 마음대로 쓰고 버릴 수 없다는 것을 온몸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의 명숙 활동가가 연대의 이유를 밝혔다.
명숙 활동가는 "사측은 노동자는 상품이고 어디 상품이 말을 할 수 있겠냐고 생각할 겁니다. 그래야 노동 착취도 하고 애초 입찰 조건이었던 고용승계 100%도 지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 이하나 동지는 노동자도 사람이라는 당연한 가치를 말하고 실천했을 뿐입니다. 노동자들은 사용자들과 함께 사람대 사람으로서 부당한 처우에 대해서 논의하고 항의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에, 목소리를 보태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들은 노동자의 자존심, 노동자의 존엄을 걸고 싸우고 있습니다. 그래야 다른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도 이렇게 쉽게 잘려지는 쉽게 일회용품 취급되고 쓰레기 취급되는 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효성itx는 더 이상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짓밟지 마십시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람으로 대우하십시오"라고 힘주어 외쳤다.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연대발언을 곰곰히 듣던 이하나 조합원이 발언했다.
이하나 조합원은 "2023년에 사는 여성인 우리는 최저임금과 노동력 폄하, 노동자 보호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거리로 나온 이유는 우리가 해고당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거리로 나온 이유는 효성itx에 의해 우리와 같이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이 비단 우리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거리로 나온 이유는 우리를 쓰다 버리는 소모품 취급을 하는 자본가, 권력이 휘두르는 대로 휘둘리는 약자로 남기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최저임금을 받으며 노동법의 사각지대에서라도 일할 수밖에 없는 여성 감정노동자들이기에 우리에게 이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했습니까? 우리가 쉬웠습니까? 그래서 우리들은 참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이하나 조합원은 울먹이다가, 마음을 다잡다가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효성ITX와 저축은행중앙회는 틀렸습니다. 맨 처음 우리를 해고할 때, 우리가 그냥 이 해고를 받아들일 거라 생각한 판단이 틀렸고, 우리의 투쟁이 곧 끝나고 지쳐 떨어져 나갈거라 방관하고 우리의 대화 요구를 7개월 동안 무시한 것이 틀렸습니다. 한 사람으로서, 한 인격으로서, 이 사회에 오롯이 서기 위해, 지극히 당연한 권리를 얻기 위해 우리는 8개월을 복귀까지 끊고 거리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도 부당함에 분노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기에 아무리 많은 돈과 권력을 가졌다 해도 당신들이 가진 목숨도 하나, 우리가 가진 목숨도 하나 더 이상 우리는 약자로 침묵하며 살 수 없습니다. 우리의 투쟁은 현장으로 돌아가거나 숨이 끊어지기 전까지 멈추지 않습니다. 우리는 투쟁합니다. 투쟁"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여성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 효성ITX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의 자리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효성 ITX앞에서 열렸다.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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