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2달간 유족에 제대로 된 사고 경위 설명 없어
피해 유족 민주노총 충북본부에 사건 위임 의사 전달
진상규명‧책임자처벌‧재발방지대책 마련, 합당한 유족보상 촉구

지난 7월 6일 오송 파라곤2차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베트남 국적 이주노동자 2명이 작업중 25층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아파트 건물 외벽을 올리기 위한 철제 거푸집 일명 ‘갱폼’이 고정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사측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이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다.

사고 발생 2달여가 지나는 동안 사측은 유족에게 제대로 된 재해 경위 설명도 없이, 소송을 진행하지 않는 조건으로 합의를 종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민주노총 충북본부와 중대재해없는 세상만들기 충북운동본부는 이번 이주노동자 중대재해사건을 공론화하고 제대로 된 해결을 위한 투쟁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오송 파라곤2차 아파트 건설현장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사건 공동대응 선포 기자회견
오송 파라곤2차 아파트 건설현장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사건 공동대응 선포 기자회견

민주노총 충북본부 김선혁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정주노동자들이 기피하는 저임금 장시간 3D업종을 이주노동자들이 채우고 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와 공공서비스를 보장받지 못하고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다. 현장에서 죽어나가는 이주노동자는 정주노동자보다 5.9배가 높다. 이것이 이주노동자를 대하는 우리나라와 우리 기업의 수준이다. 이번에 죽음을 맞이한 노동자의 유가족은 민주노총 충북본부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모든 노동자를 위한 민주노총이 적극 나서 이주노동자의 처우, 안전, 사회적 보장을 위한 운동을 조직해야 한다. 사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받게 하고 유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활동할 것이다. 힘들지만 천천히, 당당하게 이주노동자들도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노동조건을 함께 만들자.”고 외쳤다.

오송 파라곤2차 아파트 건설현장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사건 공동대응 선포 기자회견
오송 파라곤2차 아파트 건설현장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사건 공동대응 선포 기자회견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도연 노무사는 규탄발언을 통해 “사측은 갱폼작업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노동자에게 사전교육도 시키지 않고 현장에 투입했다. 갱폼작업을 할때는 크레인으로 작업해야 하는데 전혀 조치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것이다. 이것은 중대재해를 떠나 살인행위라고 할 수 있다.”며 고용노동부, 경찰, 검찰이 동양산업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송 파라곤2차 아파트 건설현장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사건 공동대응 선포 기자회견
오송 파라곤2차 아파트 건설현장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사건 공동대응 선포 기자회견

이번 기자회견에는 사고 유족과 최초 상담을 진행한 창원이주민센터 윤종두 센터장이 참여하여 유족의 현재 상황과 요구를 알렸다. 윤 센터장은 “지난 7월 6일 오송 파라곤 2차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사망한 쿠안의 가족이 한달이 지난 8월 10일경 창원이주민센터를 방문하여 사건 처리 및 제반 사항을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사측은 장례식후 베트남까지 찾아가 사망자의 아내를 만나고 계약서를 작성하고 여러 서류를 준비시켰다. 사측의 팀장을 통해 소송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보상금을 제시하고 서명하라고 종용했다고 한다. 3일 전에는 사측 팀장이 유족에게 전화해서 시간이 늦어지면 보상금이 줄어든다고 얼른 합의서에 서명하고 보상금을 받아가라고 회유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쿠안씨 부인은 남편의 보상금만이 아니라 한달여간 밝혀지지 않고 설명되지 않은 남편의 죽음에 대해서도 진상을 밝혀 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아울러 이런 사건이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소모품으로 취급되고 숫자로 계산되는 이주노동자들이 인권을 보장받고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오송 파라곤2차 아파트 건설현장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사건 공동대응 선포 기자회견
오송 파라곤2차 아파트 건설현장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사건 공동대응 선포 기자회견

창원이주민센터를 통해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민주노총 충북본부가 피해 유족의 위임을 받아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합당한 유족보상을 비롯해 건설현장과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안전현실을 지역 사회에 알려낼 계획이다.

오송 파라곤2차 아파트 건설현장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사건 공동대응 선포 기자회견
오송 파라곤2차 아파트 건설현장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사건 공동대응 선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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