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올해로 3번째를 맞이하는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지난 9월 2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윤석열 정부의 가짜 ‘청년팔이’에 맞서 청년노동자들이 스스로 일터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스스로 의제를 만들어보자는 의미에서 기획됐다. 

대회 장소에서는 사전 행사로 다채로운 참여 마당이 준비되어 분위기를 돋우었다. 건설노조의 ‘형틀 목수 체험’ 행사에서는 ‘오늘만은 나도 건설노동자’라는 취지로 못 박기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공무원노조에서 마련한 CPR(심폐소생술) 체험에서는 유사시에 유용한 안전 상식 및 행동요령을 배울 수 있었다. 전국교직원노조에서 마련한 서이초, 호원초 사망 청년 교사 추모 부스에서는 많은 이들이 고인을 기리며 추모와 연대의 메시지를 적어주었다. 이외에도 언론노조의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 규탄’, 특성화고노조의 ‘현장실습생에게도 노동자의 권리를’ 부스 행사도 성황리에 진행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마련한 故 서이초, 호원초 청년 교사 추모 부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마련한 故 서이초, 호원초 청년 교사 추모 부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청년 노동자들이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일터에서의 어려움

본 행사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인 청년 노동자 4명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딱딱한 발언보다는 토크쇼처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로 진행됐지만, 막상 소개된 사연들은 하나같이 청년들의 현실을 절절하게 알려주는 것들이었다.

가장 먼저 올해 윤석열 정부로부터 무자비한 탄압을 받은 건설노조 조합원의 사연이 소개됐다. 스스로 5년 차 청년 건설노동자라 소개한 허필운 건설노조 조합원은 “지금 건설 현장에서는 윤석열 정권의 노조 탄압으로 많은 선배들과 청년 건설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며 “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현장 배치가 안 되거나 심지어 노조 탈퇴를 권유받기도 한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초등학교 스포츠강사로 일하고 있다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의 정유리 조합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정유리 조합원은 학교 비정규직 강사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매년 갱신해야 하는 근로 계약’을 짚었다. 정 조합원은 “지금 12개월짜리 계약으로 일을 하는데 매년 재계약을 한다. 6개월 지나야 쓸 수 있는 육아휴직도 못 써서 그만두는 사람도 많고, 재계약 때문에 학교에 불합리한 걸 고치라는 요구조차 하기 힘들다”며 하소연했다.

허필운 전국건설노동조합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조합원/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허필운 전국건설노동조합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조합원/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정유리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초등스포츠강사 분과장/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정유리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초등스포츠강사 분과장/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철도공사의 민영화 저지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철도노동자도 발언대에 올랐다. 공공운수노조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임충환 조합원은 “작년 7월, 광명역 침수됐을 때 같은 반에서 일하시던 형님이 열차에 치여 돌아가셨다”라며 안타까운 사연을 이야기했다. 임 조합원은 해당 사고가 “관리자 압박으로 충분한 안전 교육과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출동하다 난 사고”라 지적하면서 “철도가 민영화되면 이윤 창출을 위해 가장 방해가 되는 안전 조치부터 다 없애려 할 것”이라 말했다. 

임 조합원은 안전 확보를 위해서라도 민영화는 저지해야 한다며 “9월 추석을 앞두고 철도노조는 파업에 들어간다. 국민들께는 여러모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지만 정말 안전한 철도, 공공의 철도 만들어보겠다”며 담담하게 앞으로의 투쟁의 결의를 밝혔다.

“서이초나 호원초에서 돌아가신 선생님 얘기가 많이 기사로 나왔지만, 2018년부터 올해까지 돌아가신 선생님들이 100명이 넘는다. 그런데 학교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개인사로 치부하는 일들이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전교조 교사 조합원도 발언대에 올랐다. 이 조합원은 “선생님인데 희생하는 게 맞는 거 아니냐”는 사회적 분위기가 교사들의 노동권을 악화시켰다며 “정치 기본권이 없는 선생님들이 도로로, 아스팔트로 쏟아져 나오는 건 정말 강한 의지를 표현해주는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임충환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 청년국장/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임충환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 청년국장/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그래도 희망은 노동조합!

힘든 사연들을 얘기하는 청년 노동자들이었지만 이들은 ‘노동조합’과 ‘동료들과의 연대’로 얻은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특히 전교조의 교사 조합원은 “행동하겠다고 했지만 무서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신규 시절 힘듦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동료들의 지지와 연대 때문”이었다며 “선생님들의 행동에 청년 노동자들도 함께 지지하고 연대해달라”고 호소하며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모두가 입을 모아 청년 세대가 미래라고 이야기하지만 누구도 직접 해결하자고, 함께 손을 내밀지는 못하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청년노동자대회에 참석해 한 마디를 더 보탰다. 양 위원장은 “현장에서 청년 노동자들을 만나면 꼭 집회하고 투쟁, 파업해야 하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데, 꼭 해야 한다고 답변한다”라며 “다른 방법이 있다면 진작에 찾아냈을 거다. 하지만 그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고, 옳은 방법이고, 적절한 방법이기 때문에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노총과 함께 청년 노동자들의 문제, 나의 삶도, 우리의 현장도, 우리 사회도 바꿔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청년 조합원들의 바투카다 공연, 공연예술노동자들의 댄스 공연이 어우러진 청년노동자대회는 밴드 카키마잼의 공연을 끝으로 힘찬 분위기로 마무리됐다.

청년 조합원들의 바투카다 공연/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청년 조합원들의 바투카다 공연/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밴드 카키마젬의 공연/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밴드 카키마젬의 공연/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청년노동자대회 본 행사는 가벼운 토크쇼 분위기로 진행됐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청년노동자대회 본 행사는 가벼운 토크쇼 분위기로 진행됐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건설노조에서 준비한 형틀 목수 체험 부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건설노조에서 준비한 형틀 목수 체험 부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건설노조의 부실 공사 사진전에서 한 조합원이 참가자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건설노조의 부실 공사 사진전에서 한 조합원이 참가자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언론노조에서 준비한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 규탄 부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언론노조에서 준비한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 규탄 부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공무원노조의 참여 마당 부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공무원노조의 참여 마당 부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공무원노조의 참여 마당 부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공무원노조의 참여 마당 부스/ 2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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