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상생형 일자리, 노동조합으로 권리 찾겠다"

▲문경주 부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문경주 부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위원장 신환섭)가 이차전지 양극재 공장인 LG-HY BCM에 지회를 설립했다. LG-HY BCM 노동자들은 30일 오전 9시에 설립총회를, 오전 11시 30분에 설립 기자회견을 각각 열고 출범을 알렸다. 출범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LG화학 계열사이면서도 구미형 일자리 사업 지원을 받는 기업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열악한 근무 조건 탓에 노조를 결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미형 일자리는 광주형 일자리를 잇는 두번째 상생형 일자리 모델로, LG화학이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5천억 원을 투자해 배터리 양극재 제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연간 6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해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전기차 약 50만 대분의 배터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공적 지원을 받은 회사인데도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가 매우 열악하다는 것이다. 유연동 LG-HY BCM지회장은 “LG화학과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고 생산량도 최대인 곳인데도 근무 조건, 복지후생 차별을 받고 있다”며 “작업장이 고온에 분진이 많고 유해화학물질 발생도 많은 데다 소음까지 크다. 그런데 휴게실마저 현장에 있다. 그래서 휴게실의 배기시설 설치를 요구했더니 매출이 발생해야 할 수 있다면서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회는 기자회견문에서 “상생형 일자리에 상생은 없었다. 2019년 구미는 LG화학 투자유치를 환영하는 현수막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그러나 팡파레는 허무했다. ‘LG화학 5천억 투자’ ‘양질의 일자리 창출’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라는 화려한 수식으로 포장된 구미형 일자리는 차별이 일상이 된 일자리였다”며 “많은 동료들이 LG화학을 믿고, 구미형 일자리에 기대를 가지고 입사했음에도 사전 교육과 훈련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작업현장에 투입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고, 휴게공간도 부족하다. 참고 기다려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아 안전과 노동조건 개선을 스스로 이루기 위해 노조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한편, LG-HY BCM지회가 소속된 화섬식품노조에는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사무직, LX하우시스, LX MMA, LG생명과학, LIG넥스원 등의 노조가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 외에도 네이버,카카오,넥슨,한글과컴퓨터,스마일게이트 등 IT업종을 비롯해서 석유화학, 식음료, 제과제빵, 제약. 섬유의류 및 타투유니온, 봉제인 노동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과 지역에서 노동자들의 권익과 권리 향상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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