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지부 조합원 현장스케치

“다시 노예로 되돌아 갈 수 없다! 다시 노동조합 없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

찬바람이 살을 에는 10일, 대전 유성구 소재 오성건설 앞에 모인 1,200여명의 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지부 조합원들은 소리 높여 다시는 이전처럼 노예로 살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지부 총파업 출정식
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지부 총파업 출정식

대전세종건설지부는 지난 2015년부터 대전지역 건설업체들과 지역 단체협약을 맺어왔다. 이후 10년 가까이 지역업체들과 사용자와 노동조합간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투쟁을 벌여왔다. 이같은 노력이 있어 일용직 노동자, 이른바 '노가다'라고 천대받던 이들이 건설현장의 한 주체로 우뚝 서, 휴게시간, 휴일, 출퇴근시간등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 지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23년 7월부터 지역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12차례가 넘게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용자들은 조합원명단을 제출해야 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며 교섭을 해태했다고 지부는 전했다. 지난 12월에는 이제까지 적용되던 21년 단체협약에 대해서도 해지 통보를 했고, 그 과정에서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대통령, 국토부 장관이 건설노조 탄압하는데 죽은 듯 있어라”등 모멸적인 언사를 하며 노조를 무시해 왔다고 부연했다.

대전세종건설지부가 10일 총파업 출정식을 시작으로 각 현장, 사용자들과의 투쟁을 통해 단체협약을 쟁취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들은 향후 실천단 활동을 통해 대전지역의 각 건설현장을 찾아가고, 문제점을 찾으면 투쟁으로, 사용자들과는 교섭으로 단체협약을 반드시 사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두발언에 나선 남기방 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지부장은 “건설현장의 불법은 건설노조가 아니라 불법다단계 하도급, 불법고용, 자재 빼돌리기 등이다”라며 “진짜 불법을 없애는 것은 건설노조 뿐이다. 건설노조가 진짜 불법을 뿌리 뽑아 부실시공을 없애버리자”라며 향후 투쟁으로 불법의 온상인 건설현장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발언에 나선 강한수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장은 “건설경기가 어렵다며 모든 피해를 건설노동자들에게 돌리려 한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어려워진 진짜 이유는 잘못된 건설정책을 편 대통령과 정부다. 또한 무대책으로 단가 후려치기에 급급하여 부실시공은 유발한 원청사와 단종건설업체들의 책임이다. 건설노동자의 책임 절대 아니다”라며 “모든 피해를 건설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는 정부와 건설자본에 맞서 힘차게 투쟁해 나가자”라며 향후 거센 투쟁을 예고했다.

이어서 발언에 나선 김율현 민주노총 대전본부장도 “작년 하루 평균 2명의 건설노동자다 목숨을 잃었다”라며 “이는 원가 후려치기로 인해 현장에서 안전비용 관리비용을 줄여 나가는 것이 큰 원인이다. 건설노동자의 목숨을 위협할 뿐 아니라 부실시공을 유발해 아파트에 살게 될 국민의 안전까지 위협한다”라며 “이러한 부실시공을 바로잡으려는 건설노조야 말로 제대로된 건설현장의 안전책임자”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발언에 나선 이훈규 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기계지부장, 노승선 지부장 건설노조 대전충청타워크레인지부장, 정현우 진보당 대전시당 위원장도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의 역할이 단순히 노동 뿐 아니라 잘못된 건설현장을 바로잡는데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그러한 투쟁을 함께 하고, 반드시 바로잡아 나가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래와 몸짓, 시낭송을 이어가며 집회를 이어갔다. 자작시를 낭송한 임비호 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지부 조합원은 “가자 가자 민중의 바다에서 거대한 함성이 어떻게 탐욕의 쇠사슬을 끊어내는지 알려주러 가자 가자 가자”라며 노예처럼 천대받던 지난 날로 다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투쟁으로 세상을 바꿔내겠다는 조합원들의 의지를 담은 시라고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노동조합이 없던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다”며 건설현장에서 노동조합이 바꿔왔던 상황들이 정권의 탄압으로 인해 다시금 예전으로,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상황을 비판했다. 하지만 “다시 투쟁으로 건설현장을 바꾸고 세상을 바꿔 나갈 것”이라며 이후 계속되는 투쟁을 결의했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유성구청까지 행진하여 유성구청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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