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5일 오전 서울노동청 앞 결의대회 개최
노조 있는 대리점과 재계약 거부, 25명 집단해고 위기
쿠팡, 제정된 법마저 무시해도 노동부 전혀 감독하지 않아

5일 오전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는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쿠팡CLS의 집단해고와 생존권 위협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쿠팡CLS(쿠팡의 택배 자회사)는 노동조합이 조직된 대리점에 대해 재계약을 거부해 25명의 노동자에 대한 집단해고를 예고하는 등 노동권을 파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쿠팡CLS는 2년 연속 흑자임에도 수수료를 삭감하여 올해 삭감액은 노동자 1명당 월 100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쿠팡CLS 원청이 대리점에 지시하는 사항들이 택배 노동자에게 그대로 전가되면서 장시간 노동, 배송 구역 변경, 계약 해지 등을 택배 노동자들이 무방비로 당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합법 파업에도 배송 구역을 일방적으로 회수하는 이른바 클렌징이라는 제도로, 사실상 해고를 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이를 통해 쿠팡CLS는 노동3권을 무력화해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 쿠팡규탄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쿠팡규탄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쿠팡CLS가 모든 택배사들이 노동조합을 파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미 CJ 택배가 365일 배송 시스템을 검토하고 있고, 롯데 택배는 사회적 합의로 지급되고 있는 분류 비용을 대폭 삭감시키고 있다. 쿠팡CLS가 말도 안 되는 입차 제한과 클렌징, 고용승계를 거부하는 등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여러 차례 노동부에 고발장과 진정을 접수했음에도 콧방귀도 뀌지 않고 있다.”라고 수수방관하는 노동부를 규탄했다. 

▲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이 쿠팡CLS의 탄압과 노동부의 방관을 규탄하고 있다.
▲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이 쿠팡CLS의 탄압과 노동부의 방관을 규탄하고 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26명의 택배 노동자를 떠나보내면서 국민과 함께 만들어낸 사회적 합의를 미국계 기업 쿠팡이 들어와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노동3권을 짓밟는 쿠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즉시 특별감사에 들어가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쿠팡을 처벌해서 이 잘못된 것들을 원상회복해야 한다.”라며 노동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노동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노동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결의대회에는 강성희 진보당 국회의원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강성희 의원은 “쿠팡을 비호하는 고용노동부 뒤에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쿠팡을 제대로 손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윤석열 정부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야 한다.”라고 대기업을 비호하는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비판했다. 아울러 이대로 살 수 없다는 민중들의 외침을 하나로 모아 4월 10일 총선에서 윤석열 탄핵하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새로운 정치를 반드시 만들자고 호소했다. 

▲ 강성희 진보당 국회의원이 대기업을 비호하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 
▲ 강성희 진보당 국회의원이 대기업을 비호하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 

쿠팡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통해 쿠팡 문제를 사회적으로 고발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권영국 공동대표의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권력은 늘 계약직이다. 그 권력이 끝나는 순간 다시 우리의 힘을 보여줄 수 있다. 택배노조가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 쿠팡 대책위가 약속드린다. 쿠팡의 문제를 반드시 세상 밖으로 끄집어낼 것이다.”라며 결의대회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 권영국 쿠팡대책위 공동대표는 쿠팡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 올리겠다고 발언했다.
▲ 권영국 쿠팡대책위 공동대표는 쿠팡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 올리겠다고 발언했다.

쿠팡 노동자들의 현장 발언도 이어졌다. 송정현 쿠팡일산지회장은 “주 60시간 이상 노동을 강요하고 클렌징으로 해고를 압박하고 소식지를 돌렸다는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하는 이런 악덕한 기업을 바꿔 나가야 한다. 현장의 탄압을 뛰어넘어 조합원이 몇 배로 늘고 있다. 쿠팡 일산지회도 어려운 조건에서 파업 투쟁을 시작한 분당, 판교의 조합원과 함께 투쟁하겠다.” 라고 결의를 밝혔다. 파업을 결심한 홍성범 쿠팡판교지회장은 “신선식품 보관 박스인 프레시백 회수를 거부하는 쟁의를 시작했다. 불과 2주 전이었다. 건당 100원 짜리 프레시백 몇십 개 덜 회수했다고 수익률 미달로 2년 넘게 열심히 일하던 분을 클렌징했다. 이게 2년간 헌신한 노동자에게 할 수 있는 대우인가? 이것이 쿠팡의 현실이고 노조 탄압이다. 우리도 곧 잘려 나갈 것을 알지만 각오하고 시작했다. 동지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하겠다.”라고 결의했다. 

▲ 홍성범 택배노조 쿠팡판교지회장이 투쟁에 대한 결의를 밝히고 있다. 
▲ 홍성범 택배노조 쿠팡판교지회장이 투쟁에 대한 결의를 밝히고 있다. 

투쟁 기금 전달과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의 결의문 낭독, 현수막에 결의 글을 작성하는 상징 의식을 마지막으로 대회는 마무리됐다. 택배노조는 “쿠팡의 로켓배송이 장시간 노동으로 택배 노동자를 갈아 넣어야 유지되는 지속 불가능한 시스템으로 혁신이라고 할 수 없다” 라고 지적하며 쿠팡의 노조 탄압과 무분별한 해고를 방치하면 제2의 과로사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쿠팡의 법꾸라지 행태를 정부가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이 결의문을 낭독했다. 
▲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이 결의문을 낭독했다. 
▲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준비된 현수막에 투쟁 결의의 한 마디를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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