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블랙리스트 규탄 인권단위 긴급 기자회견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송승현

쿠팡이 블랙리스트(PNG리스트)를 작성하면서 노동자와 노동조합 활동가, 언론인 등을 (사전)검열하고 통제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이에 대한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규탄이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쿠팡 블랙리스트 규탄 인권단위 긴급 기자회견이 20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열렸다.

쿠팡이 2017년 9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블랙리스트’ 문건이 <MBC>의 보도를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원은 16,450명, 배제사유로는 허위사실 유포, 정상적인 업무수행 불가, 업무지시 불이행, 근무태만, 육아/가족돌봄 등 50여 개에 이른다. 쿠팡에서 일했던 노동자 뿐 아니라 언론인, 정치인, 유투버까지 표적해 블랙리스트에 등재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이를두고 노동시민사회는 “블랙리스트 사건은 1만6천여명에 이르는 노동자의 노동권과 언론의 자유, 정보에 대한 권리침해에 그치지 않고 쿠팡에서 노동하는 이들이 일터에서 정당한 권리를 이야기하고 실현할 수 없게 한 이유”라고 기자회견의 취지를 밝혔다.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지회장이 당사자 발언하고 있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지회장이 당사자 발언하고 있다. 사진=송승현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장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당사자다. 정 지회장은 쿠팡이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퇴 후 노동조합 활동을 했는데, 사측은 이를 ‘근태불량’이라고 규정, 예정된 무기계약직 전환을 하지않으면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정 지회장은 “블랙리스트는 쿠팡이 주장하듯 인사평가나 사원보호가 아닌 그냥 살생부”라고 지적했다.

정 지회장은 “블랙리스트의 본질은 바로 쉬운 해고에 있다. 해고의 칼날을 편법으로 휘두르고 있는 것”이라고 규탄한 뒤 “저임금 노동, 노동자 단결권 침해, 노조활동 무력화가 바로 쿠팡이 불안정한 고용을 고집하는 이유고, 불법적인 블랙리스트를 운영하면서까지도 고집하는 이유일 것”이라면서 “개인정보와 인권, 근로기준법, 노조법같은 수많은 권리들 쿠팡의 성장과 이윤 추구를 위한 땔감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중이다. 마땅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쿠팡의 블랙리스트는 별다른 절차와 사유도 없는 상태에서 일상적이고 일방적인 해고자 명단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집행위원장(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근로기준법이 해고요건을 엄격하게 규정하는 이유는 해고가 개인의 생존을 파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블랙리스트를 이용해 매일같이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현장노동자들 이미 만연하게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는 “쿠팡의 하위직 관리자들이 이런 존재(블랙리스트)를 흘리면서 사전적으로 노동자들을 강하게 통제하는 효과를 본 것이다. 결국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 폭언, 폭행을 용인하는 구조를 만들면서 노동자 무권리 현장을 만드는 매커니즘”이라고 지적했다.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가 쿠팡의 무권리 경영규탄과 이후 대응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가 쿠팡의 무권리 경영규탄과 이후 대응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홍주환 뉴스타파 기자가 쿠팡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실을 고발하면서 명단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홍주환 뉴스타파 기자가 쿠팡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실을 고발하면서 명단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송승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전문대응기구인 ‘블랙리스트 이후’의 정윤희 디렉터는 쿠팡의 블랙리스트를 두고 ‘현대판 제노사이드(집단학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예술인 2만여명을 검열 사찰 등을 한 것을 두고 헌법재판소가 “가장 심각하고 해로운 새로운 제한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한 국가폭력”이라고 선고했는데, 쿠팡의 블랙리스트도 신자유주의에 잠식된 국가가 국민보다 자본을 먼저 비호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활동가는 “쿠팡은 ‘인사평가’라고 주장하지만 채용 전단계에서 사람을 배제하는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 인사평가 목적일 수 없다.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명백하게 위법적인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장 활동가는 각 플랫폼 기업들이 이런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서로 공유하는 일들이 횡행해질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플랫폼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팡 블랙리스트에는 쿠팡에서 일하지 않은 언론사의 사회부 기자들의 이름이 대거 올라간 사실도 문제가 됐다. 이는 언론에 대한 통제이자 사전검열 작업이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받고있다. 이를 두고 언론인들의 호소도 나왔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언론 감시와 통제에 검찰, 방심위의 쿠팡이 끼어들었다”며 분노했다. 전 수석은 “언론노조는 쿠팡의 행위를 반헌법적이고 언론의 편집권과 편성권을 침해한 사건으로 규정한다”면서 언론인들을 향해 “쿠팡의 만행을 취재해 보도해달라”고 호소했다.

홍주환 <뉴스타파> 기자는 앞서 다섯 번의 쿠팡 잠입취재를 한 뒤 쿠팡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홍 기자는 “쿠팡은 ‘법꾸라지’다. 오른손에는 대형로펌 김앤장을 위시한 강력한 법무팀이 있고, 왼손에는 국회 보좌진, 주요언론사 출신의 강력한 언론대응팀이 있다”고 발언하며 자신이 잠입취재를 통해 직접 겪은 참담한 노동환경이 쿠팡의 왼손과 오른손 앞에서 여전히 합법인 상태로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더해 홍 기자는 언론인들을 향해 “쿠팡에서 한번도 일해본적 없는 사회부 기자들까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하지만 모든 기자들의 이름을 블랙리스트에 올리지 않는 이상 취재를 막을수는 없을 것”이라며 언론인에게 쿠팡 취재를 계속 해달라고 당부했다.

쿠팡대책위는 ▲집단 소송인단을 구성해 법률대응 ▲산업재해와 일터괴롭힘 제보 ▲CLS 부당해고 등에 대한 대응도 예고한 상태다.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문화예술 블랙리스트로 드러난 권리침해와 구조에 과한 발언 중인 정윤희 블랙리스트 이후 디렉터.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문화예술 블랙리스트로 드러난 권리침해와 구조에 과한 발언 중인 정윤희 블랙리스트 이후 디렉터.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활동가가 플랫폼 노동과 블랙리스트에 관한 인권적 의미와 과제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활동가가 플랫폼 노동과 블랙리스트에 관한 인권적 의미와 과제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송승현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송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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