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택시노동자’ 방영환 열사의 장례가 27일 노동시민사회장으로 치러졌다. 열사의 장례는 방영환 열사 노동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의 주관으로 오전 8시 30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의 발인제와 서울지방고용노동청부터 서울시청 광장까지 운구행진을 진행하고 11시 서울시청 서편 광장에서 영결식을 가진 후, 고인의 생전 일터이자 투쟁의 현장이었던 해성운수 앞에서의 노제와 마석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의 하관식 등 일정으로 진행됐다. 방영환 열사 노동시민사회장은 양경수 민주노총위원장,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이백윤노동당 대표, 손은정 영등포산업선교회 목사, 양규헌 백기완노나메기재단 상임이사를 공동장례위원장으로 해 90여명의 시민사회 원로들이 고문을 맡아 진행됐다.

▲ 08시 30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제를 시작으로 방영환 열사 노동시민사회장이 엄수됐다.
▲ 열사의 동료들이 열사를 모시고 운구행진을 위해 이동중이다.

양경수 상임장례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윤석열 정권과 자본의 탄압에 방영환 열사가, 양회동 열사가 희생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정권과 자본은 노동자의 목숨보다 이윤이 먼저고, 노동자의 권리보다 자본의 탐욕이 우선이다. 이를 바꾸지 않는 한 노동자들의 희생은 계속될 것이다. 온몸으로 저항한 방영환 열사의 뜻을 잇는 것은 우리가 더욱 강력한 투쟁을 함께 하는 것이다. 택시 현장에서 완전월급제를 실현하는 것, 방영환 열사의 죽음에 책임 있는 자들이 제대로 처벌받도록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노동자를 착취하고 탄압하여 죽음으로 내모는 자본은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자. 택시 현장을 바꾸는 것이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는 마음으로 함께 연대하고 투쟁하자”고 발언했다

엄길용 상임장례위원장은 “내 한 몸 불태워 세상이 좋아지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동지의 유언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 저들의 만행을 세상에 알리고 택시노동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마지막 유언을 잊지 않겠다. 144일이라는 긴 시간 우리는 동지를 차가운 냉동고에 모시고 투쟁했고, 이제야 동지를 평안한 곳으로 보내드린다. 동지를 죽음으로 내몬 동훈그룹 정부길일가의 사죄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동지의 투쟁이 너무도 정당했음을 세상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시작되었다. 이제 살아남은 우리가 동훈그룹이 전액관리제와 최저임금법 위반, 탈세에 대해 반드시 처벌받도록 할 것이다”라며 열사의 염원이 다시 우리의 숙제임을 강조했다.

이백윤 상임장례위원장은 “방영환열사는 죽음으로써 이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택시산업의 착취구조, 마치 도로 위의 컨베어벨트처럼 택시노동자들의 일상을 빼앗고 사납금의 노예로 만들어 그 위에 기생했던 그 택시산업의 착취구조. 이 막되먹은 구조에 맞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저항을 탄압으로 무력화했던 자본, 그리고 관계기관의 묵인과 은밀한 협조. 이렇게 지탱해온 천박한 자본주의 사회구조의 한 단면을 이 사회에 다시 한번 확인시켰고, 그 구조에 온몸을 내던져 저항하는 노동자들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제 방영환 열사가 목숨을 다해 이루려고 했던 그 꿈, 하지만 우리에게 남기고 간 그 미완의 꿈을 다시 한번 되새기자”고 발언했다.

손은정 상임장례위원장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살아 생전 택시노동자 방영환님의 고통과 호소와 눈물을 외면하며 응답하지 못한 죄가 있다. 이제 우리는 말로만 자유여 해방이여 하지 않고, 택시노동자들의 완전월급제가 정착되도록 함께 기도하며 연대하겠다. 택시 노동자들, 택배 노동자들, 돌봄 노동자들, 방송노동자들, 이주 노동자들, 수많은 플랫폼 노동자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겠다. 임금체불, 산재노동자들의 아픔과 고통에 응답하겠다.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이 생활임금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 모두는 함께 마음을 모아 투쟁하며 연대해나가자”고 발언했다.

 

▲ 상임장례위원장의 조사 낭독 (좌상부터 시계방향) 양경수 민주노총위원장,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이백윤노동당 대표, 손은정 영등포산업선교회 목사
▲ 서울시청 서편 광장에서 진행된 방영환 열사 노동시민사회장 영결식
▲ 방영환 열사의 따님 방희원님의 유족인사 발언 "제가 난생 처음 투쟁의 길에 들어서 5개월여 동안 싸워왔던 날들이 저에겐 정말 힘든 날들이었습니다. 남들 앞에서 강한척, 씩씩한 척 해오며 큰소리로 투쟁을 외치던 저는 집에 돌아가서 잠자리에 들기전 속상한 마음에 혼자 울기도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아무렇지 않은척하며 일상에 스며들다가도 제가 잘하고 있는 건지 매일 스스로 의문을 품으며 지내다 따뜻한 위로 한마디 듣는 날엔 또 눈물이 왈칵 쏟아지곤 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 덕분에 힘들어도 참고 또 참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말로는 표현이 안될만큼 정말 다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일을 시작과 함께 지금껏 묵묵히 제 옆을 지켜주며 힘들 때마다 곁에서 저를 잡아주신 분께도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인생에 두번 다신 겪고싶지 않은 힘든 시간을 같이 보내주셔서 저 이만큼 버틸수 있었다고 너무너무 고맙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문정현 신부님의 조사 "방영환 열사의 잘 가시오! 열사의 뜻을 산자들이 받아 이어가겠습니다"
▲ 김종현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장의 호상인사 "이제 방영환열사를 보내드립니다. 오늘 방영환열사는 해성운수 앞에서 하루도 놓지 않고 손에 꼭 쥐었던 마이크를 이제 우리에게 건네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건네진 마이크를 연대의 힘으로 꼭 쥐어봅시다. 그리고 방영환을 기억하며 다 같이 평등을 외치고 해방을 노래합시다."
 ▲ 운구행진 중인 장례위원들과 유족. 뒤따르는 노동시민사회 참가자들.
 ▲ 운구행진 중인 장례위원들과 유족. 뒤따르는 노동시민사회 참가자들.
▲ 열사의 생전 동료였던 택시지부 조합원들이 만장을 들고 운구 행진에 함께 하고 있다.
▲ 열사의 생전 동료였던 택시지부 조합원들이 만장을 들고 운구 행진에 함께 하고 있다.
▲ 해성운수 앞에서 진행된 노제. 열사의 생업의 현장이자 투쟁의 현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머문 곳이기도 하다.
▲ 해성운수 앞에서 진행된 노제. 열사의 생업의 현장이자 투쟁의 현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머문 곳이기도 하다.
▲ 방영환 열사 하관식. 마석 열사묘역 양회동 열사의 옆자리에서 영면에 들다. 열사 정신 계승하자!
▲ 방영환 열사 하관식. 마석 열사묘역 양회동 열사의 옆자리에서 영면에 들다. 열사 정신 계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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