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없는 예술교육 약속하더니... 윤 정부 학교예술교육 예산 53% 삭감
기재부, 부자감세 세수펑크 메우려 아이들 수업받을 권리 뺏나
예산 삭감에 급여 월 60만원으로 떨어져..생계 벼랑 몰린 예술강사들

윤석열 정부가 올해 학교예술교육 예산을 50% 삭감하면서 예술강사의 생계, 나아가 학교예술교육 자체가 위기에 몰렸다. 고사 위기에 놓인 예술교육을 살리기 위해 예술강사들이 예산 복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가 예술강사 생계 보장, 학교예술교육예산 복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는 예술강사 생계 보장, 학교예술교육예산 복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26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 본관 정문 앞에서 개최했다.

“정부가 지금까지 한 번도 삭감한 적 없던 RnD 예산과 함께 문화예술교육 예산을 50% 삭감했습니다. 부자 감세의 피해를 온전히 우리 아이들이 보고 있는 겁니다.”

유정민 학비노조 사무처장은 학교예술교육사업 예산 삭감이 자라나는 미래세대의 교육 기회를 박탈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먼저 “학업 중심 교육에서 꿈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우리 아이들이 문화예술 수업을 만나 예술가의 꿈을 키우고, 밝게 학교 생활을 한다”며 올해로 시행 25년이 된 학교예술교육사업의 가치를 밝혔다.

유정민 학비노조 사무처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정민 학비노조 사무처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예술교육예산 삭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25년 문화예술교육의 50% 이상을 지탱해온 예술강사들이 정부의 예술교육 예산 50% 삭감에 학교를 떠나가고 있다. 아니, 등떠밀려 학교 밖으로 쫓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유 사무처장은 이번 교육 예산 삭감 원인을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 정책과 그로 인한 세수부족으로 꼽았다. 기재부가 세수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교육예산을 무리하게 삭감했다는 것이다.

유 사무처장은 "정부는 문화예술교육 축소 및 폐기 정책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학비 노조는 문화예술교육을 지키기 위해 다가오는 4월 총선을 시작으로 강력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고보경 학비노조 서울지부 예술강사 조합원이 발언하고 있다.
고보경 학비노조 서울지부 예술강사 조합원이 발언하고 있다.

“23년 기준 예술강사 평균 임금이 월 100만 원 정도였습니다. 이것도 최저임금의 절반 수준입니다. 그런데 올해 정부가 (학교예술교육) 예산 53%를 삭감하면서 예술강사 임금은 월평균 68만원, 연봉 800만원으로 떨어졌습니다.”

고보경 학비노조 서울지부 예술강사 조합원은 학교 예술강사의 열악한 처우와 임금 문제를 짚었다. 전년에도 박했던 예술강사 처우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더욱 악화하면서 학교예술교육을 수행할 강사 인력이 이탈하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23년 예술강사 종사자는 8개 분야 5021명으로 총 262만 명 학생에게 152만 시간의 문화예술교육 수업을 진행했다. 윤석열 정부의 예술강사지원사업 예산 50%삭감으로 수업 시간은 95만 시간으로 줄었다. 수업 시수에 따라 임금을 받는 예술강사의 임금도 월 평균 60만원으로 삭감됐다.

고 조합원은 예산 삭감을 결정한 기획재정부를 특히 비판했다. “월 60만원으로는 도저히 살 수 없다, 기획재정부 담당자 당신들은 월 60만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살 수 있다면 이 자리에 나타나서 떳떳하게 대답하라!”고 외쳤다. 강사들이 더는 저임금 때문에 학교를 떠나지 않도록 추경을 통해서라도 문화예술교육 예산을 증액하라고 호소했다.

이석진 학비노조 예술강사분과 부분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석진 학비노조 예술강사분과 부분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20년 강사 생활을 하면서 (고용 불안 때문에) 단 1년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노동자로서 법적 신분을 보장받지 못하는) 예술강사는 도대체 누구이며 어떤 존재란 말인가요.”

이석진 학비노조 예술강사분과 부분과장은 20년 넘게 제주도 초등학교에서 연극을 가르쳐온 예술강사로서 긍지를 전했다. 그러나 긍지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학교 예술강사 실태도 전했다.

이 부분과장은 먼저 “예술강사 시간당 강사료는 4만 3천원인데, 이는 제도가 처음 시작된 20년 전보다 3000원 증액되는데 그친 금액”이라며 20년째 늘지 않는 강사료를 짚었다. 또 “학교예술강사 68%가 6~15년 활동한 장기 근로자임에도 10개월마다 재계약하는 초단기 근로자 신분으로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대우를 못 받는 상황”이라는 점도 짚었다.

또 “강사로서 수업시수가 줄면서 학생들이 예술교육을 받을 권리를 빼앗기는 무도한 현실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며 학생들에게 질높은 문화예술교육 수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라고 요청했다.

성석주 학비노조 예술강사 전국분과장이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성석주 학비노조 예술강사 전국분과장이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성석주 학비노조 예술강사 전국분과장이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기자회견문에는 ▲무책임한 예산삭감으로 어려워진 학교예술강사의 생계보 ▲학교문화예술교육 축소 및 폐기 정책 중단 ▲학교문화예술교육 예산 증액 세 가지 요구안을 담았다.

학비노조는 23년 정부의 학교예술교육 예산 삭감 발표 때부터 국회 앞에서 108배, 촛불문화제 등 다양한 투쟁을 하며 예산 삭감 문제를 알렸다. 24년 예산 삭감이 현실이 된 이후에도 학교문화예술교육 예산의 복원 및 증액, 안정된 예산 확보방안 마련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기자회견 참가자가 요구안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가 요구안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가 요구안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가 요구안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가 요구안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가 요구안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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