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동자 올해만 12명 사망

노동, 시민사회계 대표자 긴급 공동선언

“유례없던 연이은 죽음…특단 대책 필요”

노동시민사회 각계 대표자들은 10월 21일 오후 세월호 광장에서 택배 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막자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김중배 전 MBC 사장,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 김한주 기자
노동시민사회 각계 대표자들은 10월 21일 오후 세월호 광장에서 택배 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막자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김중배 전 MBC 사장,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 김한주 기자

올해만 택배 노동자 12명이 사망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택배 노동자 한 해 평균 산재 사망자는 2.25명 꼴이다. 올해 벌어진 택배 노동자의 연이은 죽음은 유례가 없던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택배 노동자 연쇄 사망을 막지 못하고 있다. 이에 노동사회단체 대표자들은 긴급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노동자 민중이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노동사회단체 대표자들은 21일 세월호 광장에 모여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에 참여한 단체 대표자는 140명에 달한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는 구조적 타살이다. 택배 노동자들은 주 평균 71시간이 넘는 살인적 노동을 감내하며 일한다. 재벌 택배사는 분류작업 추가인력 투입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심야배송 통제를 약속했지만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정부 당국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죽음의 행렬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동시민사회 각계 대표자들은 10월 21일 오후 세월호 광장에서 택배 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막자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 김한주 기자
노동시민사회 각계 대표자들은 10월 21일 오후 세월호 광장에서 택배 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막자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 김한주 기자

김중배 전 MBC 사장은 “이 땅의 노동자들은 모두 죽음의 선 끝에 서 있다. 여기서 떨어지면 바로 죽는다. 그래서 지금 시대를 자본주의라기보다 자본의 제국주의라고 감히 말하겠다. 이 죽음의 행렬을 언제까지 지켜만 볼 건가. 직접 우리가 나서서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CJ대한통운 등 재벌 택배사는 매우 적은 인력으로 많은 이윤을 남기고 있다. 그래서 택배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것이다. 죽도록 일해야만 해서 실제로 죽어가는 사회가 정상인가. 문재인 정권은 자본의 눈치를 그만 봐야 한다. 정부는 죽도록 일해서 죽어가는 한국을 그만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시민사회 각계 대표자들은 10월 21일 오후 세월호 광장에서 택배 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막자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 김한주 기자
노동시민사회 각계 대표자들은 10월 21일 오후 세월호 광장에서 택배 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막자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 김한주 기자

박석운 과로사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참혹한 택배 노동의 현실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모범국가라는데 재벌 택배사의 놀부짓은 왜 막지 못하나. 정부가 무능하고 나태한 것이다. 택배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분류작업 인력 투입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임상혁 녹색병원장은 “장시간 노동은 과로사를 부르는 요인이다. 택배 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로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노동시간에 제한이 없다. 심야 노동도 장시간 노동만큼 위험하다. 최근 칠곡서 사망한 20대 택배 노동자도 밤 7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일했다. 과로사를 부르는 심야 노동도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노동자들의 목숨을 빼앗는 기업활동은 정상적인 기업활동이 아니”라며 “여전히 로켓배송과 심야배송이 횡행하고 있다. 이것부터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과로사 대책을 지시했는데 이를 점검하지 않았다. 정부와 국회는 택배 노동자들의 사망을 모른 체하면 안 된다. 당장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수립하라”고 했다.

노동시민사회 각계 대표자들은 10월 21일 오후 세월호 광장에서 택배 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막자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 김한주 기자
노동시민사회 각계 대표자들은 10월 21일 오후 세월호 광장에서 택배 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막자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 김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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