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공동행동, 집단 단식 선포

“유족 국회 앞 단식 투쟁에 연대”

민중공동행동은 17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바라는 500명이 단식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 김한주 기자
민중공동행동은 17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바라는 500명이 단식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 김한주 기자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씨, 고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 씨, 이상진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이 일주일째 무기한 단식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바라는 노동자 민중 500명이 하루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

민중공동행동은 17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중진보단체들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500인 하루 동조 단식을 진행한다”며 단식자 전체 명단을 밝혔다.

민중공동행동은 또 “우리는 이후 법안이 제정될 때까지 1천인 동조 단식 등으로 투쟁을 확대할 것이다. 산재 피해 유족과 일터에서 쓰러져 간 노동자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노동자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1천인 집단 단식은 오는 24일로 예정했다.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대표 ⓒ 김한주 기자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대표 ⓒ 김한주 기자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대표는 “한국의 산재 규모는 OECD 평균의 세 배, EU 국가 평균의 여섯 배, 영국의 12배에 달한다. 압도적인 차이로 한국은 ‘산재 사망 왕국’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원진 레이온 직업병이 터졌던 1988년과 지금의 산재 사망 숫자는 달라지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지금 산재는 비정규, 하청, 이주노동자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위험의 외주화 때문이다. 법 제정을 통해 기업주들은 중대재해를 일으키면 사업이 망한다, 감옥에 간다는 인식을 기본적으로 가져야 한다. 그래야 산재를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촛불 이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바라는 수많은 사람이 들고 일어서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제야 의원총회를 열고 법안을 다룬다고 한다. 임시국회 내 제정하면 안 된다. 임시국회는 내년 1월 8일까지다. 그때까지 유족이 굶을 수는 없다. 내일이라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본회의를 소집해 처리해야 한다. 유족은 하루하루 지옥을 살고 있다. 법 제정을 미루지 말라”고 전했다.

고 이한빛 PD 아버지인 이용관 씨 ⓒ 김한주 기자
고 이한빛 PD 아버지인 이용관 씨 ⓒ 김한주 기자

고 이한빛 PD 아버지인 이용관 씨는 “어제(16일) 재계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법 제정이라는 대세 흐름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법 조항 하나하나는 김용균이 죽어서, 이한빛이 죽어서, 수많은 건설 노동자가 죽어서 만들어진 것이다. 죽음으로 만들어진 법에 글자 하나도 손대지 말라”고 경고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최헌국 예수살기 공동대표도 연내 법 제정에 한목소리를 냈다. 유족이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고, 이에 연대하는 500인 단식도 벌어져 법 제정에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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